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펌]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3 - 워크샵들(1)

출처블로그 : 모여라! 꿈동산♣♧♣ - 김문성의 블로그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3 - 워크샵들(1)

 

제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의 투기자본감시센타가 주최한 워크샵은 애석하게도 국제 아딱 운동을 주도하는 주요 아딱들의 회합 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기대했던 다른 나라 참가자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같은 시간대에 영국 저항의 세계화(Globalize Resistance)가 주최한  존 홀러웨이(남미의 저명한 자율주의자)와 캘리니코스의 1대1 패널 워크샵 "권력을 잡지 않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를 포기하고 참석했던 워크샵이라 그 아쉬움은 배였습니다.

 

허영구 공동대표가 사회를 본 워크샵에서 일본 아딱 발제자는 연대사 수준의 발제를 한 뒤 같은 시간대 주요 아딱들의 회합에 가야 한다고 가버렸구요, 센터 사무국장 님 말로는 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더군요. 그래도, 이 워크샵에서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도 참석해서 의미있었습니다. 참석한 당원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영광을 누렸다는 점도 매우 의미있었지요^^.

 

최초로 토빈세 법을 도입한 벨기에 아딱의 발표가 흥미로웠습니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대중운동 조직과 더불어 선전과 교육, 그리고 법안 통과에 필요한 의원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의원-지식인-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지속적인 교육과 토론, 협의를 진행했다는군요. 이 상부 네트워크를 대중적인 기층 네트워크 건설에 다시 이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들이 교육과 선전, 대중 동원에 초점이 되는 방식이죠.

 

장화식 운영위원은 한국의 투기자본 실태와 반대 캠페인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했구요, 주로 론스타와 뉴브리지캐피탈 사례가 언급됐습니다. 99년 이후 한국의 외환 정책, 자본시장 대외 개방, 금융 구조조정 등이 결국 투기자본들에게 유리한 경제 환경을 조성했다며 정책과 경제 구조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점은 매우 유익했습니다.

 

김어진 운영위원은 국제적인 투기자본 반대 운동의 전략적인 측면에서 발제했습니다. 이라크에서 군사적 점령과 사유화, 다국적 기업의 진출이 동시에 벌어지거나 점령이 벽에 부딪히면서 WTO경제적 세계화라는 측면과 군사적 세계화가 결합돼서 진행되고 있으므로 두 운동을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초국적 금융자본들도 안정적인 이윤 확보를 위해서는 현지 정부와 관계가 매우 중요하므로 각 국의 운동의 개별 금융자본에 대한 감시와 견제 뿐 아니라 자국 정부를 압박하는 정치투쟁의 중요성(그렇게 하기 위해선 정치적 분석이 선행되야겠죠)이 워크샵 전체적으로 좀더 강조됐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은 김어진 동지를 제외하면 아무도 명확하게 지적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게 하루 반나절의 워크샵을 날리게 만든 것은 아딱이었습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회원들과 아딱 워크샵들을 주욱 듣기로 한 날(29일), 우연의 일치인지 아딱의 워크샵이 모두 예고도 공지도 없이 펑크난 것입니다. 아마, 아딱 총회가 이날 행사장 외부에서 있었기 때문에 취소한 듯 합니다. (이날은 한국이 주최하는 한일FTA 워크샵도 개최가 1시간 가량 지연되었으니 최악의 하루였습니다)

 

실망스러웠지만 아딱 프랑스 지역조직 활동가를 만나 즉석 요청으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국제 아딱 운동의 출발지인 아딱 프랑스는 규모가 파리에만 10개 지부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현재는 EU헌법 제정에 반대하는 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 헌법은 WTO 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공공서비스 사유화를 강화해 공공성을 후퇴시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EU나 WTO가 소국들의 발언권을 보장하지 않는 문제는 결국 각국 민중들의 발언권이 봉쇄된 것을 반영하는 것이며 이는 WB, IMF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토빈세 도입 외에도 그처럼 광범한 의제에 아딱이 개입하는지 이유를 물었더니 보건, 의료, 교육, 유전자조작식품 등은 모두 토빈세 도입 운동이 주목한 자본 중심의 체제와 연관된 문제로서 우리 삶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개입하려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런 운동의 결합은 세계사회포럼 덕분이라고 지적했구요, 프랑스에서는 전국적 규모의 시위에서 중앙과 지역위원회의 조율과 협조, 자체적인 지역 시위 건설 등이 동시에 이뤄지며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지역위원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한답니다.

 

예를 들어, 조세회피 지역과 그 지역에 페이퍼 컴퍼니를 둔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중앙 차원에서 입수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의 활동가들이 이에 대한 항의를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건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지역 주도성을 전국 현안으로 전환하는 것은 네트워크의 역할인거죠.

 

꽤나 교훈적인 답변이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성장하기 시작한 초국적 금융자본 규제 운동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아딱 프랑스 내부에서도(유럽의 아딱들 전반에서도) 단일 쟁점(토빈세 도입) 집중이냐, 광범위한 쟁점 개입이냐의 논쟁이 있고,  후자 쪽이 좀더 급진적 경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쟁점과 쟁점들 사이를 연결해 광범한 반자본주의 운동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아딱 같은 대규모 단체가 반전, WTO체제, EU헌법 등 더 포괄적인 쟁점들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다만, 우리와 대화를 나눴던 활동가도 총체적 전략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라크와 관련된 반전 쟁점(또는 군사적 세계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은 남습니다. 다음 워크샵 때문에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