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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현실

중앙입양원 원장님께

 

안녕하세요. 신언항 원장님. 원장님이 4월 3일 동아일보에 기고하신 글을 읽고 하고 싶은 말들이 떠올라 이렇게 컴퓨터 자판을 두드립니다.

 

원장님이 8년 전 입양한 막내가 12살이라고 하니 당시 4살인 연장아를 입양하신 것으로 알아도 되는지요. 사실 필자도 8년 전 그러니까 2006년 세상에 태어난 지 45일 된 아이를 입양을 했고, 그 아이는 지금 8살이 되었습니다.

 

필자는 두 명의 아이를 입양을 했는데 첫째 아이는 일가창립을 한 상태에서 입양을 했고, 둘째 아이는 호적이 있는 아이를 입양을 했습니다. 필자는 첫째나 둘째 모두 친생부는 모르지만 친생모는 확인 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원장님의 막내보다는 상황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필자와 같이 입양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원하면 친생모나 친생부를 만나게 하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친생부모를 만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원장님도 아실 것입니다.

 

필자는 원장님이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지 조금은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아이의 친생부모의 기록은 어딘가에는 남겨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입양법은 손을 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입니다. 그래서 원장님의 기고 글에서 한 가지만 지적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원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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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입양시키기 위해서는 가정법원에 가족관계등록부를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아이의 출생신고서가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출생등록제가 미혼모들의 영아 유기를 부추긴다”고 비판하고 있다. 출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미혼모들이 오히려 몰래 아이를 버리는 쪽을 택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입양특례법이 개정되기 전에도 영아 유기 행위는 있어 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9년 52명이던 것이 2010년엔 69명, 2011년 127명. 2012년 139명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필자는 아이를 버리는 일이 늘어나는 것이 법 개정의 문제라기보다는 부모들의 무책임, 아동 보호시설에 대한 홍보 부족 등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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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항 원장님. 원장님이 말씀하신 경찰청 통계를 보시면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2010년에 69명이던 것이 2011년에 들어서 127명으로 늘었습니다. 도대체 2010년과 2011년에 어떤 일이 있었기 때문에 부모에 의해서 강제로 부모와 떨어지는 아이들이 늘었을 까요? 원장님 도대체 2010년에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기에 부모에 의해서 자신을 낳은 부모와 강제로 멀어진 아이들의 수가 2배나 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필자도 그 원인을 모릅니다. 단지 예측은 할 수 있는데 필자의 예측이 모두 맞는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있기에 원장님도 한 번 생각해보시라고 씁니다.

 

2011년에 필자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입양홍보회에서는 각 시설에 있던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어 TV에 방영하려고 했었습니다. 당시 입양기관마다 아이들이 포화 상태기 때문에 어떻게든 아이들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시 많은 입양 부모들이 걱정하던 때였습니다.

 

시설에 먼저 입소한 아이가 입양을 가야 다음 아이를 받을 수 있는 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입양 시설에서도 아이를 받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공공연하게 들리던 때였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영상이 아동 매매와 뭐가 다르냐는 분들의 강한 주장에 결국 더 이상 이 영상은 TV에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TV에 어린 아이들이 소개되는 것은 아이들의 인권에 치명적이라고 판단한 국가인권위원회는 TV 이 후에도 입양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하더니 2013년이 되도록 입양에 관한 어떠한 입장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필자는 아이들이 부모에 의해서 강제로 부모와 이별하게 되는 것이 원장님의 표현대로 부모의 무책임, 아동 보호시설에 대한 홍보 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있는 벼랑 끝에 내 몰린 부모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우리 사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어린 부모들에게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2010년에서 2011년 왜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과 강제로 멀어지는 수가 2배나 늘었을까요? 그리고 그 수가 왜 줄어들기보다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일까요? 아직도 그 이유가 부모의 무책임과 아동 보호 시설의 홍보 부족으로만 보십니까?

 

참, 전 여성가족부에서 입양을 다루기 보다는 현재와 같이 보건복지부에서 입양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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