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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라이더 류우키

 

 

가면라이더 류우키 op

Alive a Life

 

 

근 한달동안 회사일의 압박 + 귀차니즘의 재발로 인해 게시판도 잘 안쳐다보고 살았습니다. 뭐 지금도 이런 저런 압박들은 조금식 있습니다만. -,-;


아무튼간에 그 와중에도 여가선용(!)을 위해 사용한 오락물이 아주 없었던건 아닙니다. 게임이나 만화등을 찝쩍대며 지냈는데 얼마전부터는 그중에서 특히 일본의 특촬물 (특수촬영물 이란 뜻으로, 후레쉬맨,파워레인져 같은 어린이용 SF드라마 쯤 을 생각하시면 대강 맞는 이미지 입니다 ^^;) 중에서도 '가면라이더 류우키' 에 빠져 있다지요. -,-;;


가면라이더 류우키는 2002년 부터 2003 년 까지 일본 TV 아사히계 에서 방영된 작품으로, 우리나라에는 케이블 방송의 애니메이션 전문 프로그램인 투니버스에서 작년부터 '가면라이더 드래건' 이란 이름으로 방영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류우키' 란 명칭이 너무 '일본스러워서' 드래건으로 바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명칭이 강제로 '창씨개명' 되어버리면 해당 작품에 대한 신뢰도 - 일부 장면을 수입과정에서 짜르지 않았을까 등등 - 가 대략 300% 다운되어 버리기 때문에, 안 보게 된다지요. ^^a


좌우지당간에, 가면라이더는 고지라, 울트라맨, 전대물(후레쉬맨 종류) 등과 더불어 오랫동안 일본특촬계를 대표하는 작품 시리즈로 71 년의 '가면라이더'를 시작으로 최근의 '가면라이더 히비키' 까지 다양한 종류의 시리즈물이 제작되어 왔던 작품입니다. 당연히 수 많은 시리즈물이 제작되고 사라졌는데, 지금 버닝 하고 있는 '가면라이더 류우키' 는 기존의 시리즈 들과 비교할때 여러모로 다른 컨셉으로 제작되어 방영당시 일본에서도 격렬한 찬반논란을 몰고 왔던 문제작이라 하더군요.


여기서 잠깐 가면라이더 류우키의 소개를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 ( 백금기사의 기묘한 연구소 - http://lgaim.egloos.com/ - 에서 훔쳐왔습니다. )

 

『가면라이더 류우키[假面ライダ-龍騎]』
TV 아사히계 / 토에이 / 2002.2~2003.1 / 컬러 TV 시리즈 / 전 50화 / 출연 : 스가 타카마사, 마츠다 사토시, 스기야마 아야노, 료헤이, 하기노 타카시, 키쿠치 켄자부로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청년, 키도 신지는, 'ORE 저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갑자기 발생한 수수께끼의 행방불명사건에 마주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그는 우연히 이상한 카드 덱을 줍게된다. 그리고 그 카드 덱의 힘으로 거울의 세계 '밀러 월드'의 전사 '가면라이더'가 된 신지는, 드래곤 몬스터, 드라그렛더와 계약하여 '가면라이더 류우키'가 되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몬스터와 싸우기 시작하는데...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박쥐 몬스터, 다크 윙의 힘을 가지고 있는 '가면라이더 나이트= 아키야마 렌'이었다. 그는 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연인 에리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카드 덱의 창조자 '칸자키 시로'가 정한 13인의 '가면라이더 = 카드 소유자'끼리의 목숨을 건 배틀로얄에 뛰어든 청년이었고, 신지와 렌은 때로는 서로 협력하며, 또 때로는 서로 대립하면서도 각자의 목적을 위해서 끝까지 싸워나간다.

 

류우키에서 각 라이더들을 싸우도록 만드는 이, 칸자키 시로는 13인이나 되는 라이더들에게 서로 싸우고 죽이라고 말합니다. 마지막에 남는 라이더에게 무슨 소원이든 이룰수 있는 힘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말이죠.

 

류우키는 확실히 기존 가면라이더 의 컨셉을 깨버린 작품입니다. 우선적으로 가면라이더 라고 하면, 마치 '가이버' 처럼 거대한 악의 세력에게 붙잡혀서 개조인간이 되어 버린 주인공이 악의 조직으로부터 탈출하여 그들에게 맞서 싸우며 그 와중에 개조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이 기본입니다. 물론 시리즈 중에는 조금씩 다른 설정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히어로' 라는 것은 공통된 컨셉입니다.


