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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연결망 "중도 중심"

시민의신문은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및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한국 운동단체의 일반적 특징과 사회연결망(Social Network Analysis: SNA)을 파악하기 위해 단체 내용 분석과 전화인터뷰 등 양적 분석을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 시민사회 운동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시민사회 단체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지역별 분포도와 회원수, 예산 등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편집자주

서울집중 현상 심각

한국 시민사회 단체는 서울에 편중돼 설립 운영돼 있고 ‘중도’ 성향의 운동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질적으로 운동을 이끌고 있는 실무 책임자들은 대부분 40대들로 분석됐다. 회원수가 가장 많은 단체는 사랑의장기운동본부이며 집행 예산이 가장 많은 단체는 서울 YMCA 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학교

이같은 결과는 시민의신문이 전국 시민사회운동단체를 양적 분석 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900년대 초반부터 2000년까지 100년 동안의 설립된 시민단체들의 지역별 분포, 이념성향, 활동분야, 회원수, 연 예산, 대표 연령과 학력, 실무 책임자 연령과 학력, 정기 간행물 발행 여부 등을 조사 분석한 것이다.

●단체 지역별 분포=전국 시민단체를 지역별로 분류해 할 경우 서울(74곳, 33.5 %), 강원(20곳, 9.0%), 광주(16곳, 7.2%), 인천(15곳, 6.8%), 전남(15곳, 6.8%), 충남(15곳, 6.8%), 대구(12곳, 5.4%), 전북(10곳, 4.5%) 등이다.

이를 도 단위로 분석 할 경우, 서울(74곳, 33.5 %), 호남지역(41곳, 18.6%), 경남지역(29곳, 13.1%), 충청지역(28곳,12.7%), 강원지역(20곳, 9.0%), 제주지역(3곳, 1.4%) 등이다.

지역별 이념 성향은 전체적으로 약간 진보적인 색채를 띠고 있었으며 서울은 극우를 제외한 진보와 보수 전 영역에 걸쳐 있고, 강원은 약간 우익 성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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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시기별 설립 목적을 87년 이전(1단계)과 87년 97년 사이(2단계), 97년 이후(3단계)로 나눠 분석 했을 경우 1단계 시기에는 시민사회 일반단체가, 2단계에는 환경ㆍ지역 자치ㆍ빈민ㆍ여성 단체들이 설립됐다. 3단계에는 시민사회 일반과 지역 자치/빈민 단체ㆍ환경ㆍ문화 등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념성향=전국 시민단체들의 이념성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31명(59.3%)은 자신의 단체가 중도라고 응답했다. 진보 성향에 가깝다고 응답한 사람은 80명(36.2%)이며 극좌는 3명(1.4%)이었고, 극우는 7명 (3.2%)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립연도별로 이념성향을 분석해 보면, 국가가 위기에 처한 시기에 시민단체들의 성향이 중도에서 진보성향을 띤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들면 3ㆍ1 운동이 일어난 시기인 1910년대와 1920년에는 진보적인 성향의 단체들이 생겨났고, 5ㆍ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시기인 1970년대와 1980년대 설립된 단체들도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단체들이 설립됐다.

설립시대별 이념 성향은 87년 이전(1단계)에 설립된 단체들의 이념 성향은 ‘중도’, 87년과 97년 사이(2단계)에 설립된 단체 이념 성향은 중도와 진보의 ‘중간’, 97년 이후(3단계) 설립된 단체들도 중도와 진보의 ‘중간’적인 이념 성향을 갖고 단체를 설립 한 것으로 분석된다.

활동분야별 이념성향을 분석해 보면, 노동ㆍ농어민과 온라인 단체는 진보적인 성향을, 종교단체는 ‘중도’ 성향을 보였으며 나머지 활동 시민단체들은 ‘중도’와 ‘진보’ 중간 단계 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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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분야와 회원수 및 예산=190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단위로 나눠 분석 할 경우, 1990년대(111곳, 50.2%), 2000년대(27곳, 12.2%), 1980년대(23곳, 10.4%) 순이었다. 지난 1910년대와 1950년대에는 각각 1개의 시민단체만 설립됐다. 

