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무상

작년부터 발견되는 현상인데, 이젠 학교 정문이나 교정 안에서 광고 찌라시 나눠주는 사람들이 행인은 그냥 패스한다. 허거... 생생 발랄한 청춘들에게는 쫓아가면서 쥐어주는 그 찌라시...

 

편하다고 생각하면 그만일 터이지만, 왠지 갑자기 씁쓸해지는 건, 에혀... 무튼 건 그렇고.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낸다고 했던가.

 

2010 WC(우째 화장실 표기같다... 하긴 뭐 World Cup이라고 쓰고 돈쥐랄이라고 읽어야 하는 현상이 일종의 똥통 같긴 하다만) 본방사수 결의를 확고하게 지켜가고 있던 차, 세월이 유수같고 인생이 무상하다는 걸 종종 느끼게 된다.

 

허리가 나가 결국 아웃된 부퐁, 이젠 넉넉한 여유마저 느끼게 해주는 인상으로 변해버린 채 느려져버린 발로 허덕대던 가투소, 수비진영에 가득했던 포스가 그만 사그러져버린 깐나바로의 모습을 보면서 아, 니들도 이젠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실했다. 막판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짐 싸게 된 이탈리아팀을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들더라...

 

하긴 뭐 이번 WC(아, 계속 화장실 삘 나는데...)가 마지막이 될 노장들이 아쉽긴 하다. 마테라치 가슴팍에 번쩍 머리를 들이대면서 피날레를 장식했던 지단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건 그렇다만, 어쨌던 떠오르는 신성들과 중견들의 활약은 여전히 기대되는 바이다.

 

비록 한국 국대를 떡실신 시키긴 했으나, 던전에서 고랩이 몹 몰아 오듯이 수비들을 끌고 다니는 메시나, 배구팀 같은 키로 시간차 공격을 진행하던 독일의 축구 스타일을 바꿔버린 외칠 등등... 얘들 보는 맛에 산다.

 

오베르마스-젠덴의 계보를 잇는 로번-엘리아의 날개는 네델란드의 오렌지 색깔을 빛나게 해줄런지...

 

그나저나 일본팀은 그동안 뺑끼친 거였던가... 이건 뭐 2002 한국팀하고 비교해도 손색이 없겠다. 혼다는 점점 더 성장하는 선수를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해주고 말이지...

 

전설은 그대로 전설이 되어야 할 것이고, 새로운 전설은 또 그렇게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까짓거 찌라시 못 받아도 그만이지. 찌라시로 딱지접어 놀 것도 아니고... 세월이야 가던 말던...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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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20:38 2010/06/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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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오,필승 월드민!
    6,25일?
    "전 포르투갈 응원 했습니다"

  2. 행인님의 글에 내모습도 한번 실어보고 한바탕 웃고 갑니다.

  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ㅋㅋ 사칭이라기보다는 그게 넷 상에서 매우 흔한 익명의 표기방식이기때문에 벌어지는 일 같습니다. 사실 제가 온라인에서는 가장 유명한 사람이죠. 구글신께 "행인"의 발자취를 물어보면 지금도 70만 개가 넘는 검색결과가 나오네요. ㅋㅋ

      진본과 가본을 구별해보는 재미가 또 쏠쏠한 곳이 온라인인 게죠. ^^

      그냥 즐기시고 짜증은 내지 마시길. 여름 짜증은 몸과 마음을 망칩니다. 퐈튕~!

  4. 자 이제 마라도나 감독의 아르헨티나가 우승하기만 하면 됩니당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