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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로 낙관하기

평발님의 [] 에 관련된 글.

하늘, 하돌과 함께 열렬하게 기다리던 <홍길동>이 끝나버렸다.

수요일,마지막회를 보는데 하돌이는 시작할 때부터 계속

"홍길동, 죽어 안죽어?" 하고 몇번이나 물었다.

결국 하늘, 하돌은 홍길동이 안죽은 것으로 안다.

고층빌딩에 서있는 홍길동의 모습과

'지금도 홍길동은 어디선가 세상을 노려보고 있다'라는

스님의 말에 힘입어 홍길동은 안 죽었다고 생각한다.

 

어제 스페셜을 보는데 명장면 베스트5에 마지막 회는 안나왔다.

불화살이 날아오고 그 불화살이 별똥별같다면서 소원을 빌자는 이녹,

그리고 폐허가 된 산채까지 <홍길동>의 마지막회는 너무나 멋지고

또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수적 우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처절하게 죽어간 연씨처럼

말녀도, 이녹도,길동도 그렇게 죽어갔으리라.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상상하도록,

상상할 수 없는 하돌과 하늘은 홍길동이 안죽었다고 믿게끔

그렇게 마무리를 해준 홍자매에게 감사를.

홍자매중 한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누구랑 이름이 똑같아서 마음이 더 많이 간다.^^

그 사람도 방송작가였기 때문에 더 그렇다 ^^

 

어제 스페셜에서 강명석은

주인공들의 죽음은 요즘 20대들의 허무주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가 끝난 후 멋진 엔딩이라고 생각하고

어쩔 수없는 엔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연씨처럼 죽었을 국사시간에 배웠던 수많은 민란의 주인공들을 떠올렸다.

암매장되거나 토막나 버려진 시신들이 여기저기 출몰하는 이 때에

쓸쓸하고 처참한 죽음이라는 게 너무 흔해진 요즘,

드라마에서까지 죽음의 실체가 상상되니까 좀 괴로웠다



나는 기본적으로 세상에 대해서 희망을 가지려 노력한다.

'빨간볼펜으로 이름쓰기'나 '문지방 밟기 '처럼

어린시절부터 무수히 많이 들어왔던 금지사항에 대해서

가능하면 지키려고 해오던 것처럼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혹은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닐까?'와 같은 생각은

절대 안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내가 세상에 대해서 절망이 아닌 희망을 가지는 것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밝게 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너무나 절망스럽다.

 

4모작을 하던 필리핀이 이제는 쌀부족으로 식사량줄이기 운동을 하고 있다는데

그것이 우리의 미래가 아니라고 장담하기는 힘든 것이다.

돈많은 인간들이 정부요직을 차지하고

돈많은 인간들이 대놓고 돈의 힘을 찬양하는 이 시대에

나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실낱같은 희망과 노력이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밝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왜 홍길동은 세상을 노려보기만 하고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지만

홍길동이 바라는 세상이 원형 그대로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그 전 욍보다는 살짝 나은 사람이 왕이 되었고

(항상 이런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세상이 느리게 조금씩 변해가고

또 변해왔다는 것을 믿는다.

 

의지로 낙관하는것.

애써 낙관하고 사람들을 믿는것.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단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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