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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감독님과 하늘과 같이 있었다.
그 곳은 대학시절 학생식당.
정산을 하다 잠들어서인지 꿈 속에서도 나는 정산중이었다.
정산을 하다가 잠시 밥을 먹으러 식당에 온 것같은데
그 곳에서 D감독님과 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 일어나자마자 썼어야 하는데 개밥주고 자리에 앉으니 기억이 잘 안남)
자기 전에 블로그에 쓴 연애얘기를 꿈 속에서 이어서 하던 나는
묵주반지를 사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D감독님께 물었고
감독님은 이제 명동에 있던 그 성물가게는 없어졌으니 대학로 어딘가로 가야한다고 하셨고
낯선 곳에 가기는 싫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러다가 갑자기 장소가 바뀌어 푸른영상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감독님을 보러온 사람이 무슨 솥단지 같은 것에 먹을 걸 가지고 오면서 같이 들자 했고
나는 그걸 같이 들면서 '감독님은 여기 안 계시는데 이걸 어쩌지' 걱정하던 중에
갑자기 나는 다시 식당에 있었다.
그 식당에서 한학번 후배인데 나랑은 나이가 같은 DH와
이제 우리는 50이 되는구나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자기 전에 페북에서 DH의 글을 읽음)
갑자기 그 사람이 나타났다.
내가 영화제에서 받은 슬링백을 그 사람이 가지고 있었다.
현실의 나는 그에게 받을 것이 있었는데
꿈 속 그가 갑자기 그것을 전해주러 찾아온 듯했다.
슬링백에는 카메라, 하드, 수첩같은 것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는 내게 줄 것만 다 남기고 자기 물건들을 다 뺐다.
그 사람은 따로 가방도 챙겨오지 않았으므로 그 물건들을 손에 들고 가는 게 걱정스러웠다.
이번 영화제에서 스탭의 호의로 받은 슬링백.
촬영할 때 쓰면 좋겠다, 생각하며 좋아했던 가방인데
그 사람에게 가방을 주고 싶었다.
새로 받아서 거의 쓰지 않은 가방인데 쓰던 걸 준다고 오해받는 게 싫으면서도
그렇다고 새거라고 말하면 그 사람이 부담스러워할 것같아서 잠시 망설이다가
아주 가볍게 '그 가방, 나는 잘 쓰지 않는 거니 그냥 당신이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머뭇거렸다.
나는 DH에게 그 사람을, 그리고 그 사람에게 DH를 각각 소개시켜줬다.
DH는 대학후배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데
그 사람은 뭐라고 소개해야하는 건지 망설여졌다.
그냥 최근에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한 사람, 이라고만 말을 하면서
이제는 다시 못 볼 거라는 생각에 쓸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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