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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43회)

~들리세요? (43회)

 


1


요즘 힘이 빠지신 건가요? 아니면 포맷의 변화가 있는 건가요?
방송에 참여하시는 분들도 별로 없고
혼자서 얘기하는 게 힘없어 보이기도 하고...
워낙 참여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성민씨도 생각이 있으시겠지만
혼자의 고독과 외로움에 잠겨 있는 건 이 방송이 아니어도 충분하잖아요.
이런저런 사람들이 크고 작은 얘기를 주고받는 것이 좋았거든요.
이렇게 얘기하는 저도 자주 참여를 하지 못해서 좀 그렇네요.
만약 포맷의 변화라면 나름 열열 애청자인 저의 의견을 참고해주시면 좋겠고요
잠시 기운이 빠지신 거라면 제가 응원해 드릴테니 힘을 내세요.

 


‘들풀’님이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가끔 이렇게 저를 뜨끔하게 만들어주십니다.


아, ‘들풀’님의 질문의 답변을 드리자면
힘이 빠져서 그런 건 아니고 포맷에 변화를 줄까말까 고민 중입니다.
워낙 참여하는 사람이 없는 방송인데다가
참여하시는 분들도 2~3분뿐이고
솔직히 얘기하면, 다른 분들도 꼬마인형님이나 한지은님이 조직해주신 분들이거든요.
이렇게 조금은 억지스럽게 사연들을 소개하다보니
왠지 작위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적극적으로 사연을 조직하기보다
내가 살아가는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참여를 기다리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물론 그러다보면, 예전 방송의 경험처럼,
참여하는 사람은 더 줄어들어서
혼자만의 상념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뭐, 이런 고민을 조금 하고 있습니다.


‘들풀’님이 참 기가 막히게 제 고민을 집어주셨네요.
감사, 감사, 감사, 감사, 감사


이런 저런 고민들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 귀는 항상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열려있습니다.
제 소리가 들리시는 분들은 가끔 신호라도 보내주시면 힘이 되겠네요.


특별히 ‘들풀’님에게 노래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이 노래가 어떨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와가 부른 ‘사실, 난 아직’입니다.

 


사실, 난 아직
너를 만날 때조차
겁이 났어 두려웠어
어지러운 내 마음 속에선


사실, 난 아직
잡은 걸 놓지 못해
가만히 내버려두기
가지려 애쓰지 않기


사람들 그 속에 울고 있는 나
함께 가자고 우겨 보는 나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 나
어쩜 비어있는 걸 들킬까봐


사람들 그 속에 울고 있는 나
함께 가자고 우겨 보는 나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 나
어쩜 비어있는 걸 들킬까봐


그런 나였지만
그런 나였지만
흔들림 없는 눈빛과 목소리에
당신의 따뜻한 그 말 한마디에


위로를
위안을
선물을
용기를

 


2


여러분 안녕하세요, 꼬마인형이에요.
오래간만이죠? 헤헤헤헤


제가 와 있는 여기는 제주도랍니다.
성민이 얼굴 보려고 귀신 동료들이랑 때거지로 놀러왔거든요.
혼자 외롭게 지내는 성민이 생각해서 나름 위문공연 와준 건데
뜬금없이 방송 한 번 해보라는 거예요.
살짝 튕길까 하다가 그동안 미안한 것도 있고 기분도 좋아서
이렇게 오래간만에 마이크를 잡게 됐습니다. 히히히
여러분도 제 목소리 오래간만에 들을 수 있어서 기분 좋은 거죠? 그쵸?


제가 제주도는 처음 와보는데 정말 좋네요.
성민이가 살고 있는 여기도 생각보다 훨씬 좋아요.
어젯밤에는 성민이가 자랑하는 평상에 앉아서 오래간만에 수다를 떨었는데요
그때 보이는 하늘이 얼마나 편안하고 여유로운지 몰라요.
성민이가 바다는 낮에 보는 게 좋고 하늘은 밤에 보는 게 좋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어요.
제주도의 아름다운 바다보다 성민이집 평상에서 바라본 하늘이 더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아, 그리고 성민이가 자랑했던 해바라기요,
저희가 도착한 다음날 태풍이 가볍게 스쳐 지나갔더니
그 다음날 힘없이 쓰러져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쓰러진 해바라기를 일으켜서 다시 심어줬답니다.
해바라기가 열정적이니 어쩌니 그랬는데
바람 좀 부니까 그냥 쓰러져버렸네요. 푸흐흐흐흐


해바라기들 주변으로 깨들이 자라고 있는데요
발목 보다 조금 높게 자란 줄기에 하얀꽃이 달렸는데
정말 이뻐요.


아, 또 하나, 성민이 단짝 사랑이 얘기도 해드릴게요.
이제 8개월쯤 된 개라서 강아지티를 벗어나고 있는데
아이고, 눈이 얼마나 또랑또랑하고 귀엽게 생겼는지
서로 사랑이랑 놀겠다고 난리예요.
처음에는 모르는 귀신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겁을 먹고 엄청 짖어댔는데
금방 친해져서 우리를 보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온갖 애교를 다 피우거든요.
얼마나 착하고 영특한지 성민이도 한참 자랑했어요.


