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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 모순

  • 등록일
    2007/12/16 11:31
  • 수정일
    2007/12/16 11:31

내 블로그에도 자주 안들어오다.

슈아의 "새글을 올려달라"는 항의에 문득 이 공간에 미안해졌다.

 

1. 근황.

최근 난 또다시 아프고 외롭고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언제부터인지부터 모르게 짜여진 마감에 맞추어 살다보니,

마감 이외에는 딴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다.

포털에 들어가면 항상 D-3 이런 문구가 하루하루 줄어든다.

대부분 사람에게는 대선 투표일을 표시하는 것이지만.

하지만 내게 그 숫자는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마감일이다.

뭐, 어차피 대부분 사람이 대선따위에는 관심도 없으니 상관없기는 마찬가지.

 

최근에는 맞선껀 2개와 소개팅 껀도 한개가 들어왔는데.. ^^

고민중이다. ㅋㅋ 마지막 불꽃을 태워볼까나 말까나~~~

20대초반엔 말도안되는 유치한 첫사랑을 해보고.

20대말과 30대 초반에는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기게 되고,

30대 말까지 혼자라면, 평생 혼자살지, 아님 이쯤에서 그깟 미련따윈 포기하고 되는대로 아무하고나 살림 차려 효도나 해볼지

결정해야할 때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중대사 조차 담주에 있을 마감탓에 다 미뤄두고 있다.

 

정작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은 계속 유예시킨체,

항상 눈앞의 마감과 일정에 숙제하듯 쫒기듯 살아가는 내 모습이.

나보다는 다른 사람 눈에 더 답답하고 미련스러워 보이나 보다.

 

2. 모순1

나이가 드니까..

정확히는 어떤 사회적 관계에 매여있다보니,

매사에 일 처리가 모순이다.

동기와 목적과 실제 과정 그리고 결과가 정말 말도 안되게 동떨어져 버리는 것이다.

 

예를들어.

 

어떤 일들은 정작 부탁한 사람은 기억도 못할 지나가는 말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혹시 사람없냐며.. 불쌍하다는.. 둥..

어쨌거나, 그런 평가나 생각에는 전혀 동의하진 않았지만.

또 어떤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의 문제가 더 걱정이고 늘 편드는게 좀 억울할 때도 있겠지만,

그건 내 주관적인 편협함이고, 어쨌든 그사람에게는 중요한 사람의 일인지라..

왠지 뜅겨내면 내내 불편할 것 같아,

눈딱감고 몇달만 고생하자.

 

어떤 일들은 이렇게 사소한 감정의 흔들림으로도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일을 진행시키려면 사회적 관계란 종속된 틀에 구색을 맞춰야 한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도, 해야될 일이 쌓이고 쌓였기 때문에..

어쨌든 일정을 잡고 우선순위를 조직적인 수준에서 합의를 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행정적인 방식이 개입되게 된다.

예를 들면 사업이라든가, 계약관계라던가

 

결과적으로 애초의 동기는 사라져버리고, 이 계약관계속에서 모든 과정과 결과가 귀속되어 버린다.

 

이런 많은 왜곡들에 대해 천박하게 투덜거리거나 징징댈 필요는 없다. 그냥 혼자 감내하고 훌훌 털어버리면 될 일들이다.

그래야 휼륭한 사람이라고, 호의에는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말라고 교과서에 나오잖아? ^^

하지만 솔직히는 '내 맘만 편하면 되지'라는 이기적인 생각때문이다.

어쨌든. 이번이 마지막이다. 뒤돌아보지 않고 홀가분해질 생각이다.

 

3. 모순2

나이가 들고 좀 때가 묻으면 순수한 관계란 성립되지 않는것 같다.

예를 들어, 오래된 친구가 오랜만에 밤늦게 전화를 걸어준다면.

무척 반갑겠지.... 만.

만나서 신나게 놀다보면 어떤 부탁이거나, 사업제안이거나

그런 식의 목적의식적 만남임을 뒤늦게 알게되는 것이다.

때로는 왠지 호의가 왜곡되는것 같아 심히 불쾌하기는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실 나도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렇게 대하니까..

또 그냥 '그럽시다' 하게 된다. ^^

 

내가 어떤 목적의식적인 관계를 설정하지 않는 사람이, 나에게는 목적의식적인 관계를 설정하고 있는 경우라던가

꺼꾸로 나는 목적의식적인 관계를 설정하지만 그 사람은 나에게 그러지 않는

이런 관계의 어긋남

 

전자의 경우라면 내가 외로울 것이고, 상대방은 피곤해할 것이고

후자의 경우라면 반대겠지.

 

이런 사소해보이는 관계의 어긋남들은 심히 외롭고 우울한 일상의 모순들이다.

 

4. 모순3

누군가 내게 빈정거리거나 잰체한다면 무지 기분 나쁠 것이다.

하지만,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건 비록 빈정거리는 투일수는 있겠으나 대부분 틀리지 않다.

반박은 못하고 그냥 화나는 이유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에게 어떤 말을 할때 받아들이는 사람의 반응을 살펴보는것도 피곤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그렇다고 본심을 알아달라고 하는 것도 솔직히 사람 사이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꿈이다.

 

어쨌든 싸늘한 표정들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만큼 우울하고 상처받는 일도 없다.

 

5. 몸.

요새 다시 우울해져서.

혼자 밤새 일하며 소주를 꼭 한병씩 비워내는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놈의 몹쓸 자존심이 남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는게 너무 싫다.

 

문제는 내가 사무실에서 기거하다 보니, 혼자 숨어서 술 마시는게 쉽지 않다.

특히 사무실에 야근하는 인간들이 많을땐 사실 짜증 지대로다.

 

그런 짜증이 좀 쌓였나 보다.

며칠전부터 가슴이 막혀서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 고생을 했다.

그렇다고 마냥 누워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라.. 괴로워하는 중이다.

 

만족하시나 슈아? ^^

자폐증과 우울증에 빠진 요새 제 근황이올시다.

선물로 노래하나..

센과 치히로. 마지막 Ending 'Always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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