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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판결,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태도.

1. 헌법재판소도 엮여있고, 네티즌들이 패러디를 양산하고 하는 상황들 때문에 지난번 탄핵사태때의 사건들에 대한 추억에 잠겨있는 사람들도 있는것 같다. 그러나 정신들 차리시라.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다르다. 그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탄핵에 분노했었지만, 지금은 헌재판결에 어이없어하고 분노할지언정 수도이전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그리 많지않다. 그때처럼 10 만의 인파가 광화문 네거리를 가득 채우고 '수도이전 찬성' 을 외치는것을 꿈꿀지도 모르겠지만, 꿈은 항상 이루어지지는 않는법이다. 사태를 냉정하게 판단하시기 바란다.


2. 나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서, 경제와 교육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없는 '행정력 일부의 이동' 은 아무런 효과없이 예산만 낭비하고 연기,공주를 신위성도시로 만들것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일단 시도를 해보는게 중요하다' 고 말한다. 실패가 뻔한 정책을, 하다못해 논리적으로라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정책에 대해서 '시도자체가 중요하다' 니 이게 무슨 소린가?
아무런 원칙도 조사도 없이 해저에 시추공 뚫고 헛짓 하는거 보면서도 '일단 석유를 찾으려는 시도가 중요하다' 고 말할것인가?


얼마전 미디어몹 헤딩라인 뉴스에 이명박 서울시장을 패러디한 내용이 있었다. 거기보면 이명박 시장이 '믿습니까?' 그러자 신도들이 '명박이~ 명박이~' 를 연호한다. 행정수도이전 문제에 대해서, 이런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행정수도이전하면 수도권 인구분산 효과 있고 지역발전 됩니다. 믿습니까?'


3. 민주노동당이 열우당을 도와 수도이전문제에 공조해야 한다고 말하는 열린우리당 지지자들, 혹은 민주노동당 내 개량주의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민주노동당이 이 문제에 대해 어정쩡하게 대응한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행정력 일부의 이동이 인구분산과 지역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것, 진지하게 이 문제를 접근하자면 경제력과 교육의 집중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고 열우당과 한나라다에 이슈를 끌려다닌것은 분명히 미련한 짓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열우당과 공조해야한다' 는 논리가 자동적으로 성립되는것은 아니다.


굳이 행정수도이전 문제에 뛰어들자면 민주노동당 만의 독자적인 안이 있어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막가파식 이전, 한나라당의 막무가내식 반대에 지친 사람들에게 '정책정당' 답게 타당성있고 합리적인 인구분산, 지역발전 방침을 제시할수 있어야 한다. 언젠가 이 문제에 대해 당원들을 대상으로 전국순회 공청회를 연다고 들은적 있는데, 할려면 빨리 하고 빠른시일안에 의견들을 취합해서 독자안을 내세워야 할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사람들에게 희망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방법은 오직 그러한 모습들에서만 나온다. 어줍잖게 지금 당장 뭔가 보여주겠다고 열리우리당 등과 공조포즈를 취하는것은 민주노동당의 위상을 민주당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공조는 명백히 전선의 교란이다. 곧 공무원노조, 철도노동자 등을 비롯한 하반기 노동자투쟁이 시작될 시기이다. 민주노동당이 이들과 같은 편에 있다는것을 전제할때, 한쪽에서는 정권과 싸우자고 선언하는데 한쪽에서는 정권과 잘해보자고 악수하는 웃기지도 않는 촌극이 벌어질수 있는 것이다. 파병연장안 통과와 노동자들의 투쟁을 앞두고 이에 연대한다고 선언하는 민주노동당으로서 이러한 전선교란은 절대로 있을수 없는 행위다. 근본적인 태도가 운동을 저해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로 운동을 저해하는것은 이와같이 투쟁이 필요한 시기에 어줍잖은 화해제스쳐를 취하는 행위인 경우가 많다.


또한 그러한 행위는 억압받는 사람들의 대안으로 민주노동당을 부각시킬수도 없기때문에, 의회안에서 권력을 잡기 원하는 개량주의자들의 바램과는 반대로 계속적으로 소수의 지지만을 얻을수밖에 없을것이다. 온건노선이 항상 대중적 지지를 획득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 보다 진보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민주노동당 자체가 그러한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은 엉거주춤 포즈인데 열린우리당 스스로가 지속적으로 보수화 되어가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반사이익만을 취하며 엉거주춤 모드로 남을것인가? 어떻게하면 민주노동당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하나의 대안모델로 사람들에게 각인될수 있을것인가? 해답은 점점 더 우경화 해가는 열우당과의 공조에 있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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