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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명랑한 밤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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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7
    나의 로맨스는(4)
    하루

나의 로맨스는

"앞으로 펼쳐질 당신의 로맨스는

이제까지보다 훨씬 멋진 것이 될 것입니다"

포츈쿠키는 나를 너무 잘 알아주는 것같다. ^^

 

요즘 불쑥불쑥 화가 난다.

버릇처럼 옛날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옛날 블로그를 찾아간다.

내가 이렇게 새로운 블로그를 갖게 된 것에도 가끔은 분노가 치민다.

내가 왜 내 블로그를 찾지 못하고 이렇게 피해야하는지,

하늘이나 하돌이가 궁여지책으로 잠깐 머무를 학교나 어린이집을 찾아야하는 것도

생각해보면 무진장 화가 나는 일이다.

 

작년 가을, 그들은 100% 고용승계를 주장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문제삼았지만

00재단 시설에 '시립화' 오는가 )

작년 12월, 100% 고용승계를 인정하자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단다.

원래부터 그들은 자신들의 재산(?)을 넘길 마음이 없었던 거다.

그래, 몇 백번 되뇌였던 것처럼

가진자들은 절대로, 순순히 자신의 것들을 내어주지 않는다.

자신의 것들이 아니었던 것들에도 욕심을 내고 그렇게 욕심이 목구멍까지 차있다.

나의 생활과 운명이 그런 인간들의 행태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신기.

영향을 받는다는지 좌우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현재의 내 시간을 깎아내리는 것같아 불쾌하다.

그래, 난 지금 나의 시간을 즐기고 있을 따름

 

최근 나는 한 결심을 했다.

하늘과 하돌의 어린이집이 문을 닫는다.(이것도 다 그 죽일놈의 신자유주의때문!!)

하늘은 어차피 학교를 가야하니 별 영향을 받지 않지만

하돌은 어린이집을 새로 구해야했다.

지난주 토요일엔 하돌 어린이집의 오리엔테이션에 갔다.

 

 



난 귀가 얇다. 의지도 굳세지 못하다. 눈치도 심하게 보는 편이다.

하돌은 15명 정원의 그 반의 유일한 신입생이다.

작년부터 공고한 친목을 자랑하는 보호자들 틈에서 사전교양을 받았다.

씩씩이어린이집에서는 당연했던 일상이 새 어린이집에서는 특별활동이다.

국악(말하자면 풍물), 닥터레고, 영어가 특별활동이고 27,000원을 더 내야한단다.

갑자기 한 엄마가 말한다.

풍물이 리듬감 키우려고 하는 건 알겠는데 그거 대신 한글깨침이 같은 거 해요.

다행히 다른 엄마가 말한다.

"월령차가 많이 나서 전체 학습으로 하기는 힘들걸요"

 

이제사 깨닫는 건 그동안 난 너무 쉽게 살아왔다는 것.

씩씩이에서는 모든 것이 자유로웠다.

그러나 그 곳을 떠나온 지금, 이제 모든 것은 주장하고 조율하고 싸워야하는 것들.

하돌이 그 자체로 즐거워했던 풍물이

어떤 부모들에게는 '리듬감을 익히기 위한' 목적의식적인 과정일 뿐이다.

씩씩이에서는 주변 도구들로 채웠던 미술시간이

이 어린이집에서는 1년에 25,000원의 교재비를 내야 누릴 수 있다.

 

돌아와서 며칠을 우울하게 보내다 뜻밖의 사건에서 투지를 불태우다.

유승준 이야기 끝에 한 네티즌이 말한다.

"더 큰 거짓말을 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떳떳한 세상에서 그 죄는 죄가 아님"

MB의 영향력은 이렇게나 크다.

그는 일상의 사소한, 혹은 사소하지도 않을 수 있는 죄들에 대해서

면죄부를 준다. 더 큰 죄를 진 내가 떳떳하니 당신들, 평안하시라~

 

귀 얇고 분위기에 휩쓸리는 나, 결심한다.

이렇게 죄가 죄가 아닐 수도 있는 세상에서

분위기 살피며 눈치보며 휩쓸리지 말아라.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힘이 더 들 수도 있겠지만

소수라서, 가끔은 혼자라는 이유로 눈치보며 넘어가지 말아라.

세상의 흐름은 이전보다 더 거세게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그래서 결심한다.

마음을 굳게 먹고

할 말을 해야 한다고.

그렇게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내 1년은 더 충실하고 더 치열해야할 것같다.

결심. 잊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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