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 환청?!

 

며칠 전...

 

새벽녘에, 어디선가 들리는 "부우~~~ 부우~~~~"하는 소리.

5시 반 밖에 되지 않았는데, 설핏 잠에서 깬 귓가에 들리는 "부우~~~ 부우~~~" 하는 소리는 다름 아닌 부부젤라 소리인가.......???

 

아아... 월드컵 후유증이 드디어 환청으로 남는구나...

라고 생각했으나, 아무래도 환청이 아닌 실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라.

도저히 궁금증을 견디다 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주의 집중.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음파의 진원지는 최근에 생긴 교회였다.

이 신새벽에, 창문들 활짝 열어 놓으시고 통성기도 중...

뭔 말을 하는지는 도통 들리지 않는데, 어쨌건 뭉퉁그려져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부우~~~ 부우~~~"하는 부부젤라 소리...

 

아침형 인간을 만들어 주시려는 성령의 은혜이런가.

잠 좀 자자... 뉀장...

 

 

2. 한풀이

 

월드컵 결승에 네덜란드와 스페인이 안착.

우루과이가 아깝긴 했다. 수아레즈의 손맛 덕분에 4강까지 왔으나 바로 그 수아레즈가 빠진 자리가 꽤나 커보인다. 그렇긴 하지만, 스나이더와 쿠잇의 미친듯한 몸놀림과 로벤의 속도는 뭔가 허전한듯한 이번 네덜란드 축구에서도 빛이 났다.

 

메시를 경기장에서 지워버렸던 독일의 미드필더는 전 경기를 통해 가장 조용했다. 결승전에서 외질을 못 보게 되었다는 안타까움이란... 스페인은 '무적함대'라는 닉넴이 가장 그럴싸하게 보이는 월드컵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백이라는 포지션이 무색하게 전후를 오가던 뿌욜은 한물 간 거 아닌가 하던 기우마저 지워버리면서 노장의 저력을 과시했다. 덕분에 위너(?)군단은 3, 4위전으로 내려가고 루저(!)군단의 위용을 결승에서 보게 되었다.

 

32년만에 결승에 오른 네덜란드, 사상 처음 결승에 오른 스페인, 둘 다 우승한 전력은 없고.

 

어느 쪽이 한풀이를 할 것인지...

펠레의 저주는 그 위력의 전설을 그대로 남길런지, 아니면 펠레의 축복으로 전환될지.

 

 

3. 그래서 드는 생각인데...

 

토너먼트가 가지고 있는 재미라는 것은 양쪽이 다 올인한 막장 도박판 같은 느낌에서 오는 듯 하다. 뛰는 넘들이야 피를 말리겠지만 보는 넘들은 그보다 재밌을 수가 없다.

 

문득 섬찟한 것은 어쩌면 이런 기분이 콜롯세움 안에 검투사들을 집어 넣고 어느 쪽의 목이 달아날까를 궁금히 여기던 저주받을 족속의 유희와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거.

 

딴은 그렇다고 해도, 어쨌든 클럽 리그와는 다른 재미가 단판승부에서 온다.

 

삶이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어쩌면 지금 나는 모 아니면 도의 게임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죽거나 살거나...

 

살고 싶긴 한 건가?

잘 모르겠다.

 

이렇게 깊은 고뇌는

월드컵이 끝난 다음에 해봐야겠다.

어쨌든 지금은 닥본의 과업을 완수하는 것만이 유일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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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8 12:42 2010/07/0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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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직과 과학의 전술은 열정의 투혼에 졌다.
    그동안 월드컵 우승팀의 전력은 포지션,개인기,패스의 정확도 였다.

    축구가 아무리 상업적으로 발전 하더라도 열정의 기원인 투지의 축구에
    무너질 때가 있다.투지와 혼은 아마추어에서 정열적이나 적대적 이해는 아니다.
    하지만 월드겁에서의 투지와 혼은?
    남미의 축구가 유연하고 열정적인 그들의 낙천성이 어느새 상업적 가치에 그 기질을 잃어 버렸다고 볼수 있다.그럼으로 그들의 개인적 기교는 상품적 평가일뿐...
    이러한 측면에서 조직적인 과학적 축구도 만찬가지다
    아마도 스페인의 프로리그도 더할바 없지만
    그래서 어떻게 보면 월드컵의 위기의 정점이 스페인의 열정 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월드컵이 상업적,스타의 부재를 평가할수도 있겠지만
    축구는 다시 아마추어 열정으로 그것이 스페인의 열정 일지도 모르겠다.
    콜로키움은 박수가 멈출때 황폐한 자신을 돌아본다.
    창과 방패 월드컵은 이렇게....


    마음을 놓으니 버들 강아지
    바람에 흔들리는 것 보이네
    牀村을 올라가도 강물이 흐르는듯 마는듯
    뒤따라 오는 친구는 내 마음 따라서
    소유여,물고기처럼 나비처럼....

    마음축구를 잘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