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 소개

(원래 다른 목적으로 글을 올리던 것이었는데 그만 손꾸락질 한 번 잘못하는 바람에 날려버리고 이렇게 다시 잡기장에 올린다)

 

행인, 개인적으로 이 블로그에 이론적이고 건조한 글은 안올리려고 노력한다. 될 수 있는 한 사는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 열받는 이야기 이런 거 올리려고 노력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낚시용이다. 행인이 진보블로그에 자리를 편 이유는 많은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속살속살 나누어 볼 수 있는 사랑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의 한계는 행인이 아무리 부지런해도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다는 거 아니겠는가? 블로그에다가 자리 깔아놓으면 이사람도 왔다가고 저사람도 왔다가고 하면서 서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당연히 이 블로그는 혼자 끙끙거리며 숨겨두는 일기장이 아니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했다. 그럴바에는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편히 읽고 갈 수 있는 글들일 수록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있었다.

 

둘째, 어차피 행인은 이론적이고 건조한 글 허구한 날 쓰고 있다. 아니, 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징글징글하게 말이다. 기획서니 보고서니 평가서니 분석이니 해설이니 논문이니 자료니 검토안이니 등등. 이렇게 일 자체가 이론적이고 건조한 글을 써야만 하는 일인데, 블로그에서까지 그런 글을 써제낀다는 것은 고문이다. 고통이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그런 글 쓰지 않는다.

 

한편, 행인의 블로그는 제목이 '뻥구라 닷컴'이다. 이 블로그에 왕림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혹시 요기 있는 모든 글들이 죄다 뻥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실 수도 있다. 행여 그런 의심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의심을 푸시기 바란다. 그런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설명해야 할 것은 과연 구라가 무엇인가 하는 점일 게다.

 

일반적으로 구라는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뻥구라, 생구라, 개구라가 그것이다. 학설에 따라 분류의 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고, 간혹 야부리, 노가리 등과 같은 유사개념으로 인하여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으나 오늘은 통설에 따라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뻥구라는 사실에 기초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을 말한다. 비율로 따져보자면 90%의 진실에 10%의 과장이 담긴 형식이 뻥구라라고 할 수 있다. 즉, 이야기의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수준에서 뻥을 살짝 튀겨주는 것이 뻥구라라는 것이다. 뻥구라의 실체에 대한 예는 바로 이 블로그가 보여주고 있으므로 생략.

 

둘째, 생구라는 사실과 거짓과 뻥이 각각 1/3의 비율로 섞여 있는 형태를 이야기한다. 생구라를 계속 까다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도대체 뻥이 얼마나 섞인 것인지를 청자는 물론 화자까지도 헷갈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보통은 악의 없이 생구라를 까게 되나 자칫 완전 개구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예비군들의 군대시절 이야기는 십중 팔구 생구라라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간혹 생구라를 쌩구라라고 쎄게 발음하는 경향들이 있으나 표준발음은 생구라이다.

 

셋째, 개구라는 사실적인 이야기 10%정도에 뻥과 거짓을 90%정도 섞은 것으로 전통적으로 사기꾼들이 많이 사용하는 이빨까지 방식이다. 개구라는 다른 구라와 마찬가지로 일단 그럴듯 하게 보이지만 내용은 거의 허구로 채워져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개구라는 화자의 입장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청자의 입장에서는 나중에 엄청난 허무함이라는 감정에 휩싸이거나 물질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학법 개정을 위해 정부가 두사부일체나 공공의적 2 같은 영화를 의도적으로 이용했다는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이빨신공이 개구라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다.

 

만일 행인이 사기를 목적으로 이 블로그를 만들었다면 블로그의 제목은 개구라닷컴이 되었을 것이다. 또는 되는 대로 떠들고 싸고 가는 배설장을 만들고 싶었다면 아마 이 블로그는 생구라 닷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이 블로그의 제목은 뻥구라 닷컴이다. 여러분들께서는 이게 순전히 공갈빵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으셔도 된다. 안심하시라.

 

구라신공이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이들의 경우 자신의 이름 내지는 성에 구라라는 명사가 함께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마치 옛날에 일가를 이룬 이론가나 학자에게 자(子)자를 붙여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공자, 맹자, 순자, 노자, 장자, 놀자, 먹자 기타 등등 자자자자자자자...

 

최근 이 반열에 오르신 분으로는 황구라가 있다. 설명이 필요없는 분이므로 당연히 설명하지 않는다. 예명으로 구라를 사용하는 사람 중에 시사문제 중심 코메디를 구사하고 있는 김구라가 있다. 딴지에서 황봉알과 욕설하던 그 김구라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구라빨은 그리 높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그 방면의 구라빨 원조는 김형곤이라는 거장이 계신다. 개인사에 어려운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후 많은 비만인들에게 배신자로 낙인이 찍힌 사람이다.

 

행인도 멋진 구라쟁이가 되고 싶을 뿐이다. 나중에 행구라라고 할라나???

 

암튼 이 블로그는 그러한 내막을 가지고 운영됨을 알려드린다. 왕림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보고 가시는 동안 내내 편안한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며 최상의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무히히히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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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0 00:51 2006/01/2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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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라를 이렇게 세가지로 나누는 건 뻥구라인가요? 쌩구라인가요? 개구라인가요?
    행인님의 구라가 개구라라도 좋아요...ㅎㅎ

  2. 블로그 소개를 참~ 일찍도 하십니다.
    뻥구라든, 개구라든, 쌩구라든 구라는 구라자체만으로도
    충분하고 훌륭한 '소통'의 장이 된다고 보는뎁쇼..
    암튼 건조하고, 잼없는 글 자제하시고 좀더 코메디풍에
    가까운 구라를 까주십사합네다..ㅎ

  3. 산오리/ 헉... 지나치게 정곡을 찌르는 질문은 글 생산의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사옵니다... ㅠㅠ 구라로 세상을 변혁하자! 이런 구호를 한 번 세워볼까 합니다 ㅎㅎ

    머프/ 늦기는 굉장히 늦었죠? 히...
    코메디풍에 가까운 구라라... 그거 넘 어려운 주문인뎁쇼. 하지만 최상의 서비스를 약속한 처지니 노력하겠습니다. 불끈~!

  4. 아..왜 뻥구란지 질문할려 했었는데 ㅋㅋㅋ

  5. kkk/ ㅎㅎ 의문은 해소되셨나요?

  6. 흠 .. 행인님의 분류에 동의하면서 ... 한가지 빠진 구라가 있습니다. 바로 왕구라입니다. 왕구라는 개별적인 사실을 엮어서 하나의 그럴듯한 구라를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바로 음모론이라는 것이 왕구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라 만세 !!!

  7. 차기/ 오오 그게 있었군요... ^^;;;
    저도 구라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