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20, 그리고 대포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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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권의 수장이나 이 정권이 하는 일에 "쥐"라는 말이 붙는 건 이미 인수위 당시 터졌던 "어륀쥐" 사건에서 예정된 것이 아니었을까.

암튼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예술적 감수성의 천박함은 물론이려니와 유머감각이라고는 쥐톨만큼도 없음에 괴로운 건 인민들. 이걸 가지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는 어떤 검사의 뇌엔 쥐똥이 가득한 건지. 어우 씨앙, 예전의 어떤 각하가 오늘날을 선견지명하고 전국적 쥐잡기 운동을 펼쳤던 것인가...

각설하고...

한나라당 김무성이 이 말을 쓰지 말아달라고 기자들에게 요청하는 건 나름 의미있는 행동이다. 대포폰 이야기가 계속 나오게 되면 결국 청와대가 범죄집단의 소굴처럼 인식되는 거고, 그 옆에 있던 한나라당은 범법행위를 옹호하거나 최소한 방조하는 짓을 하게 되는 거고.

가끔 보면 한나라당에는 국문학적 소양이 매우 높은 분들이 보인다. "주어가 빠졌으므로 BBK는 이명박 꺼 아님"이라는 명쾌한 해석을 통해 문장에서 주어가 가지고 있는 위력을 만방에 과시한 분들도 있었잖은가?

이 위기의 상황에서 '대포'와 '차명'의 차이를 정확하게 간파할 정도의 수준높은 국어실력을 자랑하는 김무성은 한글학회로부터 표창을 받을만 하다.

쥐20 포스터에 쥐를 그려넣은 어떤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정도로 과감한 검찰이 '대포폰'은 깔끔하게 덮어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게 '차명폰'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일 게다. 두개골을 쥐똥으로 채워놓지 않는 이상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그나마 앞으로 이런 '폰'을 '쥐폰'이라고 불러달라고 말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겠다.

쥐쥐쥐쥐쥐쥐 뷁뷁뷁뷁뷁뷁, 쥐쥐쥐쥐쥐쥐 뷁뷁뷁뷁뷁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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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5 12:21 2010/11/0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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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t 2010/11/07 17:10

    http://blog.jinbo.net/hi/1339 "쥐20, 그리고 대포폰"

  1. 지난 금요일 대한문 앞에서 한 말씀.
    "청와대에서 '대포'가 터졌는데도 멀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