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표, 지금 웃음이 나옵니까?

"100만 민중총궐기""코리아 연방공화국"을 향해 전력질주 하시겠다는 권영길 후보의 거창한 계획과는 달리 어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의 언론노출빈도는 문국현보다 훨씬 떨어진다. 이 나른한 시기에 "100만"을 동원한다는데 어째 이렇게 뉴스가 되지 않는 것이냐...

 

들려오는 소문에 따르면 이번 대선 선대본의 정책을 맡은 이용대 정책위 의장은 준비되는 모든 정책에 "코리아 연방공화국"이라는 레떼르를 붙이자고 했던 모양이다. 기조를 그렇게 잡았다면 준비되는 모든 공약은 바야흐로 "코리아 연방공화국"의 기치를 설명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야 한다.

 

1국 2체제 "코리아 연방공화국"을 위한 공약은 어떠해야 할까? 불쌍하게도 이런 제안을 한 사람들조차 그 그림을 못그리고 있다. 밑그림도 못그리는 주제에 무슨 세밀화를 그리겠는가? 당장 나더러 "코리아 연방공화국"의 각종 법률체계에 대해 공약을 내놓으라면 우선 사표부터 내겠다. 이건 단지 구호 하나 그럴싸하게 내놓고 달리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게다가 지금 북한관련 이슈의 큰 틀은 이미 노무현이 장악했다. 노무현의 방북은 현존하는 모든 정치세력들이 어떤 목소리로 북한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더라도 빛이 날 수 없도록 만든 노련한 정치적 행위였다. 물론 김정일과 원샷하고 만들어온 10대 합의사항이라는 거, 이거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만 그건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지금 살피고자 하는 것은 이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이 "코리아 연방공화국" 난리버거지를 치며 선전하고 여기에 5대 무신 사업이니 뭐니 해봐야 이미 이슈선점의 계기는 물 건너 간 일이 되어버린다. 지난번에도 얼핏 언급한 바 있지만, "대통합도로열린우리유사민주신당"으로 대표되는 소위 범여권은 이번 대선을 "민주개혁세력 vs 냉전부패세력"의 구도라고 떠들고 있지만 아무리 보더라도 이번 대선은 "능력 vs 무능력"의 대결이다. 이명박은 자신의 능력을 이야기하고 있고 상대방의 무능력을 물고 늘어진다. 소위 범여권에만 해당되는 판의 구도가 아니라 이 구도는 고스란히 민주노동당에도 적용된다. 민주노동당은 과연 국정을 운영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민주노동당의 대선준비는 평화, 번영, 통일이라는 추상적 구호로 가능할 것이 아니라 그 "평화, 번영, 통일"을 할 능력은 오직 민주노동당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되었어야 한다. 평화와 통일이야 뭐 더 설명해봤자 손가락만 아픈 일이고, 예컨대 번영과 같은 경우 우리의 "번영"은 너희들의 "번영"과 다르다거나 혹은 우리의 "번영"은 살인적 경쟁구도를 타파하고 서로 나누는 삶의 질 향상을 이야기한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이야기는 그닥 인민들의 눈과 귀에 띄이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오늘자 한겨레에는 이런 사진이 실렸다.

 


당당한 노무현의 미소 옆에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가 웃고 있고 그 뒤에는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천영세 의원이 파안대소를 하고 있다. 노무현이 방북성과설명을 한 후에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을 밀어주겠다고 약속하기라도 했나? 당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녹색정치의 비전을 깡그리 망각한 채 남북 합작 유전개발이 논의되고 싼 인건비의 북한노동자들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가 논의된 이번 방북성과설명회에서 문성현대표는 어떻게 저토록 밝고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을까? 뭐 천영세 의원이야 별 생각이 없는 분이시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참 갑갑하다. 어느 신문은 현재의 민주노동당을 가르켜 "밀운불우(密雲不雨)"라고 표현하더라... 진보정당운동했던 많은 사람들이 불우(不遇)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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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2 16:39 2007/10/12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