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20의 일상

1.

어머니는 쥐뿔 없어도 자신감을 잃으면 안 된다고 언제나 말씀하셨지. 그래서인지 몰라도, 어릴 때부터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근자감 하나로 버텨오긴 했다만. 한 두 번도 아닌데, 언제나 주머니가 텅 비면 배가 더 고프고 정신도 더 없다. 상갓집 영안실 근처 ATM에서 조의금 인출을 하려는데 잔고가 없다는 메시지를 본다. 어허라... 인터벌이 너무 잦구먼...

2.

이빨 뽑히고 나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기분도 꿀꿀한데다 빈 손에 빈 주머니가 서러운 때, 기분 전환이나 하자며 짝지가 영화 한 편 보자고 하네. 그래서 보게 된 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라스트 미션'. 언제나 그이의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노년에 접어든 이래 그의 영화는 보수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더티 하리나 무법자 시리즈에서는 가치관의 관철을 위해서라면 폭력도 마다않을 수 있다는 정도였다면, 아마도 밀리언달러 베이비부터인가 싶은데, 그가 제시하는 보수적 가치는 내가 바라던 어떤 세계관과도 통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원래 보수주의자였을지도.

3.

글을 쓰고 싶다. 크게는 헌법체계에 대한 내 나름의 재구성. 이념적으로는 공화주의에 대한 천착. 미시적으로는 동물권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권리담론의 문제점 등. 그런데 머리 속에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런 거 잘 하는 사람들 보면 너무 부럽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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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9 10:20 2019/03/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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