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쉽죠, 잉~!

한국에서는 정보기관하기가 참 쉽다.

뭔 일만 생기면 "이게 다 북한 탓"이라고 해버리면 만사 오케이.

그게 오프에서 벌어진 일이건 온에서 벌어진 일이건, 알게 뭔가? 북한 탓이라는데.

 

시베리아 광활한 벌판에 중국, 소련, 미국, 한국의 정보기관의 수사관들이 모였다.

오늘의 미션은 호랑이를 누가 가장 빨리 찾아내는가?

 

맨 처음 미션을 수행한 정보기관은 중국의 공안.

이들은 일주일만에 시베리아 호랑이를 찾아냈다.

300만 인민군을 동원하여 시베리아 일대를 샅샅이 수색한 결과였다.

 

다음 선수는 소련의 KGB.

이들은 불과 4일만에 호랑이를 찾아냈다.

시베리아 전역에 심어둔 정보원을 총 동원한 결과였다.

 

세 번째 미션수행자는 미국의 CIA.

이들은 단지 만 하루만에 호랑이를 찾아 끌고 왔다.

CIA는 인공위성을 비롯한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손쉽게 호랑이를 찾아냈던 것이다.

 

마지막 도전자는 한국의 안기부(현 국정원).

다른 참가자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차피 미국은 자신들의 기록을 안기부가 깰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고, 소련은 그래도 2위는 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으며, 중국은 꼴찌를 면할 수 있다는 안도감에 가득 차 있었다.

 

안기부가 수색을 시작한지 불과 4시간 경과 후.

"호랑이를 찾았다"고 외치며 의기양양하게 돌아오는 안기부 요원들을 보며 3국 대표는 경악했다.

우째 이런 일이???

 

그런데 안기부가 끌고 오는 짐승은 호랑이가 아니라 곰이었다.

그것도 온 몸을 구타당한 채였고, 물고문을 당한 것처럼 머리통이 푹 젖은 상태였다.

3국 대표가 항의했다.

이건 호랑이가 아니라 곰이잖나?

 

곰을 끌고 온 안기부 요원이 씨익~ 웃으며 곰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찔렀다.

그러자 화들짝 놀란 곰이 이렇게 포효했다.

 

"어흥~! 나 호랑이 맞다니까!"

 

원 별 씨잘데기 없는 옛날 개그가 생각나는 이유가 뭔지 안기부는 잘 알 거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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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0 20:29 2009/07/1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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