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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민주주의는 멀어져간다?

 

민주노동당 요즘 개판이다. 특히, 당대표 결선 투표는 민주노동당의 껍데기를 벗긴 아주 '훌륭한' 사건이다. 민주주의의 원칙, 당의 강령 정신 뿐만 아니라 정치공학적인 선거전략, 그 어느 것에 비추어 보아도 당대표 결선 투표는 0점도 못된다. 그리고, 이 점을 투명하게 잘 보여준다. 그래서 무척 '훌륭한' 사건이다.

 

민주주의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룰'이다. 규범이다. 해서는 안되는 일과 해도 되는 일을 구별해주는 규범 말이다. 그 규범은 한편으로는 구성원들의 정치적 참여를 평.등.하.게.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조승수를 떨어뜨리고 문성현을 대표로 만들고자 하는 이들은 민주주의, 정치적 참여의 권리 따위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다. 그냥 경쟁과 승리, 그리고 그 승리의 과실만을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의 철학에서는 과정의 적절성, 적합성에 대한 고찰이 없다. 그러니 평소 하는 짓도 모두 그러기 마련이다.

 

 

민주노동당의 민주주의는 어디 골방에 쳐박혔는지, 당을 떠나려고 짐싸고 있는지 활발한 활동이 없다. 지역에서도 골때리는 일이 벌어졌다. 내가 속한 서대문구위원회에서 2월 11일(토)에 지역위 정기대의원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규약 상 회계감사를 선출하겠단다. 그런데, 선거공고도 하지 않고 말이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두 가지,

 

지역위 게시판에 올린, 이 글 맨 아래 옮겨놓은 나의 글을 읽고 사무국장이란 자가 선거일정을 다시 잡도록 하겠다면서 한다는 말이, "통상적으로 진행되어왔던 절차"로만 생각했다는 것이다. 솔직하지만 엄청난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내가 아는 바로는 선거공고도 하지 않고 회계감사를 선출한 적은 없다. 내가 모르는 시절이라면 문성현 따위나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자들이 서대문을 장악한 이후이다.

 

또 하나 깨닫고 경악한 바가 있다. 대의원대회 몇일 전인 어제 내가 문제제기 하기 전까지 어느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물론, 어제의 어제에 몇몇 지역위 당원들에게 얘기했을 때 그들은 공감을 하였다. 하지만, 지역위를 멀리하다 이제 다시 돌아오는 처지인 나보다, 지역위 돌아가는 꼴을 잘 알고 있는 당원들까지도 회계감사 선출 과정이 심각하다고 판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한편으로 더 끔찍한 상황이다.

 

 

민주노동당은 절차의 엄격함을 지키려고 무척 애쓰는 정당이었다. 지역위(예전엔 지부, 지구당)에서 절차 상 오류 때문에 서로 많이들 다투었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다듬어왔다. 완벽한 절차를 지킨 적은 없을 지 몰라도 서로들 따져가며 보완하곤 했다. 그런데, 이러하였던 '민주노동당의 정치 문화'가 사라져간다.

 

무엇이 당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지역에서도 힘들어도 당의 이념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당원들 많다. 그런데 이들조차도 민주노동당의 정치 문화와 친하지 않게 되었다. 아무래도 새로운 정치 문화가 민주노동당의 잠식하고 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경쟁과 승리, 독식과 독선의 달콤함'

'이것들을 맛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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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대회(2/11)에서 회계감사 선출 불가](2/8)

 


2월 3일에 2006년 서대문구위원회 정기대의원대회 소집공고가 있었습니다.
2월 11일(토)에 있는 이번 정기대의원대회 안건 중에 <회계감사 선출의 건>이 있더군요.

 

그런데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회계감사를 선출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변, 선.거.공.고.조차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대문구위원회 규약 제33조(회계감사) 제3호에서
"회계감사는 대의원의대회에서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출'입니다.


선출을 하려면 <선거공고-후보등록-선거운동>의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대의원대회의 안건으로 올라와 있는 <회계감사 선출의 건>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안건으로서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회계감사 선출은 간접선거(대의원대회)이기 때문에
당원명부를 확정한다거나 하는 절차는 필요가 없습니다.
즉, 선거권과 관련한 절차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거에서는 피선거권이라는 당원의 중요한 권리가 행사되어야 합니다.
선거공고와 후보등록의 과정이 없다면 당원들의 피선거권은 제한이 됩니다.

 

서대문구위원회의 선거관리 규정 제3조(적용)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 직선에 의해 선출되는" 선거에 적용하도록 하고 있어,
회계감사 선출과 관련한 선거 규정이 없습니다.


이는 규정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회계감사 선출과 관련한 규정이 없다면 일반적인 선거규정을 적용하여,

(1) 운영위원회의 선거일정 확정(대의원대회와 연동하여-회계감사는 대의원대회에서 선출)
(2)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공고
(3) 후보등록
(4) 선거운동(간선이므로 기간이 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함)
(5)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투표도 당연히 선관위가 진행)
(6) 선거결과 공지

의 과정을 밟아야 합니다.


회계감사는 운영위원회와 위원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집행기관 및 책임자에 대한 견제는 민주주의의 기본입니다.
그래서, 간접선거라 하더라도 회계감사를 선출하는 과정은
전 당원이 알고 있어야 하고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거권이 없는 당원들도 여론을 통해서 선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부디, 운영위원회를 다시 열어서 선거 일정을 제대로 확정해 주시길 바라며,
이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선거공고 등의 선거 사무를 집행해 주시길 바랍니다.

 

[사무국장의 답글]

 

문성준 당원의 지적 잘 봤습니다. 미처 이 부분과 관련해서 통상적으로 진행되어왔던 절차라고만 생각한 나머지 피선거권의 문제라던지 간접선거 방식에 대해서 고민을 못한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대의원대회때 대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회계감사 선거일정을 조절하려고 합니다.(3월 대의원대회 예정)
앞으로도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당원여러분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