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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28
    노랑어리연꽃
    오!사랑
  2. 2006/07/15
    홑왕원추리
    오!사랑
  3. 2006/07/06
    바위취
    오!사랑

노랑어리연꽃

 

2006년 6월 11일.

봄이면 들꽃 잔치가 열리는 양산 통도사 서운암을 조금 늦게 찾아갔다.

차에서 내리니, 소여물통 모양의 나무 속에 물이 담겨 있고 노란 꽃 몇송이가 피어있다.

 

 

무슨 꽃일까?

아내는 잎의 모양으로 보아 연꽃 종류일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호박꽃을 닮은 꽃의 모양을 보면 연꽃이 아니라고 우겼다.

눈을 돌려보니 바로 옆 연못엔 같은 꽃이 하나 가득, 지천으로 피어 있다.

무슨 꽃일까?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노랑어리연꽃이다. 아내가 맞았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조금 다르다.

노랑어리연꽃은 보통의 연꽃처럼 '수련과'가 아니라 '용담과'이기 때문이다.

 

 

 

 

2006년 7월 9일 일요일,

산책삼아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엘 들렀다.

기대했던 것에 훨씬 못미치는 미술관에 실망해 일찍 발길을 돌리려다

바로 옆 야생화 화원에 꽃구경이라도 할겸 들어갔다.
 

거기서 또 노랑어리연꽃을 발견했다.

사가지고 가서 한 번 집에서 키워보려고 아주머니에게 달라고 말하자

아무렇지도 않게 두어 뿌리 툭 끊어서 구겨진 검은비닐에 담아주며 그냥 가져가라고 한다.

 

집에 오는 길에 장에 들러

함지박 모양의 항아리를 샀다.

거기에 흙을 깔고 물을 담고,

가져온 노랑어리연꽃을 흙에 단디 꽃아 베란다에 놓아두었다.


 

처음엔 비실비실해서 살아날까 싶던 것이

다음날 되니 잎들이 수면위로 자기 자리를 잡더니

그 다음날 아침에 보니 노란 꽃 한송이를 피워올렸다!

집 안에서 처음으로 꽃을 피우는 식물을 접하는 신비함과 신기함과 즐거움.

아침에 피었던 꽃이 저녁이 되자 시들어버려 조금 아쉬웠는데,

그 다음날엔 한꺼번에 두송이를 피워올린다.

예/쁘/다. 노랑어리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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홑왕원추리

 

2005년 4월, 창원 천주산 등산길.

고개마루에서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가는 양 옆을 화단모양으로 가꾸어 놓았는데, 잘잘한 풀들이 여기저기 나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납작한 잎이 좌우로 겹쳐 나있는데, 작고 예쁘다. 이건 무슨 풀일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아줌마가 '원추리'라고 한다. 나물로 무쳐도 먹는다고 하고.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사진을 찍고, 한뿌리 캐어갈 욕심이 생겨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손으로 파보았는데, 생각보다 뿌리가 깊고 뒤엉켜 있다. 줄기만 잡고 당기다 몇 개 끊어먹고 겨우 한 뿌리 캐어내어 집에 가지고 와서 작은 화분에 옮겨 심었다.

 

 

나름대로 정성껏 물을 주었건만, 원추리는 결국 말라버렸다. 그래서 겨우내 베란다에 버려져 있었는데, 올 봄 다른 화분의 분갈이를 하려고 원추리 화분을 엎어보니 뿌리가 여전히 얽기섥기하고 말라 시든 잎 사이로 화살촉 모양의 조그만 새순이 보였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다른 화분에 옮겨 심었더니 다음날부터 다시 새 잎이 무럭무럭 자라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올해도 잎이 무성해지도록 꽃이 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단지에, 도로 화단에 원추리며 홑왕원추리며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데도, 베란다 화분의 원추리는 잎 그대로였다. 그러더니 잎 끝이 조금씩 마르기 시작했다. "역시 땅에서 자라야 하는 것을 괜히 파가지고 왔나" 싶기고 하고 "혹시 집 앞 화단에 옮겨 심어주면 꽃을 피울까?" 생각이 들어 계속 망설이고 있었는데....... 어느날부턴가 드디어 잎 사이로 꽃대를 올리기 시작했다!

 

 

매일 매일 꽃대가 얼마나 더 올라왔나 살피고 물을 줄 때마다 흐뭇했다. 그렇게 한 70-80Cm 꽃대를 밀어올리더니, 끝에서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꽃망울이 조금씩 길쭉해지더니, 드디어 오늘 아침 첫번째 꽃을 활짝 피웠다. 홑왕원추리다! 너무 반갑고 기쁘다. 방 책상에 않아 창문을 열면 홑왕원추리가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방에 앉아 이렇게 꽃구경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옆에 있는 꽃망울도 꽤 길쭉해졌으니, 내일은 또 한 송이 꽃을 피울지도 모르겠다.

 

 

원추리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말로는 '넘나물'이라고 하여 봄철에는 어린 싹을, 여름철에는 꽃을 따서 김치를 담가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데 그런 대로 맛이 있다고한다.

 

뿌리에는 맥문동을 닮은 괴경(덩어리)이 달리는 데 먹을 수 있는데, 멧돼지가 즐겨 파서 먹을 만큼 영양분이 많아 자양강장제로도 쓰였고, 녹말을 추출하여 쌀, 보리 같은 곡식과 섞어서 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단다. 또 꽃의 술을 따 버리고 밥을 지을 때 넣으면 밥이 노랗게 물이 들고 독특한 향기가 나는 밥이 된다고 한다.

 

아파트 출입구 옆 화단에 핀 '홑왕원추리'

입도 크고 꽃대도 훨씬 굵고 키도 1.5m 정도로 큰 것이 집의 것보다 늠름하다.

 

 

 

어머니가 사시는 아파트 단지에 핀 '원추리'
홑왕원추리는 꽃이 주황색인데 비해 원추리는 노란색이다
 
 

* <경남도민일보>에 연재하는 "박덕선의 들풀-원추리" 보기
http://www.idomin.com/news/read.php?idxno=122430&rsec=S1N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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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취

 

 

고성 보현사 벤치 옆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꽃이 눈을 끌었다.

다섯 장의 꽃잎 중에 아래 두장만 크고 긴 모습이 특이하면서도 귀엽다.

작은 세장의 잎에 점점이 박혀있는 선홍색이 꽃을 한층 더 매력있게 만든다.


 

 

 

자주 가는 들꽃 사이트에서 언뜻 보았던 것 같은데 이름이 딱 떠오르지 않는다.

나중에 찾아보니 '바위취'였다. 

이름을 보고는 우리가 잘 아는 취나물의 일종인가 했는데, 그렇진 않다.

동글동글하고 귀엽게 생긴 바위취의 어린 잎도 먹기는 한다는데,

우리가 보통 먹는 취나물은 국화과이고, 바위취는 범의귀과다.

 

 


 

한 번 친해진 꽃은, 어떤 꽃과 친해지고 나면, 더 자주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양산 내원사에서도 예쁜 바위취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야생화 쉽게 찾기>라는 책에는 원예식물로 분류되어 있는데,

"생명력도 강하고 잘 번져서 요즘은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고 한다.

초여름 아파트 베란다 화분에 바위취가 피어난다면

꽃구경하며 더위도 조금 식힐수 있겠다 싶다.


* <경남도민일보>에 연재하는 "박덕선의 들풀-바위취" 보기
http://www.idomin.com/news/read.php?idxno=185111&rsec=S1N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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