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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48회)

~들리세요? (48회)

 


1


밭에서 일을 할 때면 mp3플레이어로 노래를 듣곤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다양한 노래가 잔득 들어있는데
유독 한 노래가 계속 마음을 불편하게 하게 합니다.
어떨 때는 이 노래가 나오면 건너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들으면서 불편한 마음을 간직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그 노래를 들으면서 불편함을 느껴보실래요?

 

 
맞벌이 영세 서민 부부가 방문을 잠그고 일을 나간 사이, 지하 셋방에서 불이나 방 안에서 놀던 어린 자녀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질식해 숨졌다.


불이 났을 때 아버지 권씨는 경기도 부천의 직장으로, 어머니 이씨는 합정동으로 파출부 일을 나가 있었으며, 아이들이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방문을 밖에서 자물쇠로 잠그고, 바깥 현관문도 잠가 둔 상태였다. 연락을 받은 이씨가 달려와 문을 열였을 때, 다섯 살 혜영양은 방바닥에 엎드린 채, 세살 영철군은 옷더미 속에 코를 붙은 채 숨져 있었다. 두 어린이가 숨진 방은 3평 크기로 바닥에 흩어진 옷가지와 비키니 옷장 등 가구류가 타다만 성냥과 함께 불에 그을려 있었다.


이들 부부는 충남 계룡면 금대2리에서 논 900평에 농사를 짓다가 가난에 못 이겨 지난 88년 서울로 올라왔으며, 지난해 10월 현재의 지하방을 전세 4백만원에 얻어 살아왔다. 어머니 이씨는 경찰에서 "평소 파출부로 나가면서 부엌에는 부엌칼과 연탄불이 있어 위험스럽고 밖으로 나가면 길을 잃거나 유괴라도 당할 것 같아 방문을 채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평소 이씨는 아이들이 먹을 점심상과 요강을 준비해 놓고 나가 일해 왔다고 말했다. 이들이 사는 주택에는 모두 6개의 지하방이 있으며, 각각 독립 구조로 돼 있다.


젊은 아버지는 새벽에 일 나가고
어머니도 돈 벌러 파출부 나가고
지하실 단칸방에 어린 우리 둘이서
아침 햇살 드는 높은 창문 아래 앉아
방문은 밖으로 자물쇠 잠겨있고
윗목에는 싸늘한 밥상과 요강이
엄마, 아빠가 돌아올 밤까지
우린 심심해도 할게 없었네


낮엔 테레비도 안 하고 우린 켤줄도 몰라
밤에 보는 테레비도 남의 나라 세상
엄마, 아빠는 한 번도 안 나와
우리 집도 우리 동네도 안 나와


조그만 창문의 햇볕도 스러지고
우린 종일 누워 천정만 바라보다
잠이 들다 깨다 꿈인지도 모르게
또 성냥불 장난을 했었어


배가 고프기도 전에 밥은 다 먹어치우고
오줌이 안 마려운데도 요강으로
우린 그런 것밖엔 또 할 게 없었네
동생은 아직 말을 잘 못하니까


후미진 계단엔 누구 하나 찾아오지 않고
도둑이라도 강도라도 말야
옆방에는 누가 사는지도 몰라
어쩌면 거긴 낭떠러인지도 몰라


성냥불은 그만 내 옷에 옮겨 붙고
내 눈썹, 내 머리카락도 태우고
여기저기 옮겨 붙고 훨~ 훨~타올라
우리 놀란 가슴 두 눈에도 훨~훨


(엄마, 아빠! 우리가 그렇게 놀랐을 때
엄마, 아빠가 우리와 함께 거기 있었다면...)


방문은 꼭 꼭 잠겨서 안 열리고
하얀 연기는 방 안에 꽉 차고
우린 서로 부퉁켜 안고 눈물만 흘렸어
엄마, 아빠... 엄마, 아빠...


우리 그렇게 죽었어. 그 때 엄마 아빠가 거기 함께 있었다면...
아니, 엄마만이라도 함께만 있었다면...
아니, 우리가 방 안의 연기와 불길 속에서 부둥켜안고 떨기 전에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방문을 세차게 두드리기 전에
손톱에서 피가 나게 방바닥을 긁어대기 전에
그러다가 동생이 먼저 숨이 막혀 어푸러지기 전에
그 때 엄마, 아빠가 거기에 함께만 있었다면..
아니야, 우리가 어느 날 도망치듯 빠져나온 시골의 고향 마을에서도
우리 네 식구 단란하게 살아 갈 수만 있었다면..
아니, 여기가 우리처럼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축복을 내리는 그런 나라였다면...
아니, 여기가 엄마, 아빠도 주인인 그런 세상이었다면..
엄마, 아빠! 너무 슬퍼하지마
이건 엄마, 아빠의 잘못이 아냐
여기, 불에 그을린 옷자락의 작은 몸둥이, 몸둥이를 두고 떠나지만
엄마, 아빠! 우린 이제 천사가 되어 하늘 나라로 가는 거야
그런데 그 천사들은 이렇게 슬픈 세상에는 다시 내려 올 수가 없어
언젠가 우린 다시 하늘나라에서 만나겠지
엄마, 아빠!
우리가 이 세상에서 배운 가장 예쁜 말로 마지막 인사를 해야겠어
엄마, 아빠.. 엄마, 아빠..
이제, 안녕... 안녕...

