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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63회)

~들리세요? (63회)

 


1


주말에 부모님을 찾아 뵀습니다.
싱숭생숭한 일들이 많아서 머리도 식힐 겸
엄마 아빠랑 같이 식사나 하려고 내려갔던 것입니다.
복잡한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점점 심해지는 엄마의 관절염과 불면증에 신경이 쓰이고
나이가 들수록 잔소리만 늘어가는 아빠에게도 살짝 짜증이 났습니다.


적막한 시골집에서
아빠의 표현대로 나이가 이미 넘쳐버린 딸년이
아빠의 뻔한 잔소리를 매인 메뉴로 해서
엄마의 간간히 들리는 한숨 소리를 반주 삼아
조촐한 만찬을 즐기려다 화를 참지 못하고
조금 심하게 화풀이를 하고 말았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심야버스를 타고 올라오는데
라디오에서 어떤 분의 사연이 소개되더군요.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 기일인데 너무 생각이 난다고요.
“살아계실 때 잘할 걸 하는 후회가 된다”는 흔한 표현으로 마무리된 그 사연을 들으며
차창으로 비쳐지는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살갑게 자주 안부 전화를 하지는 않지만
한 두 달에 한 번씩은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나,
여행 시켜드리고 맛있는 것 사드리지는 못하지만
내려가면 엄마랑 목욕도 같이 가고 아빠 좋아하는 술도 사가는 나,
듬직한 사위와 귀여운 손자를 안겨드리지는 못했지만
아직도 귀여운 막내딸로 애써 애교를 부리는 나,
해가 갈수록 시름이 많아지는 부모님에게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지만
내 시름을 안겨드리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는 나.


차창에 비친 제 자신에게 한 마디 했습니다.
“한지은, 너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야.”

 


오늘 방송은 한지은님의 사연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사연을 읽으면서 제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저도 제 자신에게 한 마디 했습니다.
“성민아, 너도 지금 최선을 다고 있는 거야.”


푸른 하늘의 ‘겨울 바다’ 듣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9_ttXgcMRY


겨울 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보자
스치는 바람 불면 너의 슬픔~ 같이~하자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
허탈한 마음으로 하늘을 보라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겨울 바다로 그대와 달려가고파
파도가 숨 쉬는 곳에~
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넘치는 기쁨을 안고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
허탈한 마음으로 하늘을 보라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겨울 바다로 그대와 달려가고파
파도가 숨 쉬는 곳에~
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넘치는 기쁨을 안고


겨울바다로 그대와 달려가고파
파도가 숨 쉬는 곳에~
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넘치는 기쁨을 안고


겨울바다로 그대와 달려가고파
파도가 숨 쉬는 곳에~
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넘치는 기쁨을 안고

 


2


자주 내리는 비 때문에 근심 어린 마음으로
겨울 작물들 수확이 한창인데요
브로콜리를 재배하시는 분이 브로콜리를 갖다 주셨습니다.
어머니가 싱싱한 브로콜리로 셀러드를 만들어주셨는데
그 맛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착한 엄마의 밥상 비법’은 초간단 브로콜리 셀러드로 하겠습니다.
이건 뭐 비법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만
저는 일일이 물어봐야 했습니다.


먼저 브로콜리를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로 마디마디 자라줍니다.
냄비에 물을 넣고 끓으면 소금을 살짝 넣고 브로콜리를 넣어줍니다.
수저로 한 번 저어준 후에 1분 정도 데치면 브로콜리가 살짝 떠오르는데 그때 불을 꺼줍니다.
데친 브로콜리를 찬물에 헹군 후 물기가 빠지면
마요네즈나 드레싱으로 버무려 주면 상큼한 브로콜리 셀러드가 완성됩니다.


저희 어머니는 여기에 한 가지 마법을 더 부렸는데요
땅콩과 참깨를 살짝 복은 후에
분쇄기로 갈아준 가루를 뿌려주는 겁니다.
그러면 상큼하고 고소한 브로콜리 셀러드가 된답니다.


제철 채소는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으니
브로콜리 많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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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입니다.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밭에 콘테이너를 갖다놓고 살게 됐고요. 하하하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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