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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헤는 밤

사는 집(작은 빌라형태인데)이 '금연'이라서, 한 밤중에 담배가 피고 싶어지면, 집밖으로 나가서 한대 핀다. 멀리 샌프란시스코쪽으로는 불빛이 밝아서 별을 보기 힘들지만, 반대편 언덕쪽으로는 꽤 밝게 별이 빛난다.

 

가로등을 쳐다보니 괜히 달래무침이 생각나는건 왜 일까? 별하나 쳐다보고 또 냉이된장국이 생각난다. 냉이가 없다, 이곳엔. 깻잎장아찌도 뒤질세라 떠오르는 걸^_^;;(흠 내일 시장에 가서 깻잎사서 꼭 만들어봐야겠다-주1). 거의 이주일에 한번씩 먹던 통닭+맥주가 이제 거의 잊혀져간다. 도데체가 후라이드 치킨을 사먹을 곳이 없다(KFC도 없어요--;;). 학교 근처 맥주집의 부드러운 노가리가 통닭 뒤를 쫓아가고, 왜 갑자기 물김치가 떠오르지? 사랑하는 사람과 친한 친구들과 왁자지껄 시끄러운 이야기 소리가 밤하늘에 떠다닌다.

 

이렇게 하늘에 떠있는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면 무수한 사람들의 얼굴과 엄청나게 많은 음식들이 UFO처럼 빠른 속도로 밤하늘을 스쳐 지나간다.

 

참으로 별헤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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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이곳은 인건비때문인지, 한국에서처럼 곱게 모아놓은 깻잎은 무지무지 비싸다. 그냥 땅에서 뽑힌 깻잎'나무'(?!ㅎㅎ)를 사서 주렁주렁 달려 있는 깻잎을 하나 하나 뜯어내서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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