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표경선에 살짝 관심이 가기 시작
2월 중에 자유한국당 대표가 선출된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대표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면면이 아주 기냥 흥미진진. 오세훈, 황교안이 등장하고 홍준표가 튀어나오고 여기에 김무성까지 입질을 하는 거 보면 꽤나 박진감 넘치는 한판이 될 지도. 완전 코메디판이 될 수 있었는데 그나마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출마포기를 선언했네. 막판에 정신을 차린 건지 아니면 세 불리하니 어쩔 수 없다고 포기를 한 건지 모르겠다만, 비대위원장이 지가 만든 대표경선룰로 지가 출마했으면 진짜 남우세스러울뻔 했지.
가만 보니까, 오세훈, 황교안, 홍준표, 김무성, 김문수, 김진태, 주호영, 안상수, 정우택, 심재철 등 이미 출마를 공식화한 자들이나 간보고 있는 자들 보니 줄잡아 10명 넘게 이름을 올릴 거 같고, 이 중에 그냥 관 둘 자나 후보단일화 운운하면서 발 뺀 자들이 있다손 치더라도 대여섯명이 경선을 치룰 것 같다.
사실 이런 수준의 포메이션이면 장래가 없다고 봐야 한다. 어차피 정당이라는 건 타 정당과의 정치적 경쟁을 통해 자당의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게 일이고, 그 일을 잘 수행해나가기 위해 대표선수들을 배치해야 하는 건데, 이들 면면을 보면 어떤 측면에서도 한국사회에서 정치적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보긴 어렵다. 그리고 이런 자들로 대표선발전이 진행된다는 것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정당이 향후 집권을 할 수도 없고 해서는 안 되는 정당임을 웅변하는 거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이 희안한 나라는 이 화상들 중 어느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부동의 30%를 먹고 들어간다는 거. 그래서 사실 자유한국당의 대표경선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이들이 뭐 앞으로 어떻게 나올 것인지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저 철벽의 30% 외의 사람들이 이들의 행보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가 궁금해져서있다.
뭐 아직 시간이 좀 많이 남았으므로 지켜봐야겠지만, 그냥 마음을 비우고, 아 저이들은 뭐 국가의 존망대사고 쥐랄이고 간에 그 따위 건 개나 줘버리고, 정치를 어디까지 코미디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채 지켜보면 킬링타임용으로는 제격이 아닐까 싶다.
암튼 간에 제1야당이라는 집구석이 이렇게 정치고 뭐고 다 포기한 걸 가감없이 드러내고 나오는 것이 썩 개운친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