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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놀러간 날






일요일에 런던에 다녀오다. 좀 더 싸게 가는 방법을 알게 되어서 하루동안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티켓을 10파운드에 구해서 다녀올 수 있었다. 4명이 모이면 20파운드에 티켓을 살 수 있다. 그럼
한 사람당 5파운드니깐 만원 정도면 런던을 왕복할 수 있는 거다. 여기 처음 오던 날 무려 23파운드나
주고 편도 티켓을 샀던 걸 생각하면..후

두 시간 정도 걸려 런던 빅토리아 역에 도착, 지도를 들고 혼자 여기 저기 찾아 돌아다니다.
하이드 파크, 버킹엄 궁전과 주변의 공원들, 트라팔가르 스퀘어, 내셔널 뮤지엄, 웨스트민스터 다리,
사우스뱅크, 채링크로스역, 코벤트가든까지, 무진장 걸었던 것 같다. 모르면 용감해진다고,
지도상으로만 보고 걸을 수 있겠거니 했는데 나중엔 약간 힘들었다. 그래도 뭐.

첫 런던 여행 치곤 나름 만족스러웠다. 나중에 미화를 만나서 같이 돌아다니고, 부시의 런던 방문에
맞춰서 있었던 반전(?) 집회도 구경을 했다. 펍에서 저녁과 맥주 한잔까지. 덕분에 메이화는 다음 날
시험을 잘 보았을지는 모르겠다.

다시 한번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걸 실감한다.
지난 주말에 홈스테이에 새로운 하우스메이트가 들어왔다.
내가 독차지하던 홈스맘의 사랑을 빼앗길 것 만 같은 묘한 질투감이랄까. 그래서인지
어제 저녁에는 홈스맘에게 평소보다 친한 척을 많이 했다. 친한 척이라봐야 말 계속 걸고, 이것 저것
물어보고, 눈치껏 상 차리고 치우고 하는 정도? 내가 호기심 넘치는 표정으로 무언가 새로운 음식
이름 혹은 조리 방법 혹은 여기서 보고 듣는 특정한 일상의 행동양식들에 대해서 물어볼 때마다
기꺼이 언제나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홈스맘. 보통 인연이 아닌 것 같다는 확신이 점점 더 들고있다.

플랏에 살기로 결심한 걸 재고해봐야 싶나 싶을 정도로 지금 홈스테이가 너무 좋다. 앞으로
홈스테이에서 살 날이 얼마 안 남았구나 생각이 들면서, 어느 새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런 식으로 여기서의 삶에 익숙해지는 걸까 싶다.

학교 수업은 시간이 갈 수록 초등학교 교실에 대학생이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강해진다. 아마도
내 귀와 입이 자꾸 트여가고 동시에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겨서이리라. 그래도 지금 클래스메이트들과
있는 게 편해서 당분간 반을 이동할 것 같진 않다.

여행하고 싶은 곳이 자꾸만 늘어간다. 학원에서보다는,
일자리를 구하고 여행을 다니며 좀 더 몸으로 직접 부딪히는 삶을 갈구하게 되는 것 같다.

내일은 해변에 있는 차이니스 레스토랑에 한번 방문해봐야겠다. 파트타임 자리가 있는지,
나에겐 꽤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될 것 같다.








버킹엄 궁전에서 트라팔가르 스퀘어로 이어지는 길. 미화의 말에 따르면 이 곳은 여왕이 땅이라서
영국 국기가 많이 걸려있는 거라고..길 양편으론 큰 녹지와 공원이 있다.




미화를 만나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건너다 한 컷. 약간 파리 세느강변의 느낌을 받기도. 오른편에 보이는게
런던아이. 한번 들어가는 데 얼마더라..2-3만원 돈 정도인듯. 대관람차처럼 생겨서 공중에서 삐잉 런던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지역을 뭐라 부르더라. 한국으로 치면 국회가 있는 곳. 반전시위가 열렸던 곳. 메이화 뒤로 사람들과 빅벤이 보인다.




런던 가는 기차안에서 설레임에 마구 카메라를 들이댔다. 러블리 론리플래닛과 안내소에서 받은 런던 지도
그리고 엽서. 기차안에서 호젓하게 사람들에게 엽서를 써야지 했는데, 아뿔사 펜을 안 들고 나온 것이다. 혼자 속으로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던지. 나란 인간은, 하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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