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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60회)

~들리세요? (60회)

 


1


요즘 성민이가 드라마 보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두 편의 드라마가 제 관심을 자극했습니다.


‘응답하라 1988’은
아주 역동적이었던 1988년을 배경으로 낭만과 향수를 자극하는 드라마입니다.
그 때의 소품과 노래와 유행어와 생활방식까지 꼼꼼하게 되돌려 놓아서
그 당시를 떠올리기에는 그만입니다.
그때 19살이었던 저는 제주도를 벗어나 서울에서 재수생활을 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더욱 그때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온실에서 나와 세상을 직접 접해가기 시작한 1988년
대학에 들어간 고향친구들을 만나며 올림픽보다는 운동권문화에 먼저 익숙해졌고
대도시에서의 생활은 삭막하고 살벌하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고
여유롭지 못한 삶이 얼마나 외롭고 비참한지 알아갔습니다.


그래도 저는 마이마이로 ‘이문세 5집’을 거의 매일 들으면서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을 보며 꿈꿨던 대학생의 낭만을 기대하고 있었고
여자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술과 담배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그 시대를 살아갔던 청춘들의 삶과 고민은 너무 낭만적이기만 합니다.
노동자와 학생들의 격렬한 투쟁은 스쳐지나가는 소품 정도이고
그렇게도 낭만을 꿈꾸게 만들었던 현실의 냉혹함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당시 19살이었던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또 하나의 드라마 ‘송곳’은
과거 까루프가 이랜드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보통 이런 드라마가 노동자들의 투쟁을 얘기하다가 이야기가 이상한 데로 흘러버리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이나 인물을 만들어내면서 현실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송곳’은 처음부터 작심하고 실제 있었던 투쟁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힐긋힐긋 주위 눈치 보며 이런저런 고민하지 않고
말 그대로 ‘송곳’처럼 단호한 드라마입니다.


‘송곳’을 보면서
10여 년 전 노동운동을 하던 때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그 때의 그 치열함과 가슴떨림이 다시 전해지더군요.


그런데 ‘송곳’은 평범한 노동자들의 얘기가 아니라 영웅의 얘기더군요.
현실에 존재함직한 ‘나이 많고, 못생기고, 이중적인 아줌마들’은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젊고, 잘생기고, 이타적인 남자 지도자’를 따릅니다.
실제 사건에 충실하면서도 이렇게 교묘하게 현실을 왜곡해 버리는 드라마를 보며
현실의 노동운동도 이런 영웅이미지를 만들면서 현실을 왜곡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힘겨운 현실을 달래주는 따스함은
‘응답하라 1988’과 같은 파스텔톤의 낭만에서 출발하고
만만치 않은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은
‘송곳’과 같은 전투적 이념을 발판으로 삼습니다.


진보운동에서 버림받은 저는
‘송곳’으로 다가갈 수도 없고
삶의 상처를 곳곳에 간직한 저는
‘응답하라 1988’에 응답하기도 어렵습니다.
고향에서는 아직 한참 젊은 나이인 저는
지금 어디쯤 서 있는 것일까요?

 
아날로그소년의 ‘마라톤’ 듣겠습니다.

 


난 오늘도 신발 끈을 꽉 묶어
빛나는 태양 난 너와 눈을 맞추고
크게 심호흡해 조용히 맘을 가다듬어
타는 목을 축여가며 긴장을 풀어
이곳을 가득채운 관중의 함성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수많은 감정
이미 흥분되기 시작한 이 붉은색
트랙은 벌써부터 꿈틀대
귀를 스치는 출발의 신호
난 첫발을 디뎌 오늘은 기적을 믿어
이제부턴 힘든 외로운 나의 질주
돌이킬 수 없어 끝없이 달릴 뿐
두근거리는 내 심장의 박자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힘차게 박차
이마에 땀이 맺힌다
이건 내 두 다리가 외치는 행진가


뜨거운 저 아스팔트 위 그 위를 달린다 나는 오늘도
터질 것 같은 심장은 더 뛰고 이마에 맺힌 땀은 식질 못해
쉼 없이 달리는 내 생에 마라톤 (Hey~)
저 멀리 결승점 보이지 않아도 (Ho~)
오늘도 달린다 누가 날 말려줘 (Hey~)
길이 보이니까 난 그 길을 달려 달리고 또 달려도 내 선택은 (Say Ho!)