 


정태춘의 ‘우리들의 죽음’이라는 노래입니다.
1990년에 실제 있었던 슬픈 사연을 노래로 만든 것이지요.
20여 년이 지난 요즘은 무상보육을 부르짖는 시대라서 이런 일은 없겠지요?
정말 없겠지요?


20대 초반 이었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울적해지곤 했었습니다.
40대 중반인 지금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곤 합니다.
지금은 이런 일이 정말 없을까요?
언론에 보도되는 아동학대 소식은 끝이지 않고 그나마 가려진 것은 몇 배는 많다는데...


예전에 내가 행복한 것이 왠지 미안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그 때의 감수성을 다시 살려봅니다.
제주도에 내려와서 농사를 배우며 조용히 살아가는 내 모습이 미안해집니다.


그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여름 동안 종이접기를 열심히 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학교가 개학을 하면
가까운 초등학교에 들고 가서 아이들 선물로 주려고 합니다.
그렇게라도 미안함 마음을 조금은 달래보려고 합니다.

 


2


이번 순서는 야심차게 마련한 ‘꼬마인형의 음악선물’입니다.
오늘이 두 번째인데요 이걸로 이 코너는 끝내려고 합니다. 헤헤헤
완전 초스피드로 사라지는 코너가 돼버렸는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이런 코너를 하는 게 별 의미가 없겠더라고요.


짧게 진행하는 읽는 라디오인데
괜히 코너를 늘리는 게 비좁은 집에 무작정 가구를 들여놓는 것 같기도 하고
음악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것도 아니면서 이런 코너를 진행하는 것도 그렇고
소개하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그냥 소개하면 되는데 코너를 만드는 것도 그렇잖아요.
뭐, 암튼, 그래서 이 코너는 여기서 마치려고 합니다.


그 대신 코너를 마치면서 좀 쇼킹한 노래를 소개해드릴게요.
인터넷에서 산울림 아저씨들 노래를 검색하다가
어떤 밴드가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거야’라는 노래를 불렀더라고요.
어떤 식으로 요리를 했을지 궁금해서 들어봤는데
완전 웃기는 거 있죠.
산울림 아저씨들 노래를 완전 망가트려 놓았더라고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얘네는 뭐야?’하면서 검색해봤더니
의외로 노래가 많이 올라왔더라고요.
호기심에 클릭해봤는데
완전 장난 아닌 거 있죠.
아니, 정말로 장난치고 있었어요.
뭐랄까... 미친년 둘이서 쌩 난리치고 있는 그런 음악인데
의외로 음악의 느낌이 나는 거예요.
‘미미시스터즈’나 ‘눈뜨고 코베인’ 이런 애들은 정말 장난이에요.


제가 말빨이 딸려서 이런 식으로 밖에 소개를 못해드리겠네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노래를 들어보는 거예요.
제가 오늘 특별한 두 곡을 들려 드릴테니 한 번 감상해보세요.


먼저, ‘방화범’ 들어보세요.
긴장하셔여 합니다.
심호흡 한 번 하시고요
자, 들어갑니다.

 


“내가 방화범이야!”


그게 타버렸을 땐
나도 충격을 받았지만
불을 던진 할아버지가
부럽다고 고백 한다


그게 타버렸을 땐
나도 충격을 받았지만
불을 던진 할아버지가
부럽다고 고백 한다


나는 숭례문 안이 아니라
숭례문 밖에서 사는 사람


나는 숭례문 안이 아니라
숭례문 밖에서 사는 사람


지붕과 기왓장을 팝니다
우리나라 국보1호 소유할 마지막 기회입니다


아~ 이것이 600년의 기운인가
(나도 한 조각 갖고 싶네)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아~ 좋다
(나도 한 조각 갖고 싶네)
먹고 장수 해야겠다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아~ 이것이 600년의 기운인가
아~ 좋다
먹고 장수 해야겠다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찌릿


