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이명박!

조계종이 안티조선을 천명하고 불심으로 대동단결하여 조선일보 타파투쟁의 선봉에 서고 있는 이 때, 행인은 좀 불안하다. 그나마 조선일보라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란 말인가? 꼴통짓 하는 거 때려주는 것은 이해하나 그렇다고 싹을 죽이지는 말아주시길 부탁하는 바이다.

 

행인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보다 발 빠르게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온갖 희안 잡다구리한 일들을 물어다 주면서, 가끔 말도 되지 않는 개구라를 침으로써 주관적 진지함으로 객관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조선일보. 오늘도 변함없이 또 하나 만면에 웃음을 지을만한 기사를 올렸으니.

 

바야흐로 대선의 물결이 쯔나미처럼 밀려오는 이 때, 예전부터 올곧게 이명박의 허벅지를 붙잡고 달리던 조선일보, 기가막힌 이명박 띄우기 껀수를 발견했으니 바로 이 기사로다.

 

이명박, 타임지 선정 '환경 영웅상' 수상

 

내용인 즉슨, 시사주간지 TIME이 2007년 10월 특별호에서 이명박을 "환경영웅(Hero of the Environment)"로 선정하여 상을 주게 되었다는 거다. 서울시장 재직 당시 '서울숲'을 만들고 '청계천'을 복원하는 등 환경문제를 해결한 공로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미 작년 5월 8일자 타임 아시아판에서는 이명박이 청계천에 발을 담그고 있는 장면을 표지에 실으면서 '그린 드림(Green Dream)'이라는 표제를 날렸던 전력을 가지고 있는 타임. 이 타임지가 이명박을 "영웅"으로 치켜세워주자 한나라당 난리가 났다. 대변인 박형준은 "이후보의 경제성장 정책이 과거의 개발우선이 아닌 친환경적, 사람중심의 정책임이 입증되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대운하 자전거 대장정'을 진행했던 이재오가 들었으면 입이 찢어질 정도로 반색을 했겠다.

 

창졸간에 영웅을 모시게 된 한국 국민들. 드뎌 영웅 이명박이 대권에 오르시어 한반도를 야훼께 봉헌할 날이 가까워 온 듯한 이 엄청난 '타임' 판 복음소식에 기뻐 찬미하며 소리높여 "대통령 이명박"을 외치고 있을까? 조선일보가 똥을 된장이라고 해도 믿어 의심치 않는 신앙고백으로 덧글을 채웠던 과거와는 달리 이 기사에 대한 반응은 다음과 같다.

 


2007년 10월 16일 오후 4시 30분 현재 이 기사에 실려있던 댓글의 내용들이다. 이 땅 민중들의 반응은 이렇게 김빠지는 "악플"로 영웅의 도래를  평가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이거다. 영웅은 개뿔...

 

대운하 삽질공약으로 그 위명을 만방에 떨치고 계신 우리의 "영웅" 이명박, 타임지로부터 이와 같은 칭송을 받으며 감동에 사지를 부르르 떨고 계실라나 모르겠다.

 

영어공부한다는 목적으로 길거리나 전철, 버스 안 등에서 TIME지를 읽고 있던 많은 청춘들이 있던데, 기왕이면 신경써서 다른 매체를 알아보라고 하고싶다. 전 국토를 시멘트로 덮고자 소망하는 사람을 "환경영웅"으로 둔갑시키는 수준의 관점을 가진 매체라면 괜히 영어공부하려다가 개념만 안드로메다특급에 태워 보내는 수가 생길지도 모른다.

 

암튼, 영웅 이명박이라...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물론 비웃음이다. 흐흐흐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0/16 16:49 2007/10/16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