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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8

*영국의 한 통신회사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경쟁업체에 팔아넘긴 것이 밝혀졌다는 기사를 발견했다. T-mobile 이란 회사인데 여기 등록된 고객명부가 1700만명 정도 된다고 한다. 거기에는 고객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그리고 약정이 끝나는 날짜가 적혀있었다고. 1700만명에게 광고전화가 돌아갔을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나마 다행(?)인건 'pay as you go' 방식의 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는 넘어가지 않았다고. 생각해보니 나도 영국폰 쓸때 topup 폰이어서 그랬는지 스팸 전화 이런 건 단 한통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계좌 개설한 은행에서 전화온 적 한번 정도?

사람들과 연락할 때도 거의 문자였고 그래서인지 밧데리 한번 충전하면 일주일은 거뜬히 버틴 듯.ㅎ 

 

한국 돌아와서 핸드폰 번호 새로 받은 뒤에는 인터넷 회원가입 이런 데에 번호를 안 적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더랬다. 근데 한번 소방소에 신고한 일 때문에 소방관한테 내 번호를 준 적이 있는데 그 뒤로 광고문자 전화가 시작된 것 같다. 소방소를 의심하는 건 물론 심증이긴 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아오는 이 스팸문자들. 정말 한국은 정보유출과 관련해서는 믿을 데가 없다. 주민등록번호 없는 세상에서 살고싶다.

 

*세상을 읽는 새로운 기준이 생긴 것 같다.

구체적 시공간 속에 처한 개인이 집단의 구성원이 됐을 때에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근데 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안에는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일,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람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일들이 있다. 그걸 사람들은 허드렛일, 단순업무, 잡일, 몸으로 때우는 일, 귀찮은 일 등으로 부른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심지어 돈도 벌 수 있는 사람은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반면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굳이 자기가 하게 될때, 그것도 자발적 의지가 아니라 타인에 의한 '명령'이나 '의무'에 의해서 하게 될 때 사람은 자기 존재 가치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품는다. 한 집단 안에서 누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을 남으로부터 떠안아 꾸역꾸역 해야 하지만 다른 누구는 그런 일을 손쉽게 타인에게 넘길 수 있다면 그건 그 집단 안에 인간 사이의 권력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자기 앞가림은 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각자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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