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punch three 강냉이... ㅠㅠ
말 그대로 원펀치 쓰리 강냉이 털리고 나니 주말이 그냥 순삭...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인하여 강냉이 세 개를 적출하게 되었더라. 그거 처리하는 것도 일이어서, 시간도 잡아먹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까지 하다가 결국 털어 먹었는데 그 여파가 장난이 아니다.
애초 사건의 발단은 지난 가을녘 야쿠시마를 다녀온 후 발생. 야쿠시마에서 현지 특산물이라고 받아 먹은 엿같은 사탕에 왼쪽 맨 안쪽 어금니의 금관이 덜컹 뽑혀 나오면서 치과치료 시작. 심장 스탠트 집어넣은 후 인조인간형 심폐기능 유지를 위하여 처먹는 약들 땜시 피가 멎지 않아 그놈의 금니 땜빵하는데만 장장 4개월이 걸렸다능...
암튼 그렇게 땜빵을 했는데, 치과치료 과정에서부터 그 어금니 옆에 바로 붙어 있는 사랑니가 말썽을 일으켰다. 자꾸 음식물이 끼고, 염증이 생기면서 부어오르고, 그래서 좀 심하게 다루었더니만 아예 살이 찢기고 기냥 난리 부르스. 뭐가 계속 끼는 것도 불쾌한데다가 피가 계속 나는 것도 좋지 않고, 게다가 염증이 만성이 되니 아주 걍 시취가 나기 시작한다.
한쪽이 말썽인지라 음식을 계속 오른쪽으로 씹게 되었는데, 그러자 이번에는 오른쪽 위 사랑니가 말썽. 왼쪽 사랑니와 똑같은 증상이 발생. 양쪽이 그런 상태로 한 두 달을 버텼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게 되었다. 다른 건 둘째치고, 신경이 계속 쓰여서 정신이 산란한데다가 두통이 장난이 아닌 거. 게다가 얼마전부터는 짝꿍으로부터 구취땜시 쿠사리 맞고.
해서 전에 다니던 치과에서 사랑니를 뽑으려고 했는데, 일단은 지혈 문제때문에 심장스텐트 시술 받은 병원의 담당의로부터 소견서를 받아오라는 거다. 약을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대한 안내를 받아오라는 건데, 그래서 뭐 그러마 하고설랑 소견서 끊었다. 그런데 이 담당의 소견이라는 걸 끊으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료 예약을 해야 하고, 가서 진료를 받고, 소견서를 요청하고, 그래야 소견서를 내주는데, 진료를 받으려면 진료비를 내야한다능... 원 내 참 그래서 기냥 몇 만원 또 날린다. 아픈 게 죄지...
암튼 소견서 받아 갔다. 치과의가 소견서를 보고서는 어떻게 할지 보자면서 예전에 찍었던 엑스레이 사진을 가지고 온다. 사진을 들여다보더니 아래 왼쪽 사랑니 뿌리가 턱을 지나가는 큰 신경들 사이에 있는데 위치가 거시기해서 아무래도 CT촬영이 되고 외과수술이 가능한 큰 병원에서 해야 한단다. 자신들은 할 수가 없다고... 그럼 그냥 심장시술받은데서 하라고 하지 괜히 소견서 끊고 왔다갔다 하게 만드나...
마침 동네 의료생협에 CT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일단 CT는 둘째치고 시술을 하려면 약 2주 정도를 기다려야 한단다. 또한 외과시술이 가능할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기껏 CT찍고 2주 정도 기다려서 봤더니 여기서 못한다고 하면 그것도 낭패인지라 난감해 하자 가능한 치과를 소개해준단다. 역시 생협. 이렇게 소개라도 해주면 감사한 일이다. 앞서 치과는 기냥 "큰 병원 가셔야겠네요"라고 할 뿐 뭐 어떻게 하라는 것도 없고, 똥개 훈련 시킬 뿐이고.
생협에서 소개해준 병원으로 갔다. 예약 없이 방문한 지라 상당히 기다리긴 했지만 친절한 안내와 상세한 설명을 듣고 시술 일정을 잡았다. 바로 다음날 하기로 했다. 그래서 원펀치 쓰리 강냉이의 역사적 참극이 벌어진 게 지난 목요일. 이넘의 이빨이 위 아래가 아주 기냥 공교로운 곳에 위치한데다가 구강구조가 그리 평범하지 않은 지라 쪼개고 살 찢고 난리법석을 겪고서야 영영 이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덕분인지, 피는 멎지 않고 통증은 살벌하고 얼굴은 퉁퉁 붓고...
오른쪽은 위아래 사랑니를 다 뽑았는데 그나마 좀 덜 힘들었다만, 왼쪽은 아래 사랑니 뽑은 게 아주 대공사였던지 붓기가 장난이 아니고 아프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꼭 가을 다람쥐가 볼따구에 있는 거 없는 거 다 채워 넣은 그런 몰골이 되어버렸는데 흉측하기가 거울 보기 힘들 정도다. 정신이 없고 두통이 거세다보니 주말 동안 책이고 모니터고 어지러워서 볼 수가 없었다. 턱이 얼얼해서 입도 벌리질 못하다보니 뭘 먹지도 못하고 죽만 내나 끓여 먹었더니 온 삭신에 힘이 없다.
그나마 주말 지나고 나니 겨우 제정신으로 돌아오는데, 아이고 이거 재활훈련을 따로 하던가 해야지 몸에 힘이 빠져 운신을 못하겠네. 암튼 이렇게 이빨 뽑는 시련을 겪었다. 앓던 이를 시원하게 뽑았... 시원은 아니지, 허벌나게 아팠으니... 암튼 뽑았으니 이젠 뭐든 잘 되지 않겠나 이렇게 자위도 해본다. 아오... 언제 가라 앉는 거여...
교훈: 아플 때 혹은 이상할 때는 그냥 병원으로 gogo! 괜히 귀찮다, 무섭다, 안 급하다 이러면서 질질 끌다가 나중에 아주 개고생하는 수가 있다. 내 지금까지 그러다가 이렇게 개고생을 했으니 앞으로는 낌새만 보이면 바로 병원으로 직행하여 '골골 80'을 누려보리라.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