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블로그 들어와서 잡담

블로그 활용하기로 했는데, 결국 또 방치하고 있었다. 거참, 이게 뭐 그리 힘든 일이라고...

그냥 최근 몇몇 사람들 보면서 느끼는 점.

1.

확실히 나랏밥엔 뭔가가 있나보다. 한 끼가 됐든 몇십 끼가 됐든 나랏밥 좀 먹다 온 사람들은 확연하게 나랏밥 먹기 전과 좀/많이 달라진다. 국가와 정부와 관료와 공무원들에 대한 이해와 연민과 동정이 깊어진달까. 나랏밥에는 아무래도 정부친화적 인식의 폭을 확장시키는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나 싶다. 국가를 장악하기 전에 나랏밥을 좀 먹어봐야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아니 그게 아니고 나랏밥 먹다가 국가와 일체화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ㅋ

2.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과는 별개로, 알량한 자리라도 차지하거나 어공자리 하나 얻은 사람들이 돌연 목에 깁스를 하고 다니는 꼴을 본다. 속된 말로, 이게 엊그제만 해도 눈도 못 마주치던 것들이 마빡을 하늘을 향해 치켜들고 은근히 사람을 낮춰보는 거다. 생각 같아선 진짜로 목에 깁스를 해주고 싶다만, 나도 이젠 참을성이 제법 늘어서 10대, 20대 때 하던 짓은 하지 않아 다행이다.

3.

학교에서 강의하지 않기로 한 후 벌써 3년이 지났다. 주제에 맞지 않게 누구를 가르친다는 부담이 없어져서 좋다. 하지만 반대로, 요즘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는 점점 더 모르게 된 듯하다. 불과 3년 사이에 뭔들 크게 변한 게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렇게 있다보니 말 그대로 꼰대가 되어가고, 타인의 현실에 대한 이해도는 점점 떨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길에서, 대중교통에서, 기타 이런 저런 과정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 특히 청년들이 갈수록 낯설어진다.

ps. 아 그러고보니, 최근 아나키류 프랑스 통신원의 글이 국내매체에 거의 올라오지 않고 있네. UPI, 오마이에 꾸준히 글을 올렸는데, UPI는 진작에 끊긴 거 같고, 오마이도 한 달이 넘도록 글을 안올리는구먼. 찾아보니 놀고 있지는 않았는지 파이넨스투데이에 기명칼럼을 싣고 있다. 사람 한 번 돌아서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기도 하지만, 훌륭한 반면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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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1 10:37 2021/05/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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