그게 타버렸을 땐
나도 충격을 받았지만
불을 던진 할아버지가
부럽다고 고백 한다


그게 타버렸을 땐
나도 충격을 받았지만
불을 던진 할아버지가
부럽다고 고백 한다


나는 숭례문 안이 아니라
숭례문 밖에서 사는 사람


나는 숭례문 안이 아니라
숭례문 밖에서 사는 사람


지붕과 기왓장을 팝니다
우리나라 국보1호 소유할 마지막 기회입니다


아~ 이것이 600년의 기운인가
(나도 한 조각 갖고 싶네)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아~ 좋다
(나도 한 조각 갖고 싶네)
먹고 장수 해야겠다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아~ 이것이 600년의 기운인가
아~ 좋다
먹고 장수 해야겠다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아차, 이름을 소개해드리지 잖았네요.
이 노래를 부른 밴드는 ‘무키무키만만수’입니다.
이어서 ‘남사타워’도 한 번 들어보세요.
좀 적응됐으면 심호흡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켜보고 있다 내가 한 번 간 적 없어도
내 등 뒤에 붙어있다


지켜보고 있다 저기 안에 있는 사람은
우릴 조종하고 있다


넌!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무너진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무너진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무너진다!


지켜보고 있다 내가 한 번 간 적 없어도
내 등 뒤에 붙어있다


지켜보고 있다 저기 안에 있는 사람은
우릴 조종하고 있다


넌!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무너진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무너진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무너진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망한다
무너진다!

 


3


이어 ‘착한 엄마의 밥상 비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조금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필요한 마늘장아찌를 소개합니다.


마늘(1kg)을 오복간장(900ml), 식초(200ml), 설탕(2컵)에 담가서 하루 동안 넣어둡니다.
하루가 지나서 마늘을 건져내고 국물만 끓입니다.
국물을 끓일 때는 뚜껑을 열고 끓이고 거품이 나면 불을 끕니다.
끓인 국물을 식힌 후에 다시 마늘을 담가서 1주일 동안 숙성시킵니다.
1주일 후에 마늘을 건져내서 국물을 다시 끓입니다.
조금 번거롭지만 이렇게 해야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시 끓인 국물이 식으면 여기에 마늘을 다시 담가서 먹으면 됩니다.


마늘 대신 양파를 사용할 때는 작은 양파 15개 정도를 썰지 않고 통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고추장아치를 만들 때는 이수시게로 고추의 두꺼운 부분을 찔러서 구멍을 내주어야 간장이 안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고추의 양은 20개 정도면 1kg이 된다고 합니다.
단, 고추장아치를 만들 때는 끓인 간장이 뜨거울 때 고추를 넣어야 아삭한 맛이 나고 파란색이 누렇게 된다고 합니다.

 

4


어느 스님이 강독하는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이라는 불교경전에 대해 듣게 됐습니다.
내용 하나하나가 마음속으로 차곡차곡 들어오더군요.
시간 날 때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마음에 새겨 넣으면 힘든 일이 생길 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소개해드립니다.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긴다.
그래서 성인인 부처님께서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로 하였느니라.


2. 세상살이에 어려운 일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어려움이 없으면 교만하고 사치스러운 마음이 반드시 일어난다.
그래서 근심과 어려움을 해탈의 길로 삼으라 하였느니라.


3.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움이 거쳐야 할 과정을 무시하고 넘어서게 된다.
그래서 장애를 소요(逍遙)로 삼으라 하였느니라.


4. 수행에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에 마가 없으면 서원이 견고하지 못하다.
그래서 마구니를 법의 도반으로 삼으라 하였느니라.


5. 일을 도모함에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이루어지면 뜻이 가볍고 오만해진다.
그래서 일의 어려움을 편안한 즐거움으로 삼으라 하였느니라.


6. 사람을 사귐에 있어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나만 이익을 얻고자 하면 도의를 무너뜨리고 잃게 된다.
그래서 나를 손해되게 하는 벗과 사귀는 것으로도 재산으로 삼으라 하였느니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나의 뜻에 무조건 순종하면 스스로 우쭐거리는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나의 뜻을 거역하는 사람도 동산의 숲을 삼으라 하였느니라.


8. 덕을 베풀되 대가를 바라지 말라.
덕을 쌓음에 있어서 대가를 바라면 내가 의도하는 것이 있게 된다.
그래서 왕성하고 영광스러운 덕이라도 헌신짝처럼 여기라 하였느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분수에 넘치는 것을 바라면 반드시 어리석은 마음이 움직인다.
그래서 작은 이익을 부귀로 여기라 하였느니라.


10.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해명하려고 하지 말라.
해명하려고 하면 아상(我相)과 인상(人相)을 없애지 못한다.
그래서 억울함을 받아들이는 것을 수행의 문으로 삼으라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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