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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투어 - 아마도 마지막?

하루하루가 아쉬운 요즘이다. 언제 또 이런 기분을 가져보랴 싶다. 감옥 갈 날이 눈 앞에 보일 때에는 지금과는 또 다른 기분일 것 같다. 왜냐면 지금은 남은 시간이 아쉽긴 하지만 동시에 한편으론 일본에서 놀 시간과 한국 돌아가 친구들 만날 시간이 또 나름대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마치 맛있는 음식 두 개를 두고 아껴먹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하나가 아직 남아있다는 생각에 지금 이 기분이 아쉬운 건지 기쁜 건지 분간이 잘 안되는 기분이랄까. 온갖 걱정이 사라지는 순간들이다. 지근 이 술기운이 깨면 또 달라지겠지.ㅎㅎ





햇살 좋은 아침. 내 방은 북향이라 절대 해가 안 들어온다. 그래서 방에 라디에이터 옆에다 빨래를 말려도 잘 마르지도 않고, 방 벽 곳곳엔 곰파이들이..-_- 남들에게 결코 보여주고 싶지 않은, 3개월 이상 살 방이 못 되는 그런 방이지만 밖으로 바라본 햇살은 예쁘기만 하다. 




홀본에서 마틴 아저씨와 쥴리안을 만나 투어를 시작했다. 평소에 종종 가는 피카딜리, 소호 지역이었는데도 역시나 여기서 평생을 살아온 마틴 아저씨가 데려가는 곳은 늘 새로운 곳이다. 장장 네시간 가까이 걸어서 결국은 워털루역 철길 아래에 있는 펍에서 투어를 마쳤다. 철길 아래라고 하니 무슨 굴다리 밑 이런 느낌이 드네. 실제로 오늘 간 'hole in the wall'이란 펍 바로 위로는 시시때때 기차들이 지나가며 소음을 일으켰다. 술안주로 적당한 소음들이었던 것 같다.
위 사진은 코벤트가든 튜브역 모습. 한국처럼 지하철역이 괴리되어 있지 않고 주변 건물과 동화되어 있는 모습이 새삼 인상적이어서 한 컷.

 



워털루 쪽으로 걸어가며 건넌 골든 쥬빌리 브릿지에서 한컷. 처음 템스강을 보고선 파리 세느강보단 경치가 못하네 싶었는데 그새 여기에 또 익숙해졌다고 이제는 여기도 나름의 운치가 있구나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런 곳을 같이 걷지 못하는 게 늘 아쉬웠지만 이젠 이마저도 익숙하다. 암, 마틴 아저씨와 함께 걷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지..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마틴 아저씨에게 자극을 받아 도서관 사서가 되볼까 하는 꿈도 처음으로 가져보게 되었고, 만약에 정말 사서가 된다면 '진보적 사서모임'에 가입에서 언젠가 한국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마틴 아저씨를 초대하는게 하나의 꿈이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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