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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2/10
- 초록비
1. 하은 졸업식
아이들은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예쁠까.
뜨거운 눈물 흘리는 하은을 보며 너는 잘 가고 있구나,
너에게 있는 그 친구들을 나는 한 번도 갖지 못했구나 생각하며
좋고 또 아쉬웠다
2. 촬영
양쪽으로 넓은 들판이 있고
농로가운데를 간다.
확트인 앞에는 멀리 초피산이 보인다.
가는 길 양 옆으로 새들이 날아오른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한 두 번째 시도.
일주일 전에는 웬일로 새가 한 마리도 없었음.
알고보니 AI 때문에 바로 전날 방역을 했다고 함.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어제는 새들이 많았다.
촬영감독이랑 몇번이나 왔다갔다 하는데
새들이 안 날아간다.
결국 포기.
스펙터클에 대해서 촬영감독이랑 오래 이야기를 나눔.
극영화베이스의 촬영감독은 요즘 화면 뒤에 누가 있는가를 생각하는 단계인 것같다.
내가 설명하는 몇가지 구도에 대해서 좀 느끼하다는 것을 솔직히 말했고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200프로 이해했다.
나도 과거에 고민했던 문제이다.
하지만 나는 요즘 스펙터클에 빠져있다.
찍는 자, 혹은 찍는 자리의 윤리와 작위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촬영감독의 고민이
지금은 내 것이 아니다.
내가 떠나온 자리에 네가 있는 건지 그래서 나중에 너도 내 나이가 되면 나처럼 되어있을지
아니면 너와 내가 서로 다른 계통발생을 겪는 건지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찍고싶은 장면이 있다는 것.
거기에 대해서 이해해주는 촬영감독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다.
1998년부터 내게는 오랫동안 나의 마음을 그대로 찍어주는 촬영감독이 있었다.
일본에서 촬영을 전공한 그는, 그런데 주관이 강했다.
그는 내게 남편과의 결혼을 권유했고 그래서 지금도 정기적으로 교류중.
그런데 선배와는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
그는 이해하는 게 아니라 "니가 그렇다면...."이라고 하지만 좀 한심해하는 느낌.
작년부터 함께하는 현재의 촬영감독 또한 딱 내맘 같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평등하게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좀 낫다.
평등에 대한 느낌이 나만의 것일 수도 있다.
최대한 존중하면서 나의 뜻을 관철시키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
3. 초록비
샤이니의 초록비.
강남중학교 3학년 졸업생들이 직접 고르고 직접 준비한 노래.
가사 참 좋다.
잘 살아라 애들아...
시계 소리에 눈을 뜨면 새롭지만
같은 하루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매일 가던 대로 향했지
하지만 저기 내가 가보지 못한
너무 크고 높아 상상조차 못해본
저 벽을 넘어 더 가보고 싶어
조금 떨리는 맘은 감추고
그냥 네 손만 꼭 잡고
달리고 싶어라
막 쏟아지는 초록비 속에
우린 더 싱그러워져
늘 아이 같던 철없기만 했던
내가 더 커버린 건 나를 믿어준
네 눈빛 하나 한 번의 미소
그걸로 충분했다고
바람이 말해주는 얘기
세상은 더 거칠다며
하지만 이대로라면
왠지 괜찮을 것만 같아
내 머릿속에 넘치는 질문들에
누가 답해줄까
한없이 기다리지만
그 답을 찾는 건 나였다는 걸
조금 떨리는 맘은 감추고
그냥 네 손만 꼭 잡고
달리고 싶어라
막 쏟아지는 초록비 속에
우린 더 싱그러워져
늘 아이 같던 철없기만 했던 내가
더 커버린 건 나를 믿어준
네 눈빛 하나 한 번의 미소
그걸로 충분했다고
가던 길이 틀려 혹은 막혀있어
멈춰 설 때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그 길을 넘어서는
그 순간 어떤 얼굴로 서 있을까
조금 떨리는 맘은 감추고
그냥 네 손만
꼭 잡고 달리고 싶어라
막 쏟아지는 초록비 속에
우린 더 싱그러워져
늘 아이 같던 철없기만 했던 내가
더 커버린 건 나를 믿어준
네 눈빛 하나 한 번의 미소
그걸로 충분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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