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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왔다.

11월 24일 민주노동당에서는 인사가 있었다.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부임되었다.

 

윤영상 부의장은 전 평화군축운동본부장을 역임했고

정책위원으로도 활동을 한 사람이다.

마산의 주대환 위원장을 중앙정치의 정책위 의장으로 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주의장을 두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10년만의 복권'을 이루는 데 기여했던 것이다.

 

지난 6월, 의장이 선출된 초기에는

당헌에 따라 새롭게 구성해야 할 정책위 조직체계와 운영, 사업에 대한 구상을

주의장과 나누었던 사람이다.

기존의 정책위원회 상근 멤버들과도 이런 구상을 나누기도 했다.

 

나는 6월에 윤영상 부의장에게 요구한 바가 있다.

정책위에서 자리를 잡으라고. 어떤 자리든.

윤영상 부의장은 내게는 두 가지 이유로 정책위에서 자리를 갖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나는, 자기 일신 상의 이유였다. 먹고 사는 문제를 포함해서 자기 개인의 계획이 있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측근을 데려오는 모양새가 주의장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주의장을 깊이 배려했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선출직이다.

선출되었다는 것은 자신의 구상대로 2년을 책임지겠다는 뜻이고,

자기와 뜻이 맞는 몇몇을 데리고 와서 일을 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자리를 뜰 때 함께 나가면 된다.

이를 두고 보통 '정무직'이라고 한다.

 

그때, 윤영상 부의장이 정책위 '정무직'으로서 주의장과 호흡을 맞추리라고 기대했었지만 좌절되었다.

좌절은 여름에 한 번 더 있었다.

어느날 주의장이 소위 정책위 기존 상근자들을 모았다. 그자리에 이실장은 없었다.

윤영상을 부의장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고 했다.

그자리에서 이를 두고 우려를 표한 사람을 없었다.

다만, 역할을 잘 주자고만 덧붙였다.

나는 장난삼아 거한 식사 한번 사주시면 아무소리 안하겠다고 했다.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니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별 눈치없는 나는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왜 아무말 없지? 거한 식사값을 댈 자금이 없으신감?

시간이 좀 지난 후 알게 되었는데,

정책위의 터줏대감 이실장이 반대 혹은 그 비스무레한 의견을 주의장에게 던졌단다.

그래서 좌절되었단다.

이실장은 반대 한 적 없단다. 약간 고려해야 할 게 있다고 했을 뿐.

 

그리고 시간은 지나갔다.

정책위 기능이 원만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정책기획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정책기획력을 올리기 위해 정책위의 여러 사람들이 고생 좀 했다.

고생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차츰 기획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고생한 사람들이 윤영상을 부의장으로 데려오자고 의견을 모았다.

간언으로 주의장의 의지도 확인했고 이실장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문제가 생겼다.

윤영상 아찌가 안오겠다고 버티더란다.

난 문득, 어차피 올거면서 퉁기기는... 생각이 들었다.

김실장의 노력으로 윤영상 아찌는 부의장을 수락했다.

김실장의 노력이란, 윤영상의 의지를 돌린 게 아니라본다.

윤영상을 달랜 노력이다.

 

그래서, 결국 5개월 전에 왔어야 할 사람이 이제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