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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42회)

~들리세요? (42회)

 

1


밭에 해바라기 씨를 심었는데 두 달 만에 꽃을 피웠습니다.
씨를 심어 얼마 되지 않아 싹이 나더니 무던하게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고 놓아두었는데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더니
어느 순간 어른 키만 하게 훌쩍 자라더군요.
그러더니 얼마 전부터 하나씩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이제는 해바라기 꽃이 일렬로 활짝 피었습니다.


해바라기를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심어서 자라고 꽃을 피우는 것까지 가까이서 지켜보니
해바라기라는 식물이 열정적으로 보였습니다.
자라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른 것만이 아니라
꽃을 가까이서 보니 그 모습이 활활 타오르는 해를 닮았습니다.
꽃잎은 샛노란 색인데 밖으로 활짝 펼쳐진 모습이 정말 역동적입니다.
그 안으로 촘촘한 게 박혀있는데 벌과 나비들이 쉼 없이 달려듭니다.
거기다가 꽃 자체가 해를 향해서 움직이고 있으니
엄마 태양을 향해 보채는 아기 태양 같다고나 할까요?
고흐가 왜 해바라기 그림을 그렇게 많이 그렸는지 조금 이해할 것 같더군요.


흔하디흔한 해바라기지만 직접 키우면서 가까이에서 보니
이렇게 새로운 기운으로 다가옵니다.
올 여름은 해바라기에게서 힘을 좀 얻어야겠습니다.


최도은의 시원한 목소리로 ‘불나비’ 듣겠습니다.

 


불을 찾아 헤매는 불나비처럼
밤이면 밤마다 자유 그리워
하얀 꽃들을 수레에 싣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 우린 불나비


오늘의 이 고통 이 괴로움
한숨 섞인 미소로 지워 버리고
하늘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앞만 보고 걸어가는 우린 불나비


오~ 자유여, 오~ 기쁨이여
오~ 평등이여, 오~ 평화여


내 마음은 곧 터져버릴 것 같은 활화산이여
뛰는 맥박도 뜨거운 피도 모두 터져 버릴 것 같애


친구야 가자 가자 자유 찾으러
다행히도 난 아직 젊은이라네
가시밭길 험난해도 나는 갈테야
푸른 하늘 넓은 들을 찾아 갈테야

 


2


오래간만에 ‘착한 엄마의 밥상 비법’을 소개하겠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요리법을 받아 적어두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방송에서 소개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빠트리지 않고 꾸준히 소개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방송에서는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김치 두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어머니에게 물어봤더니 깍두기김치랑 파김치가 쉽게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먼저, 깍두기김치 담그는 방법입니다.
무 하나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줍니다.
무는 배추와 달리 소금에 절이지 않고 바로 양념에 버무린다고 합니다.
양념은 소금 (수저로 하나 분량), 설탕 (수저로 하나 분량), 새수젓 (수저 하나 분량), 생강, 다진 마늘, 쪽파, 고춧가루를 넣어서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양념에 썰어놓은 무를 넣고 잘 버무려줍니다.
이때 잘 주물러줘야 무 속에 간이 잘 배인다고 합니다.


다음은 파김치 담그는 방법입니다.
쪽파를 깨끗이 씻어서 뿌리와 잎 끝부분을 다듬습니다.
양념은 까나리액젓, 소고기다시다, 설탕, 고춧가루, 깨, 물엿을 넣어서 만들어줍니다.
양념이 만들어지면 쪽파에 골고루 들어가도록 버무려주면 됩니다.


그런데 요즘 무나 쪽파가 별로 없거나 비싸지요?
그래서 요즘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오이무침을 하나 더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이와 양파를 씻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줍니다.
여기에 소금, 설탕, 물엿, 식초, 고춧가루를 넣고 살살 비벼주면 시큼한 오이무침이 됩니다.

 


3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꼼짝없이 방안에 갇혀 지내야 합니다.
5평정도 되는 컨테이너 안에서 시간을 보내려면 갑갑함을 잘 견뎌야 합니다.
tv도 있고 인터넷도 있어서 그럭저럭 견딜만은 하지만
축축한 날씨와 함께 몸과 마음도 축축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행이 저녁이 되어서 비가 그치기라도 하면 밖으로 나와서 시원하게 공기를 들이마십니다.
한결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순간이지요.
하늘은 여전히 잔득 흐려있어서 언제 다시 비가 올지 모르지만
그 잠시만의 홀가분함을 맘껏 즐기고 싶어서 가볍게 산책을 나섭니다.


아직 땅이 질어서 장화를 신고
바지 주머니에는 mp3플레이어를 넣고
한 손에는 개줄을 잡고
사랑이와 같이 길을 걷습니다.


아직 산책하는 훈련이 안 된 사랑이는 자꾸 앞서나가려고 해서
수시로 개줄을 잡아당기면서 실랑이를 벌여야 합니다.
더군다나 바로 옆에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라서 주위도 잘 살펴야 하고요.
이렇게 걷다보면 산책의 여유로움을 사라지고 금방 피곤해집니다.
그러면 산책의 목적은 사라지고 서툴게 사랑이를 훈련시키는 일이 돼버리지요.
그렇게 30분 정도 보내게 되면 서로가 조금은 힘들어하면서 돌아오게 됩니다.


솔직히 이곳은 올레코스가 지나는 곳이라서 산책하기에 정말 좋거든요.
하지만 하루 종일 줄에 묶여서 저만을 의지해 살아가는 사랑이를 혼자 두고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사랑이랑 자주 산책하다보니 혼자 산책하는 게 괜히 적적해지고 그러기도 합니다.
열심히 산책 훈련을 해서 서로 즐겁게 산책을 즐기는 날이 빨리 오기만을 바래야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mp3플레이어에서 들려오는 노래가
몸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라
작은 배로는


떠날 수 없네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작은 배로는


떠날 수 없네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조동진의 ‘작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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