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잘데기 없는 법률 중에 - 인성교육진흥법
'인성교육진흥법'이라는 법이 있다. 인성? "너 인성에 문제 있어?" 할 때의 그 인성? 맞다. 그 인성이다. 조인성 말고...
'인성교육진흥법'은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 시행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인성(人性)"은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핵심적인 가치 또는 덕목을 말한다.(법 제2조 제2호)
이 법에 의해 인성교육의 전반적 기획과 집행체계, 지원 등을 총괄하는 기구가 '인성교육진흥위원회'다. 이 위원회의 위원은 어떤 분들로 구성되냐 하면, 교육/교육행정/교육연구에 15년 이상 경력자, 학부모단체 피추천인, '인성교육분야의 전문지식과 연구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관련단체 및 학회 피추천인, 법조계 등 출신으로 시민단체 피추천인 등이다. '인성교육분야'가 어떤 분야인지 잘 모르겠다.
그 밖에 법이나 시행령 각 규정들을 보면 '법'이라는 게 이렇게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보면서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경각심이 마구 솟구친다....만,
이 나라에 얼마나 인성 X같은 인간들만 넘쳐나면 이런 법이 다 필요하겠냐? 이런 법이라도 만들어서 X같은 인성 뜯어 고칠 수만 있다면야 그게 바람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법 만든 자들의 면면이 그닥 인성 우아한 분들인 거 같지 않아 문제다. 안철수의 표현을 빌자면 저 여의도 '정치인 특구'에 몰려 있는 상당수 정치인들이 힘을 합쳐 이런 법을 만들었을텐데, 가만 보니 그자들의 인성이야말로 후지디 후진 인성들이 아닌가 말이다.
오히려 민주주의적 이해를 높이고 실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틀을 교육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만들고 이를 지원하는 법을 만들었으면 좋았겠다. 누구 기준에 맞춘 '인성'인지 알 도리도 없는 걸 가르치겠다고 설치고, 도대체 어떤 전문성을 갖춰야 '인성교육분야'의 전문가인지도 모를 사람들이 위원회를 구성한들 뭔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도 모르겠고.
인성교육진흥위원회가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관련 기사를 보면 도대체 뭘 하고 있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