요즘 비가 많이 와서 밭에 잡초가 많이 자랐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잡초 뽑는 걸 도와주겠다고 했더니
얼마 안 되는 즐거운 일거리를 빼앗지 말라면서
성민이는 지금 혼자 잡초를 뽑고 있어요.
그 사이에 저는 이렇게 방송 원고를 쓰고 있답니다.


오래간만에 마이크를 잡았더니 제가 말이 좀 많았나요? 히히히


그리고요, 이 얘기는 성민이 허락 없이 하는 얘긴데요,
성민이가 며칠 전에 소개로 여자를 만났는데 잘 안됐데요.
그래서 제가 특별히 성민이를 위한 노래 하나를 들려드릴까해요.
괜찮겠죠?


커피소년이 부릅니다.
‘장가갈 수 있을까’ 푸흐흐흐

 


장가갈 수 있을까 장가갈 수 있을까
올해도 가는데 장가갈 수 있을까
누굴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남들처럼 그렇게 장가 갈 수 있을까


내 친구들 하나 둘 씩 떠나가고
설마했던 그 친구마저 떠난다
운명적인 사랑도 잘 모르겠고
여자 맘은 진짜 진짜 모르겠다


장가갈 수 있을까 장가갈 수 있을까
통장 잔고 없는데 장가갈 수 있을까
누굴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남들처럼 그렇게 장가갈 수 있을까


시집갈 수 있을까 시집갈 수 있을까
올해도 가는데 시집갈 수 있을까
누굴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남들처럼 그렇게 시집갈 수 있을까


이러다 평생 혼자 사는 거 아냐
다시 사랑이란걸 할 수 있을까
소녀 같던 내 순수함 어디갔나
여자 맘은 내도 내가 모르겠다


장가갈 수 있을까 (시집갈 수 있을까)
장가갈 수 있을까 (시집갈 수 있을까)
올해도 가는데 (올해도 가는데)
장가갈 수 있을까 (시집갈 수 있을까)
누굴 만난다는 건 (누굴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어려운 일이야)
남들처럼 그렇게 (남들처럼 그렇게)
장가갈 수 있을까 (시집갈 수 있을까)


언젠간 우리도 장가갈거야 시집갈거야
우린 꼭 갈거야

 


3


이번에는 ‘들리세요’의 유일한 고정코너 ‘착한 엄마의 밥상 비법’입니다.
성민이가 소개하는 요리들을 자기가 직접 만들기는 하는지 궁금했었는데요
방송에서 소개되는 레시피들은 초간단인데
성민이는 아주 정성스럽게 만들더라고요.
그 맛이야 모르겠지만 방송에서 소개하는 내용들이 사기는 아니라는 얘깁니다. 낄낄낄


성민이가 엄마한테 물어봐서 비법들을 적어놓은 공책이 있는데요
공책에는 방송에서 소개되는 것보다도 더 간단하게 래시피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걸 보고 얘기하려니 좀 난감하기는 하지만
뭐, 그냥 읽어드릴게요.


여름이라서 냉국을 많이 먹는다고 냉국 양념 만드는 법을 소개하라네요.
아주 간단한데요
믹서에 된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다진 양파, 설탕을 넣고 돌려주면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고 냉국 만들 때 넣어서 먹으면 된데요.


그리고 냉국 만들다가 오이나 고추 같은 게 남으면 된장에 찍어서 먹잖아요.
그럴 때 찍어 먹기 좋은 양념 된장 만드는 법도 덤으로 소개해드릴게요.
된장에 고추장, 다진 마늘, 물엿을 넣어서 수저로 잘 저어주면 맛있는 된장이 만들어진 다네요.
여기에 식초만 더 넣으면 초장도 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된장으로 초장을 만든다는 얘기는 못들었다네요. 피히히히


날씨가 더워지면 만사가 다 귀찮고 그러잖아요.
그럴 때 이런 초간단 레시피로 뚝딱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겠네요.

 

4


구름이 끼고 후덥지근해서 미칠 것 같은 날을 견디니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 이어졌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뜨거운 태양이 여름을 실감나게 하다가
옅은 안개와 함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도 찾아왔습니다.


1주일 동안 변화무쌍한 날씨를 겪다보니
밭에 심어놓은 여러 가지 것들이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심어놓지 않은 잡초들도 덩달아 쑥쑥 자라나
매일 잡초를 뽑는 것이 중요한 일이 돼 버렸습니다.


여름이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견뎌야 하는 것들도 많을 것이고
해야 하는 일들도 많아지겠지요.


오래간만에 꼬마인형님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역시 혼자인 것보다는 누군가와 함께인 것이 좋은가 봅니다.
오래간만에 찾아와준 꼬마인형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꼬마인형님이 커피소년의 노래를 들려주셨는데요
저도 커피소년의 노래로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

 


누가 내 맘을 위로할까
누가 내 맘을 알아줄까
모두가 나를 비웃는 것 같아
기댈 곳 하나 없네


이젠 괜찮다 했었는데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온 이 절망에
나는 또 쓰려져 혼자 남아있네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괜찮다 말해줄게
다 잘 될 거라고 넌 빛날 거라고
넌 나에게 소중하다고


모두 끝난 것 같은 날에
내 목소릴 기억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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