반면에 류우키에는 지구정복을 노리는 거대한 악의 세력 같은것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의의 히어로' 따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류우키에 등장하는 13 인의 라이더들은 각자의 목적 - 죽어가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서 라든가, 시한부생명인 자기 자신을 위해서 라던가 등 - 을 가지고 자신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서 싸웁니다. 주인공은 미러월드의 몬스터들에게서 인간을 지킨다는 전통적인 히어로물의 목적을 가지고 라이더가 되어 싸우지만, 라이더 자신의 목적이라는 '현실' 과 몬스터 로부터 인간을 지켜야 한다던가 라이더 끼리 죽고 죽이는 싸움은 바람직 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상' 사이에서 고민할수 밖에 없는 류우키의 세계관에서 주인공의 '일편단심 순수함' 은 오히려 '별 고민없이 우연히' 라이더가 되어 버린, 한단계 수준낮은 것으로 그려질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가면라이더 류우키에서 유일한 전통적 히어로 상으로 그려지는 키도 신지 - 가면라이더 류우키 )


이렇게 하드한 설정이 바로 류우키는 가면라이더 임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어린이용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게 되는 주요 원인입니다. 여담이지만, 어떤 분은 '류우키는 설정은 어린이용, 스토리는 청년용, 캐릭터는 성인여성용 (미남배우들이 많이 나옴다 ㅋㅋ)' 이라고 까지 하시더군요. 동시에, 열혈 히어로 물을 좋아하는 전통 라이더 팬들에게서 굉장한 반감을 사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지요.


기존 가면라이더들의 고민이 개조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 즉 '나는 인간인가?' 라는 것이었다고 하면, 류우키에서 라이더의 고민은 '자신만을 위해 싸운다는것이 정당한가' 하는 것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키도 신지' 와 함께 또 하나의 주연의 역활을 하는 '아키야마 렌' 의 경우가 대표적이죠. 그는 죽어가는 연인을 살리기위해 '가면라이더 나이트' 가 되어 라이더들 끼리의 배틀로얄에 참가하면서도 자신이 싸워야하는 상대인 가면라이더 류우키 (키도 신지) 와 인간적인 관계를 쌓아갑니다. 시시각각 죽어가는 연인을 보며 스스로 '망설일 자격따위는 없다' 고 말하지만, 정작 상대 라이더의 목숨을 끊는 마지막 일격을 날리는데 있어 주저할수 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역활이라고 할 수 있겠죠. 나이트 이외에도 자신의 쾌락만을 사랑한다던 '가면라이더 졸더' 역시 그 최후를 보면 같은 고민을 해왔다는것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죽어가는 연인과 자신의 양심사이에서 고뇌하는 아키야마 렌 - 가면라이더 나이트 )


다른 한편으로, 왜 하필이면 가면라이더의 활동 무대가 '미러' 즉, 거울 속인가 하는것도 생각해 볼만 합니다. 거울은 현실을 투영하는 장치라는 것을 고려해볼때, 그 안에서 서로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싸우며 죽고 죽이는 모습들은 다른 의미로 현실의 모습이기도 하죠. 그것은 비록 작품속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고 있지는 않지만 정글의 법칙에 따라 소수의 이익만을 위해 인간이 희생되는 현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볼수 있겠죠. 그러고보니 가장 '자본주의에 충실한 인간' 이라고 할 수 있는 '졸더' 의 디자인이 기존의 모든 가면라이더 들과 다르게 기계적인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는 것 역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은것 같습니다. ^^

 

(자본주의 질서에 충실한, 하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변호사. 키타오카 슈이치 - 가면라이더 졸더 )


어쨌든, 제게 있어서는 가면라이더 류우키는 뜻하지 않게 발견한 작품으로 아마 한동안 버닝모드로 돌입할거 같습니다. 사실은 원래 히어로물을 좋아하지 않는터라 가면라이더 시리즈는 일부러 회피하며 지내왔는데 이 놈 덕분에 다른 시리즈들까지 찾아헤메고 있는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한 기간동안 늪에서 빠져나가기 힘들듯 하네요. 그런의미에서 보더라도, 가면라이더 시리즈 중에서도 류우키는 분명 걸작이라고 말해줄만한 녀석인거 같습니다.


p.s : 오프닝곡도 넘 멋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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