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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Habana - uno

꾸바에 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레빈스 교수한테 이야기를 처음 꺼낸 건 2월인데,

어영부영 이래저래...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막상 떠나려고 보니 이만저만 어려운게 아니었다.

 

사실, 이 문제가 잘 안 풀려서 가기 전 몇 주 동안 은근 맘 고생을 했다. ㅡ.ㅡ

미국의 경제봉쇄 조치로, 미국시민이나 현재 거주자는 꾸바를 방문할 수 없다.

거기에 가족이 있는 사람, 연구 프로젝트나 학술 대회 참가를 위한 학자, 혹은 언론인 등 아주 제한적인 경우에만 특별 허가를 받아서 갈 수 있는 상황.. 그러다보니, 비행기 티켓도 구매 불가...

 

허나...

일년이면 10만명의 미국인이 이리로 관광을 떠난다고 하니....

세상사 눈가리고 아웅이란 소리는 여기에도 적용된다.

 

어쨌든 설명하자면 복잡한 경로를 거쳐 여차저차 하여....

여행길에 오르긴 했는데...

떠나는 것도 어려웠지만,

다녀와서 혼돈스러운 머리 속을 수습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0. 

 

밤 열 한 시가 넘어 혼자 아바나 공항에 내려 몇 가지에 놀랐는데,

 

우선 공항 직원들의 완전 불친절함.... ㅡ.ㅡ

심지어 환전소 직원은 200 CUC (거의 $200)이나 덜 주고도, 나중에 내가 확인해서 돈 더 달라고 하니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돈만 싸악 준다.

입국 심사대 직원은 거의 1세대 사이보그 스탈.. 완전 무표정... ㅜ.ㅜ

 

그리고, 짐 검사... ??? 

나 원 참... 비행기 내리고 나서 다시 검색대에 가방 올려놓기는 생전 첨이야...

 

어쨌든.. 설레임과 나름 흥분(?)으로 혁명광장과 말레콘을 지나 숙소로 이동하는데...

저 멀리 반쯤 불꺼진 네온사인....

"Hasta la Victoria Siempre".....

12시도 한참 넘은 시간에, 술병 하나씩 들고 두 셋씩 무리를 지어 해변을 걷고 있는 널널한 분위기를 보니 저절로 맘이 놓이는거라.....  바로 이거야!!!! 

 

Casa 라고 불리는 민박집도 예상 밖으로 깔끔한데다,

심지어 아침 밥상에는 항상 과일 한 접시 (망고, 멜론, 파인애플 등등)와 직접 갈아 만든 걸쭉한 망고주스.....

 

민박집 테라스와 창문에서 내다본 골목 풍경

 


 

아침에 레빈스 교수의 친구인 Capote 교수와 Leda 교수가 직접 숙소로 찾아와서 인사... 어찌나 사람들이 좋던지.... 이 할배 할매들이 나보구 무지 어려보인다며(아직도 이런 소리를...ㅜ.ㅜ) 대뜸 몇 살이냐고 해서 잠시 당황했음...  뭐 그렇게 젊은 나이는 아니라며 어쩌구저쩌구 대답하니까.. "아이구, 우리 막내딸보다도 어리네" 하면서 우습다는 분위기... 어쨌든 레빈스 교수 소개로 왔다는 것 자체가 여기에서 엄청난 의미라는 걸 깨닫고 또 역시 좀 당황...

 

같이 나가서 다음 날 이용할 차량 알아보구,

소프트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먹고 헤어짐... 날씨 더워서 죽는 줄 알았음...

더워 죽겠다고 유난을 떠는 것도 뭐해서 땀만 삐질삐질 흘리며 묵묵히 참고 걸어다녔는데, 이 양반들도 더워 죽겠다고 난리치는 걸 보니 좀 안심이 되더라는...  ㅡ.ㅡ

정말 타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나서 오후에 Habana vieja (구 하바나 도심) 슬슬 걸어서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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