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권리를 보장하라!!!

행인님의 [사이트 차단!] 에 관련된 글.
 

정보통신윤리위원회라는 집단의 근엄한 블랙코미디가 이제 완연히 물이 올랐다. 지난번에도 그 요사스러운 공문 한 장으로 인하여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결국 당 성명파동까지 유발했던 정보통신윤리위원회. 8월 8일자로 또다시 공문 한 부를 당에 보냈다. 제목 "시정요구 통보"라는 거창한 이 공문은 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111개에 달하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 게시물을 삭제하라는 것이다.

 

사실 마음같아서는 111개 게시물 전체를 이 블로그에 링크시키고 싶지만 귀차니즘의 발흥으로 인하여 포기하기로 하고, 웃기고 자빠진 이 코메디 행진이 언제쯤 막을 내릴까 궁금해하면서 잠깐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진면목을 보기로 하자.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문제로 삼는 게시물의 내용은 이렇다.

 

게시물 제목 "21세기 태양이신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라는 글의 한 대목을 보자.

 

"주체의 태양을 우러러 터치는 만민칭송의 메아리가 온 누리를 진감하는 경사스러운 태양절에 즈음하여 반제민족민주전선중앙위원회는 남녘의 전위투사들과 각계 민중의 다함 없는 경모의 마음을 담아 어버이 김일성 주석님께 가장 숭고한 경의를 드리며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완성해나가시는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 삼가 최대의 영광을 드립니다. 위대한 김일성주석님의 탄생은 우리 겨레가 반만년역사에서 처음으로 절세의 위인을 맞이한 대 행운이었으며 우리 민족과 인류의 앞길에 자주시대의 여명이 밝아온 역사적 사변이었습니다."

 

울라부라...

 

다른 거 하나 더 볼까?

 

게시물 제목 "선군정치를 받는 길에 참다운 애국애족이 있다"라는 글의 한 대목은 이렇다.

 

"선군정치에 의하여 민족의 존엄과 이 땅의 평화가 지켜지고 자주통일의 밝은 전망이 펼쳐지고 있는 오늘의 시대발전의 요구를 반영한 지극히 정당한 호소로서 우리 민중의 전폭적인 지지와 찬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그 추종세력은 날이 갈수록 더욱 커지는 이북의 선군정치의 위력에 질겁하여 이를 지지하는 이 땅의 민심을 가로막아보려고 필사발악하고 있다."

 

놀랠루야...

 

또 하나 보자. 게시물 제목 "민족의 수치를 털어버리자"라는 글의 한 부분이다.

 

"현 시대의 가장 위대한 정치방식인 이북의 선군정치를 일심으로 지지하고 따르자! 이북의 선군정치는 막강한 군사적 억제력으로 미국의 핵전쟁야망을 제압하고 민족의 생존과 자주권을 수호하며 통일조국의 미래를 열어주는 만능의 보검, 오늘의 수치를 털어버리고 민족의 위상을 만방에 떨쳐주는 애국애족의 정치이다."

 

이거 보면서 어떤 분들은 볼살이 부르르 떨리는 노여움을 느끼실지 모르겠다. 혹은 팔뚝에 오리알만한 닭살이 돋아오르는 공포를 느끼시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행인의 주변에서 이 글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다.

 

"푸하하~~~!!!"

 

이런 코메디가 없다. 근엄하기 이를 데가 없으며, 동시에 그 문장의 구성과 단어의 조합은 가히 용비어천가를 능가한다. 그러나 그 내용은 지구상의 어떤 이야기가 아니라 안드로메다 이야기다. 게다가 하나같이 "주체천국 불신지옥"이라는 놀라운 전도용어를 구구절절히 풀어쓴 것이다. 저 글들을 보라. 저게 어디 사상을 논하고 이데올로기를 논하는 글인가? 주일날 예배당에 가지 않고 물놀이간 사람들을 쎄려 패기 위해 신이 한 방 먹인 것이 쓰나미라고 주절거렸던 어떤 목사의 사고방식과 거의 판박이로 똑같아 보이지 않나?

 

아무튼 이 글들을 보면서 행인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거의 마빡이 수준의 코메디를 이렇게 엄숙하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다. 그리고 이 능력덕분에 행인은 언제나 하루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그런데 행인의 이 소박한 즐거움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결코 허용할 생각이 없다. 국가보안법 위반혐의의 글들을 삭제하라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이 협박성 삭제통보는 헌법이 보장한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행인으로부터 박탈하려는 음모의 소산이다.

 

하지만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보여주는 이 위헌적 작태 역시 행인에겐 웃음거리로 다가온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보여주는 근엄함과 삭제요구의 논리는 내용은 달리 하더라도 그 결과는 앞서 본 "주체천국 불신지옥" 수준의 코메디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하는 말을 보면 이렇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맹목적으로 찬양하고 선군정치를 추종하는 한편 북한체제의 찬양, 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의 문건을 내려받아 전재하거나 수정하여 게재하는 등 북한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으로서 이를 방치할 경우 북한 및 불순세력들의 선전선동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해당정보의 전체적인 내용 및 태양, 그 정보를 제공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대한민국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인 북한정권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 동조하는 등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불법정보라고 판단된다."

 

앞서 북한관련 게시물을 신중하게 읽어본 후 행인에게 "푸하하~~!!!"라는 답을 해준 많은 분들이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신중하게 판단한 위 내용을 본 후 행인에게 해준 답변은 이렇다.

 

"으하하~~!!!"

