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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일

하루님의 [날벼락] 에 관련된 글.

 

어린이집에 앵두의 결석일 분 148,280원, 하돌의 결석일 분 48,160원을 입금한 후 글을 쓴다.

하루는 인증서가 있는 USB를 안 가져와서

또 하루는 청구서를 안 가져와서 입금을 계속 못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이런 저런 불만들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재원 말처럼 심장병 수술을 할 만큼 큰 돈은 아니지만

이 돈이면 소니의 PC계열 캠코더 한 대는 살 수 있다.

최근 미디어교육을 하는데 교육용 캠코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라서

이런 식의 연관을 짓다 보니 말 그대로 배가 아프다.

 

물론 우리가 잘못한 건 사실이지만 그게 100% 우리 잘못인가?

과정에서의 사소한 일들이 자꾸 마음을 괴롭혔다.

일단 처음 통고를 받던 날 이게 뭔가요? 하고 물었더니

원장선생님이 "어린이집에서 먼저 낸 거 돌려주시는 거예요" 라고 말했고

주임선생님이 "아버님께 말씀드렸는데 못 들으셨어요?" 했다.

짐도 많았고 비도 왔기 때문에 일단 아기들을 챙겨서 공부방으로 왔다.

와서 하돌과 앵두의 연락장들을 살펴보니 둘 다 14일 출석한 걸로 되어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청구한 영수증을 보면 하돌은 12일분, 앵두는 11일분이다.

이상해서 물어보니 하돌네는 아이들이 직접 도장을 찍는 거기 때문에 잘못 찍을 수도 있다고 한다.

 

내 입장에서는 앵두네 담임이 한 번 연수를 가시느라 연락장을 안 쓴 날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그게 8월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만약 하돌의 연락장이 맞는다면 앵두의 출석일은 15일이 되고 그럼 148,280원을 안내도 된다.

집에 와서 하돌과 앵두의 연락장을 펴놓은 후 하늘의 일기장을 살펴보았다.

우리가 결석한 날 수가 맞는지 왜 결석을 했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싶어서.

 

결과적으로 하늘의 일기가 재밌다는 것 말고 알아낸 건 없다.

내 기억으로는 앵두만 어린이집에 간 적은 없었던 것같은데

왜 하돌과 앵두의 출석일 수가 다른지 여전히 의문이다.

다만 한 가지 서운한 건 어린이집에서는 왜 이런 사항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냐는 거다.

작년에 집에서 앵두를 키우고 있을 때 하늘이 방학을 하자 하돌도 자주 빠지게 되었다.

하늘과 앵두가 집에 있으니 하돌 또한 어린이집에 가고 싶지 않은 거다.

그러던 어느 날, 하돌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러다 출석일수 15일이 안되면 보육료 지원금을 다시 돌려줘야하기 때문에

15일은 신경써서 지켜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래서 하돌은 다시 어린이집을 열심히 다녔고 작년 방학은 그렇게 잘 넘어갔다.

 

내가 당황했던 건 올해에는 그런 배려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는 내가 일을 시작한 해라 하늘이 방학을 했다고 해서

하돌이나 앵두가 어린이집을 빠질 일은 없었다.

앵두와 하돌의 수족구, 아버지의 제사, 그리고 가족 여행 정도였다.

앵두가 먼저, 하돌이 나중에 수족구가 왔던 것이 등원일수를 지키지 못한 가장 큰 이유이다.

 

아이들의 연락장만으로는 출결일수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출석일수가 모자라는 것에 대해서 미리 주의 좀 주면 안되는 건가?

또한 앵두의 1일에 대해서, 수족구 판정을 받던 날 그 1일에  대해서 얘기했다.

전화로 통고를 하면 결석이겠지만 직접 찾아가서 말을 하면 조퇴가 되서 출석처리 된다. 

그런데 그 날, 전염병에 걸린 앵두와, 걸렸을지도 모르는 하돌을 문 밖에 두고서

내가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그 날만 출석처리됐더라도 출석일수는 15일이 되는 거다.

여지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너무 한 거 아닌가? 그렇게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 그럴 때에는 아이를 직접 데려와서 선생님께 대면을 시켰어야죠" 한다.

그래서 내가 "다른 아이들한테 병이 옮을지도 몰라서 밖에 두고 온 거 아닌가요?"라고 했더니

"그럼 담임선생님이 밖으로 나가셔서 아이들 상태를 확인했어야죠" 한다.

 

나는 화가 나서

"그걸 이제 말씀하시면 어떻게 하나요?

그런 사항에 대해서 선생님들께서 아셨다면 

선생님들께서 그렇게 하셨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했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주임선생님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시면서

다른 선생님들께 주의를 주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뭐하냐고요...돈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 책임소재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금요일 저녁, 다시 공부방에 와서 결국 돈을 다 내게 되었다고 하니

공부방 선생님이 위로를 해주셨다. 이렇게.

"비싼 병 앓았다고 생각해요. 애들 건강하고 잘 자라고 있으니까 그거면 됐다 그래야지 뭐"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려 했으나 토요일, 일요일 문득문득 생각이 나니까 속이 상했다.

 

도대체 이런 식의 철저함(?)이라는 게 무엇을 위한 걸까?

결국 하돌의 담임과 앵두의 담임이 원장한테 혼나는 결과만 초래될지도 모르는 거다.

아마도 이 어린이집은 원칙을 정확히 지키는 스스로들에 대해서 만족해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 원칙이라는 게 무엇을 위한 건지 한 번 물어볼 일이다.

특히나 원칙이라는 것이 정확히 지켜지기 위해서는

사소한 차이들이나 돌발상황에  대해서 정확히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날 수족구 판정을 받던 그날, 그 날  하루가 결석 처리 된 것이 나만의 잘못인가?

그날 하루 때문에 20만원 돈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이 올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그런데 그 사소한 무관심과 배려없는 원칙이 아까운 20만원을 날리게 했다.

 

어쨌든 나는 전염병에 의한 휴원에 대해서 관악구청에 문의는 할 생각이다.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를 하진 않을 거다.

그 화살이 앵두와 하돌의 담임에게로 가기 때문이다.

아이들 돌보느라 힘든 선생님들이 출석일수 체크 못한 것 때문에 혼이 난다면

내 마음은 두고두고 불편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출석일수 체크를 못한 선생님들 잘못이라기 보다는

소명의 기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15일 미달! 이라고 평가하고

일사천리로 일처리를 한 게 문제라고 본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병가에 대해서 예외적용없는 보육지원이 문제다.

아이가 전염병에 걸리면 부모는 꼼짝없이 집에 있어야한다.

그러면 그집 부모는 아이 보느라 출근 못하고

또 어린이집 못 보내느라 지원금을 돌려줘야하는 거다.

뭐 이런 이상한 경우가 다 있냐고.....

 

아무튼....정말 실망이다.

이런 저런 것들이 다 실망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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