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호치민 9 - 호치민시 역사박물관
어딜 가든, 가능하면 지역 박물관을 찾아본다. 그 지역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알 수 있으니까. 역사라든가 사람이라든가 문화라든가... 이런 걸 알게 되면 아무래도 내가 돌아다니는 곳의 지형지물과 사람들과 물산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마침 호치민은 그런 류의 박물관들이 꽤 많이 있다.
그 중의 한 곳이 바로 호치민시 역사박물관이다. 이곳은 단지 호치민시의 역사만을 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정확히는 '호치민 시에 있는 베트남의 역사 박물관' 정도로 보면 되겠다. 걸어서 호치민을 죄다 훑어보겠다는 야심찬 목적의식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건 무엇보다도 시간이었는데, 이 박물관에서 매우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그렇지만 볼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아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호치민시 역사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동물원. 결국 저 동물원에는 들어가보지 않았다.
호치민시 역사박물관 입장한 후 박물관 전시실 입구
아주 작은 정원이 있는데 깔끔하기도 하고 잉어도 있다.
전시실 입구
옛날 생활도구들
각종 불상들
가루다상들. 힌두교에서 가루다는 일종의 불사조라고 보면 되는데 우주의 수호자인 비슈누를 태우고 다녔고, 황금날개에 태양을 싣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날라주는 조류형 괴수...라기보다는 걍 신과 동급으로 대우받는 듯하다. 인도의 신화에서 나왔고 그러다보니 불교에서도 성스러운 새로 여긴단다. 짱 쎈 괴수...이다보니 간식으로 먹는 게 용이라고 하는데... 헉... 이게 무신 지렁이도 아니고...
뭔가 많은 것들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사진이 없네... 안 찍힌 건가... 굉장히 많이 찍었는데 어째 남은 게 이거 밖에... 쩝...
베트남은 54개 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라고 한다. 54개라고는 하는데 킨족(비엣족)이 86%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 다수민족이다. 그렇지만 내가 알기로 동남아시아에서 베트남만큼 민족간 분쟁이 없는 나라가 없다. 그만큼 민족 간 상호존중 및 국가적인 공존정책이 잘 마련되고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잘난 '단일민족국가'의 신화를 껴 안고 살아가는 한국이 많이 보고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백두혈통 따지고 있는 북한은 말 할 것도 없고.
혼자 덜렁 간 데다가 안내판이 영어로는 되어 있다고 해도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었는데, 마침 일본인 관광객들이 거의 같은 동선을 지나갔고 그들을 인솔하는 베트남 가이드가 일본어로 설명을 해주는 통에 거기 묻어서 설명을 들으면서 다녔다. 일본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베트남 가이드가 해주는 설명이 꽤나 쉬워서 아주 편했다. 종종 이런 일이 있으면 좋겠다만 ㅎㅎ 괜히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되겠지.
다음에 오면 다시 들려보고 싶은 박물관이다. 그 때는 좀 더 많이 찍고 설명을 듣고 더 오래 감상을 하다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