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 따먹기

2007/05/17 14:51

딱지 따먹기

- 4학년 강원식

 

딱지 따먹기를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한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

 

 

소곤소곤

- 5학년 김현미

 

아이들이

자기네끼리 모여서

소근소근거리고 있었다.

나만 빼 놓고

아이들은 소근소근거리더니

나를 노려보았다.

그 때 정말 속상했다.

 

 

옷 장수

-6학년 우명희

 

엄마,

옷 사 줘.

엄마는,

너 팔아서 사 줄까?

 

 

아버지의 마음

- 5학년 금교은

 

우리 아버지께서는

광부이시다.

매일 시커먼 얼굴이

되어 오신다.

어떨 때는

맛있는 사탕이나 과자를

사 오신다.

나는 그럴 때면

눈물이 글썽글썽거린다.

 

 

임길택 선생님이 가르친 탄광 마을 어린이 시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에 실린 시들이다.

(사북초등학교 64명 어린이 시/임길택 엮음/김환영 그림/보리 펴냄)

지난 일요일 우연찮게 KBS 스페셜 ‘길택씨의 아이들’이라는 방송을 보게됐다.

아이들의 시에서 진짜 '감동'이 묻어나 냉큼 책을 샀다.

한 편씩 한 편씩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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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7 14:51 2007/05/17 14:51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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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나무

2007/05/17 11:32

불면의 나날을 보내다,

간만에 스르르 잠이 오려는 새벽에

난 어쩌다 이 책을 펼쳐버렸던가...

 

내가 이제껏 살아오며,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에 감히 '노동운동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왔던 것이

사무치도록 부끄럽게 만드는 글들...

 

사실, 김진숙동지의 말빨과 글빨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그리고, 게 중에는 내가 직접 들었던 연설문도 실려있는 걸 알고 있었던 터라,

(2003년 10월22일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노동탄압 규탄 전국대회'/김주익열사 장례식에서 김진숙동지의 연설을 듣고, 눈물 훔치지 않았던 노동자가 몇이나 됐던가...)

진짜 이 앙당물고(각오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내며'라는 첫 대목부터 난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고,

 

첫번째 글 '20년만의 복직'을 읽으면서는 목놓아 울어버렸다.

혼자 집에서 책을 편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가다, 남은 쪽수 줄어가는 게 아까워

불 끄고 누워 울다가

결국 다시 일어나 불을 켜고 책을 폈다.

그냥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부끄러움이 사무쳤지만,

다만, 김진숙동지가 나에게 부족하다는 이유로 타박할 것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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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7 11:32 2007/05/17 11:32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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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을 빕니다

2007/05/15 11:10

난 그 동지를 잘 알지는 못한다.

비정규사업을 하는 아주 선량한 인상의 활동가라는 것 정도...

화창한 5월 일요일 오전, 노동안전 활동가들과 간만에 야유회를 나간 그는

경찰한테 아내의 부음을 들었다.

 

내가 본 그는 그저 궂은 일을 웃는 낯으로 해내더라는 것 뿐이었다.

아내의 사진을 핸드폰 첫화면에 담아다니며 자랑했던 동지라는 것.

아내 퇴근길에 데리러 다녔던 동지라는 것.

아내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지 얼마 안되서 무척 애틋했다라는 것.

빈소에서 영정사진으로 처음 본 그의 아내는 정말 이뻤다.

빈소에서 본 그는 오열하고 있었다.

 

뉴스에 나온 버스 전복사고.

1명이 죽고, 6명이 크게 다쳤다는데,

하필 그 1명은 그의 아내였다.

모르는 사람의 죽음이, 너무 서글프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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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5 11:10 2007/05/15 11:10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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