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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날이 소중하다...

짝꿍이 넌지시 책을 건넨다.

"모든날이 소중하다"

한 뉴요커의 이야기인데, 신랑은 잘나가는 광고회사, 아내는 전문디자이너로 아이와 함께 그리니치빌리지에 살고있다. 아마 중산층 보다는 좀 더 잘나가는... 그래서 좀 사는것을 남들에게 자랑할만한데, 시간이 없어서 그러지는 못하고 어디 내놓아도 그다지 꿇리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나름 행복하게...

그러다가 아내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척수손상이라는 장애가온다. 

그때부터 삶의 모든것이 달라지는데...

아내는 이런 모든것을 그림으로 그린다. 

소풍을 나가는 것도, 차를 타는것도, 쇼핑을 할때도 이제는 모든것이 이전과 다르게 보이는데, 그런 모든것들을 그림으로 그린다. 

그리고 전에는 나름 행복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는데, 이젠 무얼해도 보조인이 필요해서 부부가 항상 함께 있다보니 새삼 행복이 뭔지 깨닫는다는 대충 그런 이야기다.

 

짝꿍과 함께 근 한달간 집에 있었다.

전에는 집에 있어도 저녁이면 항상 모임이나 술자리에 있다가 늦게나 집에와서 많은 이야기도 못나누었었는데, 요즘은 시시콜콜한거까지 서로 의견을 묻고, 도와달라고한다.

새삼 재미가 생긴다.

저녁엔, 함께 동네앞에있는 느티나무 아래가서 한시간 가량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하고...

문득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그렇다고 당연히 가져와야할 물질적인것을 포기하라는건 아니고...

활동을 하는 우리들도 어느새 성과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매일 반복되는 깝깝한 일들을 처리하는건 아닌지... 그 안에서 작고 조그만 변화를 발견하고 그것에 행복해야지 않을까?

투쟁에서 승리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맨날천날 지더라도 그 투쟁에서 얻는 자그마한것에 행복해야하는것 아닐까?

 

오늘 느티나무아래서 함께 누워있는데, 

길건너 집앞에서 작은 술자리가 벌어졌다. 

그 술자리는 매일 밤 1-2시까지 이어지는 연일 벌어지는 술자리인데, 오늘은 동네 친구들도 두어명 끼어있다. 

비가오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그 술자리엔 두 형제와 가끔은 두 형제의 엄마인 할머니가 함께 하고있다.  두 형제는 누가 형인지 동생인지 분간이 안갈정도로 서로 쌍욕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간다. 그런 쌍욕중에 하나는 '누가 술을사러갈거냐'라는  내용도 있는데 한참을 욕지거리를 하다가 결국 둘이서 나란히 계속 쌍욕을 하면서 술을 사온다. 

오늘도 그 쌍욕을 들으며 짝꿍이랑 한마디한다. 

"그래도 저사람들은 형제간에 맨날 붙어있으니 나름 행복할거야~"

그래, 당사자들은 그게 행복인지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쌍욕을 하면서 서로 의지할데가 있으면 행복한거겠지...

 

잘나가는 뉴요커가 장애를 얻고나서부터 새로운 삶을 살며 행복이 뭔지 다시 깨달았듯이,

짝꿍과 새로이 집에 함께 있으며 새삼 행복을 느끼듯이,

매일 저녁 집앞에 나와앉아 술을 마시며 쌍욕으로 서로의 스트레스를 푸는 두 형제처럼,

작은것에서 새삼 행복을 느껴 봤으면 한다.

"지금 이 상태 그대로 내가 행복해질수있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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