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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46회)

~들리세요? (46회)

 


1


오늘은 저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랑이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요.
찾아오는 사람이라고는 아버지 밖에 없는 이곳에서
사랑이와 성민이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다보니
서로의 행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게 됩니다.


사랑이가 눈치가 빠른 편이라서 저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는 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가 서성거리기 시작하면 사랑이가 컨테이너 안을 살피기 시작합니다.
제가 작업복을 입고 밖으로 나오면 사랑이가 얼른 제게 달려와서 격하게 꼬리를 흔듭니다.
아침에 밭일을 할 때마다 풀어주기 때문에 눈치를 챈 거지요.
밭일을 하고 있으면 사랑이는 제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저랑 시간을 보냅니다.
그때 사정없이 사랑이를 쓰다듬어 주다보니 가끔 신이 난 사랑이가 오버를 하기는 하지만 서로가 가장 즐거운 시간입니다.


요즘 훈련을 시킨다고 ‘앉아’라는 명령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얼마 전부터 알아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영악한 사랑이는 자기 기분대로 명령어에 따릅니다.
맛있는 간식을 손에 들고 ‘앉아’라고 그러면 얼른 앉아서 간식을 기다리고
어떨 때는 ‘앉아’라고 말하기 전에 미리 앉아서 간식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손에 간식이 없으면 ‘앉아’라고 말해도 눈만 멀뚱거릴 뿐 잘 앉지를 않습니다.
그러다가 목줄을 들고 와서 풀어줄 것처럼 하면서 ‘앉아’라고 하면 얼른 자리에 앉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그냥 웃음만 나옵니다.


밤에는 사랑이가 주로 누워있는데 가끔 누워있는 사랑의 배를 쓸어주었더니
요즘은 누워 있다가 제가 방에서 나오면 살며시 눈치를 보면서 다리를 벌립니다.
그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워서 배를 쓸어주게 됩니다.


얼마 전에 사랑이 목욕을 시켜주려고 부모님이 있는 집에 데려갔습니다.
사랑이 목욕을 시키던 어머니가 사랑이 몸 곳곳에서 진드기들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진드기는 살이 통통해서 사랑이 몸에 상처가 날 정도였습니다.
저는 살이 통통한 진드기가 그저 사랑이 몸에 난 혹인 줄만 알았습니다.
몸 이곳저곳에 있는 진드기를 찾아 때어주고 목욕을 시켜주고 났더니
제 기분이 개운해지기도 했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더군요.
어머니는 당분간 사랑이를 풀어주지 말라고 했지만
사랑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 아침에 저랑 같이 밭에서 노는 시간이기 때문에
진드기 때문에 그 시간을 없앨 수는 없겠지요.
그 대신 보름에 한 번씩은 목욕을 시켜주면서 진드기를 찾아봐야겠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관심과 애정 이상으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2


이번 주 ‘착한 엄마의 밥상 비법’은 정말로 초간단 비법을 소개합니다.
마트에 갔다가 파프리카와 피망이 있기에 색깔별로 골라서 사왔습니다.
둘이 생긴 게 비슷해서 먹는 방법도 비슷하려니 했는데
웬걸, 파프리카는 생으로 먹지만 피망은 생으로 먹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피망은 가지와 같이 잘라서 볶아 먹으면 좋습니다.
예전에 한 번 말씀 드렸는데요, 가지볶음을 할 때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볶아줍니다.
자세한 방법은 가지볶음을 검색해 보세요.


파프리카는 깨끗이 씻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주고, 그 위에 샐러드 드레싱을 뿌려주면 됩니다.
마트에 가면 샐러드 드레싱 종류가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 고민되는데요
처음에 광고에 많이 나오는 연두를 사서 써봤는데 너무 강해서 입맛에 영 맛지를 않아서
동생이 추천해준 오곡참깨 드레싱을 써봤는데 깔끔하니 좋더군요.


요즘 과일들이 많아 써던데
푸른 사과를 썰어서 파프리카와 같이 드레싱을 뿌려 먹어도 좋고요
토마토를 썰어서 드레싱을 뿌려 먹어도 좋습니다.
그런데, 토마토는 채소로 알고 있는데 대부분 과일코너에서 팔더군요. 크크크


다음 순서는 꼬마인형이 진행합니다.

 

3


안녕하세요, 여러분, 많이 덥죠?
이렇게 더운데 어떻게들 지내시고 있나요?
오갱끼데스까? 푸흐흐


갑자기 이 이상한 말의 정체는 뭐내고요?
일본말이에요.
‘잘 지내세요?’ 뭐 그런 뜻인데, ‘러브레터’라는 영화에 나오는 유명한 대산데...


갑자기 웬 구닥다리 영화냐고요?
어제 같이 지내는 귀신들 몇 명이서 더운데 시원한 영화 보자고 그랬가든요.
그랬더니 트리케라톱스가 일본의 설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영화라면서 이 영화를 추천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봤지요.
뭐, 영화 재밌더구만요. 눈 구경도 실컷 했고.


