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미안함2

  • 등록일
    2008/03/25 02:31
  • 수정일
    2008/03/25 02:31

늦은 저녁에 집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사무실 이사 한다며 정신없겄네?"

뭔가 투덜거리는 말투다.

"응. 바뻐."

"엄마도 정신없어..."

"왜?"

"....."

"니 동생 이제 정리하기로 했다"

 

동생이 드라마 "사랑과 전쟁"에서나 보던 그걸 한단다.

 

얼마전엔 전화 걸어서.

가스불 키다. 나하고 동생. 두 형제 꼴이 하도 부끄럽고 억울해서. 넋놓고 있다가 불에 데어 죽을뻔 했다고..

울먹이며 화를 내셨다.

 

뭐라 해야 할지 할말도 없어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버럭 소리를 질렀었는데..

 

뭐 오늘은 가만히 있었다.

 

주변에 이래저래 결별한 커플도 많았는데, 남동생이 막상 그런다니까 별별 생각이 다든다.

 

자식한테 문자를 보냈더니.

씹새~~ 아직까지 답이 없다.

쪽팔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솔직히 짜식한테는 미안한 맘이 요만큼도 들지 않는데..

 

울 엄마 지금 울 생각하니 정말 고짓말 요만큼도 안보태고

진짜 미안하다.

 

미안한데..

 

여전히 나 한테 진짜 문제는 엄마가 아니다.

 

아직도 묶히고 묶힌 화가 안풀리고 있는 나 자신이다.

 

참. 인생 못났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