 

대한민국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이거떨은 네티즌 알기를 닭으로 안다. 사실은 지들이 닭이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솔직히 저 글들이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위협할 정도면 진작에 대한민국은 사라졌어야 한다. 저정도 말빨에 넘어갈 국민들이 뭘 할 수 있겠나? 이런 논리라면 대한민국은 이미 기독교가 국교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이 무시무시한 위협을 매일 듣는 한국국민들이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이 기독교 국가가 되려면 멀었다. 이건 적어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계도해야할 대상으로 보는 국민들의 수준이 오히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닭으로 볼 정도의 수준이라는 사실을 역설하는 것이다.

 

아무튼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코메디계 장악을 위한 노력은 가상하나 행인은 즐거울 권리를 빼앗기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내겐 적어도 웃을 권리가 있단 말이다. 스탈린시대의 소비에트나 구 동독의 그 엄혹한 세계에서도 웃음은 존재했다. 하물며 민주국가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이런 식으로 웃을 권리를 박탈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처사이다.

 

어쩌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구성원들은 자기들만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염원하는지 모르겠다. 남들이 웃으면 배가 아픈 걸까? 어찌되었던 간에 이번 사태를 보면서 느낀 것.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것과 아이큐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거다. 물론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것과 개념탑재의 정도 역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그 중에서도 독특하게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개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큐도 상당히 모자란다. 이런 인간들 먹여살리려고 세금 꼬박꼬박 내고 있는 국민들이 매우 불쌍하다. 행인도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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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6 19:14 2007/08/1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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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 At 2007/08/16 22:28

    행인님의 [웃을 권리를 보장하라!!!] 에 관련된 글. "까불고 있네!!!" 누구한테 하는 소리냐구? "21세기 태양이신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 따위나 쓰고 자빠진 놈들한테 하는 소리지. 저승에 가거든 정인지한테 한 수 배우라고 해주고 싶다. 찬양을 하려면 멋지게 하든가. 웃음만 나오게 하냐! 560여 년 전에 조선의 '자헌대부 의정부 우참찬 집현전대제학 지춘추관사 세자우빈객'이

    • Tracked from
    • At 2009/10/07 23:37

    행인의 [웃을 권리를 보장하라!!!] 에 관련된 글. 이건 뭐 잊을만하면 툭툭 튀어나오는 이야긴데, 한국의 검경과 정보통신부...가 아니라 이젠 방통위, 이것들이 떼를 지어 불량사이트 차단한다고 설레발이 치는 짓을 아직도 하고 있다. 물론 세계 최강 IT 선진국...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IT인프라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뛰어난 두뇌들은, 검경과 방통위, 그리고 최근 들어 군바리들까지 나서서 온라인을 청결하게 만들겠다고 수작질을 하던 말던 지들 가고

  1. 선군전치 선동?문구에 "풋~~~!!!" 콧방귀가 절로 나오고..
    그런 문구에 대한민국의 존립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노심초사하는 분들에겐 우황청심환*1,000,000개를 드시고 정신차리라는 조언을.. 쩝 -.-
    그나저나 이런 저질 코미디가 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개탄만 하고 있기에는 지나치게 많이 재방송을 남발하고 있는 현실.. 우기도 끝나가는데 급우울해지네요..

  2. 앗! 행인 블로그에 국보법 위반 글이 올랐다~~아~~

    ...그리고, 이런 글을 '북한정부 공식입장' 운운하면서 북한의 사상을 폄훼한다면서 불쾌하니 어쩌구 한 인간들은 뭐냥?

  3. 반만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뻥구라에 관한한 절세의 위인인 행인을 맞이 하였건만, 이즈음에 와서 어찌 이리도 구라혁명이 지지부진하시나이까..ㅎㅎ

  4. 헉. '자기들만이 웃을수 있는 세상을 염원'이라... 이런 엄청난 음모가 숨겨져 있는 줄 몰랐어요. 우리도 같이 웃고 싶은디...

  5. 푸핫하하하.... 놀랠루야!!! ㅎㅎㅎㅎㅎ
    잘 지내시남여?

  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글 쓴 분들이나 지우라는 분들이나

  7. ☆디첼라/ 우황청심환 1,000,000개 먹으면 죽습니다... ㅎㅎ 참 우울하죠. 그래서 하루 속히 국가보안법은 철폐되어야 합니다. 그들이 그들의 종교를 드러내고 공공연하게 포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이런 해괴한 짓거리 자체가 용납되지 않을텐데 말이죠...

    말걸기/ 이런 거 계속 올려도 한국 검찰과 안기부는 아직 행인을 국가보안법 혐의로 잡아가진 않네. 아직 건수가 다 차질 않아서인지...

    불쾌 어쩌구 한 인간들은 지금도 불쾌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염. 근디 사실 불쾌한 거는 당원들이거든. 이거뜰이 당을 뭘로 알고... 당홈피 자게에 올라온 글들 중에는 북한 공식문건이 없거든. 그러니 북한의 사상이고 나발이고 이런 거 올릴 게재가 전혀 없다는 거지. 헌데 쟤들이 저짓 하는 거 국방위원장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나봐. 희안한 일이여...

    산오리/ ㅎㅎ 죄송합니다. 구라혁명의 한 길로 다시 매진토록 하겠습니다.

    홍실/ 정통윤은 기본적으로 코메디에 대한 개념이 없더라구요. ㅎㅎ

    리우스/ 네. 제 근황에 대해서는 다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not/ 그치? 다들 똑같은 넘들이지 머. ㅎㅎ

  8. 이래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니까요. 그 작은정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쓸데없는 조직을 왜 그냥 놔두는지 모르겠어요.

  9. 새벽길/ 그러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