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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의 하루~ 퍼온 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국회의원의 건물 1층에 세를 들어 살던 시절..

왠놈에 데모질은 그리도 해대는지.. 매일같이 최류탄 가스를 마시며

저 빨갱이 놈들을 왜 나라님께서는 처분해주시지 않는지 기도를 한적도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 당시 학교에서는 1학기에 1차례정도 운동장에

거대한 텐트를 쳐놓고 ' 난 공산당이 싫어요 '라는 영화를 틀어주며

공산당은 쥐뿔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 난 정말 공산당이 싫어 " 라며

마음속에 항상 되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또한 매일 저녁 5시마다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짐하는 아이들에게 데모를 하면서 여기저기 돌을 깨고 피를 흘리고

화염병을 던지는 데모꾼들이 좋게 보일리 만무했다.

 

어찌되었건 우리 집앞에서 데모를 하다 화염병 몇개가 창문을 부수고 집으로 쳐들어온다.

물론 막을 재간도 없었거니와 기름불이라서 물을 부어도 꺼지지는 않는다.

" 뽀삐야~~ 뽀삐야~~ " 연신 강아지 이름을 불러대며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된채

강아지를 끌어안고 안락한 자기집이 불타는 모습을 쳐다보는 아이에겐

일생 최대의 충격이 될만도 했다.

 

그 일이 있고난뒤 의경들은 집 옆에 가건물을 하나 세우고 24시간 보초를 서게 된다.

대략 30명쯤이 가건물에서 생활을 하며 여기저기 입구에 보초를 서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검문하게 된다.. 그쯤되니.. 좀 살만해지기도 했었던것 같다..

 

그당시 철저하게 사상무장(?)이 되어있었던 의경들은 쪼꼬만 녀석이 매일

강아지를 끌어안고 놀고 있으니 귀엽게도 보였으리..

매일 같이 다가와서 장난질을 걸어왔다.. 귀여운 녀석들..

도대체 자기 여자친구 이야기는 왜 해주는건지.. 또 이런저런 뻥을 휘갈기며(당시에는 몰랐다)

공산당은 다 죽여버려야 하는 나쁜놈들이라든지..

어제 누가 진압하다가 다쳤는데 가서 아이스크림 갖다주고 뽀뽀 해주라고 하든지..

가끔은 미친 변태쉑히가 야한 이야기와 사진도 전해주었다. 아마도 이때의 사건들이

지금의 나를 미친 변태로 만든것 같기도 하다.. ㅡ.ㅡ;

 

이처럼 어느덧 그 의경들과 나는 인생을 공유하고 있는듯 했다.

 

아주 기억에 남는 의경이 한분 계시다..

아주 더운 어느 여름날.. 쮸쮸바를 쪽쪽 빨며 강아지와 씨름을 하고 있었는데

한 의경이 근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미친 피플 다가간다.

 

" 아저씨 근데 그 똥그란거 수류탄이에욥?? *^^* "

" 아~ 이거는 사과탄이라고 하는거야 "

" 앗~ 그르면 그거 수류탄 아니에욥??? "

" 응 수류탄은 아니고 아주 매운거야.. 고춧가루가 들어있어서 "

" 우와우와~~~ 나 구거 한번 만져봐도 되요??? 앙~~~ ^-^ "

" 음.. 그럼 다른건 만지지 말고 들어보기만 해.. "

 

미친 변태 피플!! 드디어 끼가 발동한다..

하기사 사과탄을 나에게 쥐어준 그 의경이 미친놈이겠지만..

어쨌든 아이의 호기심과 순수함은 죄가 아니다..!! ㅋㅋㅋㅋ

 

피플 드디어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한다.. 아.하.하.하.하.하

 

" 나는 나쁜 공산당을 물리치는 영웅이다~~ 아.하.하. "

 

쪼그만게 본거는 있어가지고 살짝 수류탄의 사용법을 떠올려본다..

사과탄에는 고리도 달려있다.. 고리만 뺀다음 적을 향해 던지면 되겠지?? ㅋ

 

' 뻥~~ 스르르르르륵~~ 쉬이이이이익~~~~!!! '

 

그날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뒷창문 너머 가건물에서

누군가 밤새 두드려 맞는 소리가 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분께서는 병원으로 후송을 떠나셨다..

그 이후엔 그분을 만날 수 없었다......

 

그새 세월이 흘렀는지 나는 중학교를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보게 되었고

집에서는 교육환경을 바꿔야 한다며 다른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때 그 시절 그 의경 형들이 그립다..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고..

어렸을때의 추억이라면 추억이기 때문일테니..

 

 

 

" 의경 형들.. 어떻게 살아가다보니 저도 그때 제가 그렇게 싫어하던

  데모질하는 사람이 되어있네요..^^

  정의롭지 못하고 올곳지 못한 세상을 그냥 참고 바라볼수만은 없겠더라구요..

  지금의 제 행동들이 언젠가는.. 아니 곧.. 당신과 그리고 나의 우리의 행복의 끈을

  이어줄수 있을것 같거든요..

  참.. 저만이 아니라 형들도 조금은 달라졌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다들 회사에 취직들 하셨을텐데..

  아마 다들 노동조합에서 열심히 투쟁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

  적어도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다면..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다들 자신의 공간에서 행복한 투쟁하면서

  홧팅하고 살았으면 싶네요 ^^ 마음속으로나마 연대를 다짐합니다.. "

 

 

 

정말 기고한 인생을 산 것 같군. 너무 너무 좋아서 퍼왔습니다. ㅋㅋㅋㅋ 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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