2005년 기준으로 시민사회 일반(37곳, 16.7%) 단체가 가장 많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역자치(25곳, 11.3%), 환경일반(24곳, 10.9%), 여성(20곳, 9.0%) 순이었다. 나머지 단체들은 활동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미만이었다.

사랑의장기증운동본부가 회원수가 가장 많으며 대한불교청년회, YMCA, 민예총, 원청, 소비자시민모임, 서울 YMCA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단체들은 1만 명 내외의 회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작은 시민단체는 충청도 지역에 위치한 단체이며 회원수는 37명이다. 가장 많은 회원수는 서울지역에 위치한 장기기증본부로 약 20만 명이다.

지역별 평균 회원수는 서울이 가장 많았고, 경기, 호남, 경남 순으로 나타났다.

설립연도별 회원수는 1920년대 가장 많은 평균 회원수를 보였으며 1964년, 1988년, 1992년 순으로 분석됐다. 이를 10년 단위로 살펴보면 1900년 초반에 8만5천여 명의 회원수가 최고였고, 1940년대 가장 적은 회원 분포도를 보였다.

특히 1960년 이후 단체 회원수가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이에 대한 단체들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87년 이전(1단계)과 87년~97년(2단계) 및 97년 이후(3단계) 등으로 나눠 회원수를 분류 했을 때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온다. 특히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시기에 시민단체 회원수가 급격히 줄었다. 활동 분야별 평균 회원수는 사회서비스 1만 6천여 명, 시민사회 일반 1만2천여 명, 문화 9천여 명, 노동ㆍ농어민 8천여 명 순이었다.

연간예산은 서울 YMCA가 가장 많고 장애권익문제연구소, 책읽는사회, YMCA, 지구촌나눔운동 순으로 분석됐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단체들은 10억원 내외의 예산으로 1년 살림을 하고 있다. 가장 적은 예산은 960만원, 가장 많은 예산은 2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특이한 사항은 회원수와 연간예산은 큰 상관관계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면 연 예산이 가장 많은 서울 YMCA는 가장 회원수가 많은 사랑의장기증운동본부의 30% 정도 회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성향과 연간예산을 분석했을 때, 예산 상위 단체들(서울 YMCA,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책읽는 사회)은 대부분 중도 성향을 표방하고 관련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무자수와 연간예산을 함께 조사해 보면, 서울 YMCA가 실무자수와 연간예산이 가장 많은 단체이다.

● 대표와 실무책임자 및 정기간행물= 대표 연령은 40대 후반과 50대 후반이 가장 많았다. 단체대표가 없는 경우가 136곳(61.5%)으로 가장 많았고, 28곳(12.7%)의 단체들은 두 명의 공동대표를 두고 있었으며, 27곳(12.2%)의 단체들은 한명의 대표를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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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대표자들의 나이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사이에 출생한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이 시민단체 실무책임을 맡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시민운동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무자수는 최대 400명에서 1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120여 곳의 단체들은 20여명 내외의 실무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 실무대표자 연령은 강원(37세), 경기(41세), 경남(45세), 광주(39세), 대구(37세), 대전(51세), 부산(43세), 서울(46세), 울산(40세), 인천(41세), 전남(41세), 전북(39세), 제주(37세), 충남(36.5세), 충북(46세) 등이다. 지역별 실무자수는 서울 27명, 경기 12명, 충청 6.5명, 제주 6명, 호남지역과 경남지역 5.5명, 강원 4.5명 순이다.

특히 90년이후 설립된 단체들은 정기간행물 발행을 통해 단체의 정체성과 활동 내역을 알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위기를 겪은 뒤 정기간행물 발행이 급증했다.

김춘효ㆍ강국진 기자  monica@ngotimes.net

2006년 1월 2일 오전 9시 6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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