이글대는 아스팔트 위,
그 위에서 내 다리는 바람을 가르지
부서지는 햇빛 가득한 하늘 위
그 위에 떠있는 구름 그 뒤를 따르지
어느새 주변은 열기로 뒤덮여
벌써부터 내 온몸은 땀으로 뒤범벅
42.195km 너무 가혹해 난 힘들고 지쳐있어
더욱더 쉼 없이 흐르는 땀
더 이상 안 움직여 힘없이 흔드는 팔
그래도 난 땅을 절대 쳐다보지 않아
두 눈은 언제나 저 높은 하늘을 봐
거친 호흡 또 숨이 막히는 순간
터질 것 같은 내 심장은 다시금 불타
흘러내리는 값진 땀
끝까지 나는 너와 함께 달린다


뜨거운 저 아스팔트 위 그 위를 달린다 나는 오늘도
터질 것 같은 심장은 더 뛰고 이마에 맺힌 땀은 식질 못해
쉼 없이 달리는 내 생에 마라톤 (Hey~)
저 멀리 결승점 보이지 않아도 (Ho~)
오늘도 달린다 누가 날 말려줘 (Hey~)
길이 보이니까 난 그 길을 달려 달리고 또 달려도 내 선택은 (Say Ho!)


포기 말고 달려
지금 나는 목이 몹시 말러 (Hey~)
오기로 난 달려
환호성이 여기저기 날려 (Ho~)


포기 말고 달려
지금 나는 목이 몹시 말러 (Hey~)
오기로 난 달려
환호성이 여기저기 날려 (Ho~)


뜨거운 저 아스팔트 위 그 위를 달린다 나는 오늘도
터질 것 같은 심장은 더 뛰고 이마에 맺힌 땀은 식질 못해
쉼 없이 달리는 내 생에 마라톤 (Hey~)
저 멀리 결승점 보이지 않아도 (Ho~)
오늘도 달린다 누가 날 말려줘 (Hey~)
길이 보이니까 난 그 길을 달려 달리고 또 달려도 내 선택은 (Say Ho!)


쉼 없이 달리는 내 생에 마라톤 (Hey~)
저 멀리 결승점 보이지 않아도 (Ho~)
오늘도 달린다 누가 날 말려줘 (Hey~)
길이 보이니까 난 그 길을 달려 달리고 또 달려도 내 선택은 (Say Ho!)

 


2


지난 1년 동안 저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히고 있는 것이 비염입니다.
양의도 찾아가보고, 한의도 찾아가보고, 인터넷 검색으로 이런 저런 노력도 해봤지만
거머리처럼 딱 달라붙은 이놈은 좀처럼 제 몸에서 나갈 기색이 없습니다.


숨쉬기는 불편하기만 한데
병의 원인도 알 수 없고
치료도 되지 않아서
은근히 사람의 진을 빼놓은 병이었습니다.


저희 부모님과 친하게 지내시는 동네 의사선생님에게 상담을 했더니
코에 뿌리는 약과 ‘창이자’라는 열매를 권하더군요.
코에 뿌리는 약은 효과가 없음을 알기에
창이자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창이자’라는 것이 이름은 거창한데요
어릴 적에 들판에 흔하게 피어있었던 야생 열매였습니다.
그때는 먹는 용도가 아니라 던지면 옷에 달라붙기 때문에 놀이용으로 썼던 것인데
이제 들에서 사라진 이 열매가 약재로 이용되고 있더군요.


암튼, 별로 비싸지도 않은 창이자를 끓여서 보리차처럼 마시기 시작했는데
그 효과가 의외로 좋습니다.
저는 지금 보름 정도 마시고 있는데요
코막힘이 훨씬 나아졌습니다.
그 전에는 코가 막힌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훨씬 많았는데
지금은 가끔 코막힘이 찾아오는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조그만 문제가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창이자에는 약한 독성이 있어서
너무 많이 먹거나 너무 오래 먹으면 안좋다고 하거군요.
저는 보름 정도 먹은 것이라서 너무 오래 먹은 건 아니지만
매일 보리차처럼 꿀꺽꿀꺽 마셨으니 너무 많이 먹은 편에 속해서...
어제부터 창이자 마시기를 중단했는데 당장 코막힘이 시작되더군요.
그래도 창이자를 먹기 전보다는 조금 나아진 기분은 듭니다.
얼마 동안 복용을 중단하고 상태를 조금 살펴봐야겠습니다.


혹시 비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창이자를 권해봅니다.
저도 아직 완치된 것은 아니라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별로 비싸지도 않으니 한 번 구해서 먹어보세요.

