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 이명박 = ?

"새만금 락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유명 연예인들에게 가슴 절절한 호소의 편지를 쓰던 사람들이 있었다. '생명'이라는 화두로 인해 스스로 잠못드는 밤이 많았던 사람들이었다. 불면의 밤을 보내며 시리게 아픈 사연을 그려내야했던 사람들은 아직도 새만금의 비명소리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 반대편에서 전혀 다른 근심과 걱정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참여정부의 황태자 유시민인데, 무현교 내에서 교황쯤 되는 위치에 있는 이 유시민은 어떻게 하면 새만금에 골프장을 100개 지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곳에 위락시설을 대규모로 건설해서 아시아의 관광객을 끌어올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낙후된 전북 포함 호남의 경제적 삶의 질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를 고민하던 지 혼자 미래의 대통령 유시민은 일단 환경이라던가 생명이라던가 공동체라던가 하는 가치는 일단 땡칠이에게 던져주고 영구같은 헤벌쭉한 표정으로 "그런 거 없다~~"라고 팔푼이 짓을 한다.

 

세계사를 거꾸로 읽어보길 좋아하던 유시민은 결국 자신의 가치관을 거꾸로 세우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지 머리로 생각하던 철학은 새내기 대학생들용 교양도서로 남겨 놓은 채 지 머리에 이명박의 사고체계를 이식한다.

 

극동아시아의 물류 흐름을 한반도 대운하로 바꾸어 놓겠다는 이명박의 삽질공약과 유시민의 '새만금 골프장 100개' 발상은 놀랍도록 유사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변명도 판박이처럼 똑같다.

 

예컨대 이명박은 운하를 오가는 선박의 스크류가 물 속에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해줘 수중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영구 이빨빠지는 소리를 한 바 있다. 이에 질세라 유시민은 기왕 만든 새만금에 골프장을 지음으로써 산림을 훼손하면서 골프장을 짓는 관행을 막게 됨에 따라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영구 왼쪽 볼따구 왕점 빼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다.

 


이 놀라운 유사성을 염두에 두고 유추해보면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던 유시민이 대통령이 되던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환경과 인간이 파괴되는 현상은 같은 수준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대세는 먹고 싸는 것이므로 사람들은 누가 누가 더 삽질을 잘하나 응원할 것이라는 생각이 유시민과 이명박의 머리속에 똑같이 들어 있는 거다.

 

포스팅을 하는 중에 보니 프레시안 강양구가 역시 재빠르게 이 기사에 대하여 비판을 해놓았다. 당연히 이런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강양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철새보다 더 위험한 인간이 바로 지 뇌를 다른 사람의 뇌로 대체하는 인간이다. 항상 머리를 빌릴줄만 알았던 영삼옹의 뻘짓은 유시민에게 타산지석이 되지는 못했던가보다.

 

이런 유시민이지만 포스트 노무현의 불안한 미래를 그에게 맡겨보자는 사람들의 노력은 애절하기까지 하다. 무현교를 잇는 시민교를 창설하고자 하는 이 사람들은 아예 유시민을 숭앙받는 대상의 반열에 올리기로 작정까지 하고 있다. 유시민을 위한 삼보일배를 하자는 제안이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다. 물론 사람들의 반응은 교주의 삽질에 버금가는 닭짓이라 생각했는지 썰렁하기 그지없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원래대로 돌릴 일이다. 새만금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은 유시민도 지 입으로 모자라지 않을만큼 떠들어댄 바가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 어쩔 수 없으니 기왕 마련된 땅에다가 골프장이나 원없이 지어보자는 닭대가리성 발언을 하는 것은 지를 위해 삼보일배까지 고민하는 신도들의 등짝에 오바이트를 하는 행위다. 새만금 방조제 사업이 잘못되었다면 다시 물길을 열어야 한다. 거기에 들어가는 돈은 환경과 생명과 공동체를 우습게 알았던 우리들이 치루어야할 죄값으로 생각하여야 한다.

 

어차피 대통합도로열린우리유사민주신당의 주자들이 특별한 정책적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난장판을 벌리고 있는 마당에 뭐 하나라도 뉴스거리를 만들어 세간의 관심이라도 받아보자는 유시민의 얄팍한 장삿속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사를 해도 상도의라는 것이 있다. 근수 속여 팔아먹는 푸줏간 주인이나 사과박스 위에는 반지르르한 걸 놓고 아래는 썩어가는 사과 깔아 파는 과일가게 주인은 장기적으로 손님발길 끊어먹는 자충수를 두는 거다. 밑바닥부터 썩어가는 파괴의 극단을 잔디로 덮어 대충 땜빵하려는 유시민의 골프장 발상은 상도의를 어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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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4 16:49 2007/09/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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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우. 골이야.

  2. 심형래봐 ㅋㅋ

  3. 참놔~~ 이런 &*()*))$%^^$^& !
    여기..... 대따 큰 골프장 이미 있거든요. 그것도 보기 싫어 죽겠는데.쩝.

  4. 유시민답네요... 농가에 멧돼지들이 자주 나온다니까 특전사 풀어서 멧돼지 잡아야 한다고 했더라네요... 군의 평화적 봉사래나 어쨌대나... 아주 걱정거리 인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5. 달군/ 어이고... 저도 골이 지끈 거리네요...

    쥬느/ ㅎㅎ 옛날이 새록새록 떠오르죠? "띠리리리리리~~ 영구 읎다~!" 유시민이 이러고 있으니 내원참나결국완존히갈데까지가버리는어처구니밥말아먹는사태가 발생하고 마네요. 대세는 코메딘가봐요.

    re/ 울 시골 가는 곳 길마다 골프장이고 산마다 골프장이거든요. 새만금에 100개 지어 놓으면 그 골프장 도로 원상복구시켜줄라나요? 골프장에 가는 사람들이 그저 평지에 깃발꼽아놓은 곳이 좋아 가는 걸로 착각하나봐요, 유시민은. 경기도 일대 한강이 아스라히 바라보이는 산에다가 왜 골프장을 짓는 것인지 유시민은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거에요.

    곰탱이/ 아마 자신이 노무현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겝니다. ㅎㅎㅎ

    준/ 어라?? '준'님의 덧글이 있었는데, 로긴하고 보니까 안 보이네요???

  6. 그러게요..저도 안돌아가는 머리 열심히 굴려 덧글을 달았었는데...없어졌네요...(딴청...ㅡ.ㅡ;;)

  7. 존/ 악... '준'님이 아니라 '존'님이셨군요... 덧글 왕창왕창 달아주시어요. ^^

  8. 준이나 존이나 점하나도 차이 안나는데요...(방향만 다를뿐...ㅎㅎ)
    왕창덧글.. 가능하나 그 질은 보장을 못합니다...^^;;

  9. 존/ 감사합니다. ^^

  10. 그냥 멋져요(웃긴건가?) 유시민. 역시 잘난 사람들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