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고등교육개혁하자
코로나19가 몰고온 변화에는 학교교육에 미친 영향도 크다. 초중등과정은 내나 방학이다. 그런데 대학은 개강을 했다. 온라인에서 말이다. 이 양상이 상당히 흥미롭다.
서울신문: 1학기 통째로 온라인 강의 검토 ... 캠퍼스들 '가보지 않은 길' 실험
학생들은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고 푸념하고 교수들은 소통이 없으니 힘빠진다고 하소연한단다. 처음엔 다 그런 소리 하게 되어 있다.
일단 흥미로운 지점은, 과연 온라인에서 얼마나 충분한 학습이 가능할 것인가이다. 실험실습이 주가 되는 분야야 어쩔 수 없겠다. 하지만 그것도 이론 강의는 온라인에서 충분할 듯하다. 온라인 학습으로 교육방식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AI 주도 학습, VR 시스템 활용 등이 활성화되면 수업의 질은 현저히 끌어올릴 수 있다.
교수들이 말하는 소통문제는... 아, 그래 뭐 훌륭하신 교수님들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 참으로 안타깝... 뭐 더 할 말이 없네. 어떻게 소통들 하시는지 좀 가서 배웠음 싶다. 아 궁금타... 어떻게 소통하시는 건가요... 소통...
이 참에 대학교육 완전 개비하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완전 개방된 온라인 강의로 누구나 다 강의를 듣고 학습하게 만드는 거다. 졸업장이 필요한 사람은 일정한 과정에 등록을 하고 평가를 받는 거다. 그러면 국가가 고등교육 수료의 자격을 인증한다.
등록금은 완전 무상, 비용은 국가 부담, 국가가 인증한 학력으로 대학서열 해소, 좋잖아! 이러면 굳이 난립한 사립대학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등록금문제로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된다. 대학서열화때문에 벌어진 차별도 사라질 수 있다. 지잡대라는 말은 안녕, 누구나 경제적 부담없이, 나이에 상관없이, 사는 곳이 어디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하고 배우고 싶은 거 배울 수 있다.
이번에 많은 대학들이 1학기 통째로 온라인 강의를 하는 걸 보면서 한 번 평가를 해봤으면 좋겠다.
난 예전부터 고등교육개혁이니 대학서열해소니 국공립대학네트워크니 하는 운동들을 볼 때마다 냉소를 보냈는데, 왜냐하면 그런 류의 운동이라는 건 현존하는 고등교육의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심화시킬 것이고, 학력이나 학벌에 따른 차별을 해소할 가능성도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운동이야말로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교수들이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도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일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온라인을 통한 교육이 자리잡고, 앞서 희망한 것과 같은 시스템으로 진행된다면 그거야말로 진정한 교육개혁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학교 등교해서 책상머리 앉아 지도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는 교수들과 소통씩이나 하면서 시간 때우는 거보다 훨씬 생산적이고 효과적이며 평등한 교육이 가능하지 않겠나? 어차피 AI가 지배하는 초고도정보사회에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