 


3


생각보다 크고 많은 밤고구마를 수확해서
주위에 나눠주고 나머지를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쪄서도 먹고, 밥에 넣어서 먹기도 하는데
감자처럼 반찬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고구마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일부는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가 아는 분의 조언으로 고구마조림을 만들어봤는데
의외로 괜찮은 반찬이 됐습니다.
감자조림보다 양도 많고 더 고소한 맛이 좋더군요.
‘착한 엄마의 밥상 비법’에서는 고구마조림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고구마는 속이 단단한 밤고구마가 좋습니다.
껍질을 벗긴 고구마를 찬물에 씻어준 후에 적당한 크기로 썰어줍니다.
감자조림을 만들 때보다는 조금 크게 썰어주는 것이 좋더군요.
썰어 놓은 고구마를 냄비에 넣고 물과 양념간장을 조금 넣어 끓여줍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조금 줄여서 고구마가 익을 때까지 더 끓여주면 됩니다.
고구마는 그 자체로 고소한 맛이 있기 때문에 간장은 조금만 넣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구마조림은 의외로 속이 든든한 반찬이 됩니다.

 


4


안녕하세요, 지난 번에 사연이 소개된 시각장애인 양병수입니다.
제가 보낸 사연이 방송으로 소개되니까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낸 사연을 다른 사람들도 듣는다고 생각하니까 긴장됩니다.


얼마 전에 자원봉사자가 바뀌었습니다.
사람이 바뀌면 며칠 동안은 민감해집니다.
그래서 바뀐 자원봉사자에게 이 방송을 읽어달라고 부탁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이전 자원봉사자와 연락이 돼서 부탁했더니 오늘 와서 읽어줬습니다.


오래간만에 비가 내려서 기분이 더 상쾌합니다.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편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집안 정리를 하고 샤워를 합니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놓고 상상의 시간을 가집니다.


오늘은 경비행기를 타고 서울을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아파트들도 보이고, 차와 사람도 보이고, 한강도 따라서 올라가봤습니다.
엄마와 나들이 나온 아이가 저를 보고 손을 흔들어 줘서 저도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새들이 무리를 지어서 비행기 옆을 지날 때는 속도를 줄였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가던 사람들이 저를 보고 두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지하철이 보이면 누가 더 빠른지 속도 경쟁도 해봤습니다.
북한산을 천천히 돌면서 등산 온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서울을 한 바퀴 돌고나면 조금 지치지만 기분은 좋아집니다.


지난 번에 노래는 어떻게 듣는지 물어보셨지요.
자원봉사자가 가사를 읽어주면 마음에 드는 노래를 기억해둡니다.
나중에 한가할 때 혼자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해서 들어봅니다.
모르는 노래가 많아서 새로운 노래를 듣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이전 자원봉사자가 바뀐 자원봉사자에게 이 방송에 대해 얘기해줬습니다.
다음부터는 제때에 방송을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방송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양병수님, 안녕하세요, 저 꼬마인형이에요.
지난 번에도 사연을 보내주셨는데 이번에 또 보내주셨네요.
와~ 정말 반가워요.
양병수님도 이제 이 방송에 한 멤버가 되는 건가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는 경비행기를 타 본적이 없는데
그거 타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요.
하늘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좋을 것 같긴 한데
비행기가 작아서 좀 무서울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한 번 타봤으면 좋겠다. 헤헤헤
나중에 또 경비행기를 타게 되면 저도 태워주실 수 있나요?
기대해도 되죠?


양병수님을 위해서 신나는 노래 하나 준비했어요.
아마도 모르는 노래이겠지만
인터넷 검색으로 한 번 들어보세요.
그리고 앞으로 자주 만나용~


크리스탈 레인이 부릅니다.
‘Super Star’

 


Super star 크게 소리를 외쳐봐
Super star 이것이 나의 music life


Say one two three 나의 목소리
Oh oh yes 나의 하모니
내가 살아 왔던 형형색색 이야기
Just feel me 나의 리듬을 깊게
feel feel it 느껴봐 yeah yeah yeah
너에게 불러줄 My story


Super star 크게 소리를 외쳐봐 (I'm a super star)
Super star 이것이 나의 music life (Oh super star)
Super star 여기 짜릿한 이 순간 (I'm a super star)
Super star 잊지 못할 나만의 stage (Oh super star)


Show show up 나만의 feeling
O O K 작은 이 무대
하루 이틀 한 달 꿈꿔왔던 Melody
Just call me 나의 이름을 크게
Call call out 우리는 Crystal rain
지친 날 깨워준 Energy


Super star 크게 소리를 외쳐봐 (I'm a super star)
Super star 이것이 나의 music life (Oh super star)
Super star 여기 짜릿한 이 순간 (I'm a super star)
Super star 잊지 못할 나만의 stage (Oh super star)


Super star~
Super star~


Super star 크게 소리를 외쳐봐 (I'm a super star)
Super star 이것이 나의 music life (Oh super star)
Super star 여기 짜릿한 이 순간 (I'm a super star)
Super star 잊지 못할 나만의 stage (Oh super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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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입니다.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밭에 콘테이너를 갖다놓고 살게 됐고요. 하하하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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