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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붙이고싶다

오랜만에 술을 마셨고

키보드의 속도를 의식적으로 조정하는 걸로 봐서 좀 많이 마신 것같다.

 

나는 요즘 내가 한심하다.

나는 어느 순간 나의 말과 나의 문장을 이 곳에 털어놓지 않는다.

누군가 훔쳐갈까봐 걱정한다.

 

오래 전에 이 곳은 나에게 가장 편안한 곳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정리된 말을 쏟았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행동반경이 좁아지면서

나는 어쩔 수없이 나의 문제에 코를 박고 살았다.

그리고 그렇게 코를 박고 있는 문제들을

영화로 만들었고 또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을 거치면서

존경하는 선배가 '독립다큐의 연성화'라는 말을 꺼냈다.

나는 그 단어가 곧바로 나의 영화에 향해있다는 것을 알았다.

쑥스럽고 불안하지만 어쨌든 그것이 지금 내가 선 자리이다.

나는 올해에 꼭 내 영화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 영화를 가지고 부산에 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결혼과 출산과 육아라는

한동안은 내 인생의 늪이라고 생각했던

그리고 지금은 나에게 비타민이 된다고 느끼는

내 시간을 정리할 것이다.

 

그래, 이 시간만 지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면 알수록

카피하면 카피할수록 신나는 그런 일,

그런 일을 시작할 테다.

 

단어 하나와, 대화 하나를 복제하는 나의 스토커도

지금은 밉지만

아마도 그 때가 되면

나도 그 스토커를 반가워할 것이다.

 

....................

그런데

지금은 너무 피곤하다.

조용히 머리를 숙이고

결과물로만 이야기를 해야만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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