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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자전거포 개업식

동네 자전거포가 개업했다.

'나무 자전거포'인데, 주인장은 자전거팔아서 돈을 벌기보다는 사람들이 오가며 자전거 빌려서 타고다니기를 바라는, 그리고 그저 빵꾸나 때워주면서 살련다는 생각으로 문을 여셨단다.

그리고 이곳 화성행궁 일대에 석유를 태워서 가는 관광버스투어가 아닌 자전거투어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하시면서 3시간짜리 투어코스도 벽에 붙이신다.

아직 이런저런 공구도 없을듯 싶고, 일단 문을 연것 같은데, 동네사람들이 개업식이라고 한둘 모이신다.

 

마침 오늘은 설렁설렁 노래모임 연습이 있는 날이라 기타와 멜로디언을 들고 들어가 한참 술을 마시고있는데, 옆에 있는 형이 자꾸 노래하라고 부추긴다.

'읔~ 난 노래 못하는데...'

결국 대충 한곡 부르고 기타를 넘겼더니 좋다며 곡을 뽑는데, 아니 이런 완전 프로 가수급이다.

알고봤더니 이곳 남문일대에서 라이브까폐를 하시며 직접 노래를 부르시곤 하셨단다.

어쩐지...

자신도 노래를 부르고 남에게 권하기도하시고... 주거니 받거니 좋아라 노래부르다가 앞에있는 미술선생님에게 노래하라고 자꾸 조르신다.

미술선생님은 멜로디온을 보더니 노래대신 그걸 치겠다고...

그런데...

갑자기 많이 듣던 곡이 흥겹게 흘러나오고...

실력이 장난이 아니다.

뽕짝에서부터 민중가요까지 대충 곡만알면 술술 연주가 되고, 그 멜로디언에 맞춰 기타까지 합세를 하니 즉흥 무대가 만들어진다.

설렁설렁 노래모임이 바라던 분위기가 이건데...

이런 실력자들이 왜 꼭꼭 숨에있는건지...

 

얼마나 분위기가 좋았던지 기타와 멜로디언을 뺏다시피해서 우린 연습장으로 갈수있었다.

동네에 이런 마인드를 가진 가게들이 하나둘씩 자꾸만 늘어간다는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단순한 가게가 늘어가는게 아니라 우리의 놀이터가 하나둘씩 생기는 기분이랄까...

 

연습을 마치고 집에오는데 자전거포 쥔장이 커다란 함지를 자전거에 싣고 내려가신다.

"어디가세요?"

"응, 함지 갖다주러~ 크로키 쥔장이 개업식한다고 잡채를 해줬거든..."

얽기섥기 얽혀있는 동네 사람들... 그리고 공간들...

그러기에 사람사는 동네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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