갑자기 영화얘기는 왜 하냐고요?
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더울 때 이런 영화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 안 되나? 푸흐흐흐
아이, 몰라요. 말이 되든 안 되든 저는 이 영화 보면서 더위를 조금 잊었으니까요.


에고 에고, 사연 소개하려고 그랬는데 말이 길었습니다.
한지은님이 사연을 보내주셨어요. 들어보실래요?

 


숨 막히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여름이라 더운 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제 자신을 위로해보지만
밤까지 계속 이어지는 뜨거운 열기는 마음의 수분까지 뺏어가고 있습니다.
가득이나 가물었던 날씨 뒤에 이어지는 더위라서 그런지 더 힘들게 느껴지네요.
조금만 참으면 서서히 그 기세가 꺾이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더울 때는 왜 그렇게 시간도 더디게 가는지...
한 달 같은 1주일 지나서 달력을 보니 이제야 7월이 끝났더군요.
새로 시작하는 8월이 무시무시하게 느껴집니다.


오래간만에 음악방송을 즐겨봤습니다.
좋은 노래들 소개해주셔서 고마웠고요.
꼬마인형님이 소개해주신 산울림 노래가 특히 좋았습니다.
성민이님과 꼬마인형님도 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앞으로도 좋은 방송 부탁드립니다.

 


한지은님, 이렇게 정성스러운 리액션을 보내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해요.
솔직히 지난 번 사연 소개해드리고 제가 쓸데없는 소리를 했나 해서 좀 걱정했거든요.
마음 상하신거 아니죠?


이 사연을 8월 1일에 보내주셨는데 방송이 나가는 날은 8월 6일이랍니다.
그 사이에 5일이 지났네요. 그만큼 더위의 끝이 다섯 발자국 정도 다가오는 거겠죠?


한지은님을 위해서 제가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 드릴게요.
10cm 오빠들 좋아하세요?
‘아메리카노’ 나갑니다.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아메리카노 진해 진해 진해
어떻게 하노 시럽 시럽 시럽
빼고 주세요 빼고 주세요


이쁜 여자와 담배피고 차 마실 때
메뉴판이 복잡해서 못 고를 때
사글세 내고 돈 없을 때 밥 대신에
짜장면 먹고 후식으로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아메리카노 깊어 깊어 깊어
어떻게 하노 설탕 설탕 설탕
빼고 주세요 빼고 주세요


여자 친구와 싸우고서 바람 필 때
다른 여자와 입 맞추고 담배 필 때
마라톤 하고 감질나게 목축일 때
순대국 먹고 후식으로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아메리카노 진해 진해 진해
어떻게 하노 시럽 시럽 시럽
빼고 주세요 빼고 주세요
빼고 주세요 빼고 주세요

 


4


여러분, 지난 주 음악방송 어땠어요?
한지은님은 좋았다고 해주셔서 기분 째졌는데...
워낙 반응이 없는 방송이라서 원...


사실 저 엄청 많이 준비했거든요.
왠지 음악방송을 한다니까 진짜 방송 DJ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데 막상 방송을 할 때 준비한 노래의 반도 들려드리지 못했어요. ㅠㅠㅠ
그게 너무 아까운거 있죠.
그래서 성민이한테 이번 방송도 음악방송으로 하자 그랬더니
하고 싶으면 나만 음악방송을 하라는 거 있죠.
그래놓고는 사연 소개까지 나한테 떠넘기고...


그렇다고 그냥 이렇게 물러설 꼬마인형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당분간 제가 코너 하나를 만들기로 했어요.
코너 제목은 ‘꼬마인형의 음악선물’로 하고... 제목이 유치해요?
그래도 별 수 없죠, 뭐.
제가 애써서 준비했던 노래들을 들려드리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제목이야 뭐, 상관있나요.


지난 방송에서 노래를 고를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산울림 아저씨들 노래 중에 좋은 게 너무 많아서 어느 걸 골라할지 한참 고민했다는 거예요.
고민 고민 하다가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를 골랐는데
그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노래가 너무 많거든요.
그렇다고 산울림 아저씨들 노래만 들려드릴 수는 없지만
제가 좋은 노래 하나만 더 소개할게요.


이 노래는 아시는 분들이 많지 않겠지만
정말 제 마음을 꼭 집어서 얘기하는 그런 노래예요.
가사도 완전 핵폭탄이고요
연주도 장난이 아닌데
노래가 너무 짧아요. ㅠㅠㅠ


한 번 들어보실래요?
제목은 ‘왜 난 고민이 없나’랍니다.

 


왜 난 고민이 없나
풍부하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가니 그렇겠지만


왜 난 고민이 없나
나도 같이 괴로워하고 싶네


비 내리는 어느 날 눈물짓는 사람
시냇물이 흐를 때 노래 부르는 사람


두 사람을 보면 나는 콧노래를 따라 부르지만 같이 눈물짓지 않네


왜 난 고민이 없나
풍부하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가니 그렇겠지만


왜 난 고민이 없나
나도 같이 괴로워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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