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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터울림 (7) 2008/10/22

터울림

from 너에게독백 2008/10/22 01:37
*어영차 청청 해방세상 들레 에 관련된글

토요일, 터울림에 가을 굿판에 가 놀았다. 풍물은 이리저리 스칠때마다 내 흥을 돋워줬지만 이렇게 재미있게 논 큰판은 처음인것 같다. 왕년에 풍물좀 하셨다는 녀석의 설명을 양념삼아 보니 보이는것도 더 많다. 이 나라에는 축제,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어떤 정신 , 집단 무의식의   발현으로서의 축제는 없어진것인가 하고 다른 나라 축제 같은걸 보면서 생각한적 있었는데. 있구나 싶더라. 내가 안보고 있었던 거지. (어디 바다마을에서 한다는 굿판 한번 구경가야겠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애초에 없고 보여주기와 들려주기가 아니라 어울림. 경계를 타고 넘으면서 들어온 무리들을 위에서 보고 있자니 한편의 연극같다. 집단적으로 놀지만 개체들 하나하나가 객석 쪽에 있을때보다 마당안으로 들어가 흔들릴 때 더 도드라져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악기를 두드리는 사람이건 악기 없이 손을 흔들고 무릎을 굽히며 춤추는 사람이건 그 표정이 엑스터시 상태다.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며 아름답게 웃는다. 나누어준 조중동을 박박 찢어 술을 만들어 손에들고 방방 춤을추니 굿판이 무르익는구나. 얼쑤. 백면의 샤먼들! 

나는 춤이 두렵고, 음악으로 리듬으로 나를 표현하는게 아직도 어색하고 의식되는데, 같이 뛰고 놀자니 그런것들이 점점 허물어진다. 공으로 얻어먹은 막걸리 덕인지, 이 몰아가는 리듬덕인지 그들의 웃음덕인지. 특히 기다란 대나무를 손에 하나씩 들고 사락사락 사사사 움직이니 원시의 어떤 제의를 하고 있는 기분이 난다. 까만 하늘에서 저 빈공간에서 각각의 사람에 손에 의해 세워진 대나무들이 마주치면서 소리를 내고 하늘의 모양을 만드는 것을 처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스스로를 표현할줄 아는것 그리고 그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닿는것 이것 참 좋은 능력이구나. 몸이 마음이랑 하나가 되어 흔들리는것, 작은 태 , 작은 손짓, 표정으로 전한다는거 이런거구나. 소위 선생님이라는 사람들이 북춤 소고춤 설장구를 보여줄 때 참으로 부러웠다.  그리고 굿판을 준비했던 잔차가 나한테도 어색해하지 않고 잘놀더라 해주어서 참 좋더라.


*한가지 보면서 좀 걸렸던게 있다. MB정권 비판하는 내용으로 극같은게 있었는데.. 천심이와 민심이 남녀의 사랑에 빗대어서 만든 내용이었다. 천심이라는 남자와 민심이라는 여자의 사랑에 에무비(MB)라는 남자가 끼어서 방해를 하니 민심이와 천심이랑 헤어졌다 다시 만난다 뭐이런 내용이었는데... 아직도 이런 비유를 쓰다니 좀 구리다 싶더라. 이성애적 비유도 비유고..우리가 지켜야할 민심이는 여성으로 비유되고 대상화되고, 결국 주체는 남성인..남성 화자가 만들었을법한 구태의연한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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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2 01:37 2008/10/22 0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