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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4 - 워크샵들(2)

출처블로그 : 모여라! 꿈동산♣♧♣ - 김문성의 블로그

 

세계사회포럼 참가기 4 - 워크샵들(2)
 

 

반전 워크샵도 중요한 워크샵이었습니다.

 

2백만 행진을 조직했던 영국의 전쟁저지연합이 주최한 워크샵은 4~5백 명 정도가 참석해 비교적 큰 규모의 워크샵이었는데, 대중 시위의 효과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자율주의자들이 대중 시위가 전쟁을 막지 못했다며 이제는 대중 시위 조직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소수의 직접 행동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주최측과 연사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 2주년이 되는 3월 19일과 20일 국제적인 반전 대중 시위를 공동으로 조직하자고 호소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여겨집니다.

 

여러 연사들이 반박에 나섰지만, 육순이 넘은 크리스 하먼이 젊은이들 못지 않게 열정적인 반론을 편 것이 제게는 제일 호소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리스 하먼은 스페인과 헝가리, 네덜란드 등에서 파병을 중단시키고 심지어 스페인에서는 전쟁 개시에 참여했던 우파 정부를 무너뜨린 이유가 대중적 반전 시위가 아니면 무엇이었냐고 반문하고 이라크 현지 저항과 나머지 국가들에서 벌이는 대중적인 반전운동이 전쟁 참여 정부들을 점차 위기로 빠져 들게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발표자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결코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년 전 대선보다도 부시에 대한 반대 여론은 더 증가했고 군사적 힘에 비해 경제적 힘은 갈수록 쇠약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제국의 위기가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며 제국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곳이 이라크이므로 이라크 점령 반대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한 번도 거리에 나서 보지 않은 사람들이 반전운동을 통해 거리에 나서고 있는 점, 즉 세계적인 급진화가 현 시기에 반전운동을 통해 표현되는 점을 이해하고 이 운동을 강화하는 것, 이 운동과 반자본주의 운동과 만나게 하는 것이 급진 좌파의 임무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ISO 활동가는 자유 발언에서 부시 취임식에 10만 명이 모여 사망자 상징하는 관을 들고 행진하는 등 창발적 시위를 벌였으며 320 시위를 미국의 수십 개 도시 반전 단체들이 결의하고 있다며 320 시위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수년 전 대중적 반자본주의 운동에 냉소적이었던 이 단체의 입장에 비춰보면 반가운 입장 변화였습니다.

 

정리 발표에서 전쟁저지연합 연사인 크리스 나인햄은 이라크 등에서 미국이 부딪힌 외부의 위기는 국내의 위기로 옮아갈 것이고 이것은 제국의 위기 - 즉, 군사적/경제적 세계화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약화되는 경제 패권을 군사 패권으로 버티고 있는 형국에서 이라크에서 미국의 군사적 패배는 이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 분명하며, 따라서 이라크 점령 반대 운동이 이라크 내부 저항과 서로 맞물려 가며 미국(제국)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미국 내부의 저항 운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외부의 대중적 반전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이 가속화되면 이제 역으로 제국의 위기가 제국에 의존하는 다른 나라 지배계급들의 위기를 불러 오겠죠.

 

저는 제국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탁월한 분석과 전망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 지배계급의 미국 의존도를 살펴 보더라도 이라크 전쟁/점령/파병 문제는 미국과 한국 지배계급 모두에게 중요한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워크샵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유스캠프까지 행진을 벌였습니다. 영어 구호, 포어 구호, 서어 구호들이 난무하고 뒤섞이는 상황이었지만 참가자들 모두 신나게 행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진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쟁 반대, 부시와 샤론은 암살자, 팔레스타인 해방, 부시는 테러리스트 등의 구호는 행진에 함께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따라하고 박수를 치고, 환호할 정도였습니다. 심지어는 행진로 옆에서 물(agua) 팔던 아저씨, 아줌마들까지 따라 했으니까요.

 

행진 도중에 팔레스타인 등 반제국주의 캠페인 활동가들이 즉석에서 참여해 연설과 구호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반전 워크샵은 통역이 안 돼 청중으로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남미 해방신학자들 주최의 워크샵이었습니다. 예정 시간보다 늦게 시작해 문화 공연만 보고 왔는데요, 행사장에서 좀 떨어진 시내 쪽의 성당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320 호소 리플릿과 스티커를 배부했습니다.

 

반응은 좋았지요. 서로 리플릿을 달라, 스티커 붙여 달라고 해서 즐겁지만 손은 매우 바뻤지요. 젊은 여성들은 왜 그렇게 저를 자꾸 붙잡는지... 모두 우리들에게 따봉, 비엔, 굿을 연발하더군요.

 

이 워크샵의 장소는 아래 사진입니다.

 

이외에도 아세의 워크샵과 남미 급진 좌파들이 모두 모인 워크샵 등이 국제적 시야와 정치적 안목을 넓혀 주는 워크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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