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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17회)

 

들리세요? (17회)

 

 

20대 중반의 젊은 부부가 첫 아기를 낳았습니다.

첫 아기를 안은 엄마 아빠들이 다 그렇겠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세상에 둘도 없이 행복하기만 하고

살며시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기를 키우는 것이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라서

시도 때도 없이 칭얼거리는 것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하고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느껴야 하는 삶의 무게에 힘들어도 하고

젊은 부부 사이의 크고 작은 충돌로 화가 나기도 했지만

아기를 보며 “우루루 까꿍” 할 때마다 웃는 아기 얼굴에 마음이 환해지기도 했습니다.

 

형편이 풍족하지 못해서 잘 차려 입고 다니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귀여운 모습을 한 아기를 안고 밖으로 나서면

이 사람 저 사람들이 한 번씩 아기를 들여다보면서

귀엽다고 착하다고 다들 한 마디씩 합니다.

 

그 아기가 자라서

지금의 성민이가 됐습니다.

 

이적의 ‘다행이다’ 듣겠습니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보며 숨을 쉴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라는 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나눠먹을 밥을 지을 수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저린 손을 잡아 줄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되지 않는 위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 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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